말씀420 하느님 나라의 초대 하느님 나라의 초대 봄이나 가을철의 주말이 되면 여러 장의 결혼식 청첩장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혼인잔치에 초대를 받아 참석하러 다니는 모습이 잔치를 즐긴다기보다는 의무적으로 인사차 다니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혼인잔치의 초대장을 마치 고지서처럼 여기는 사람도 있다고 하니 초청을 잘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행여 상대방에게 부담이 되면 기쁨보다는 금전적인 의미가 더 중요해지는 것 같은 서글픔이 앞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간에 쫓겨서 결혼식을 하는 둥 마는 둥, 사진 찍기에 바쁘고 음식을 먹을 때도 번잡스럽고 혼란스러울 때는 이것이 잔치라기보다 요식행위에 가깝다는 생각마저 들 때가 있습니다. 초대장을 받은 사람들은 결정해야 합니다. 갈 것인가 말 것인가... 바쁜 일이 있으면 가치의 우.. 2014. 10. 15. 인간들만의 세상 인간들만의 세상 옛날 어느 착한 며느리가 부엌에 쥐가 드나드는 것을 보고는 쥐들도 먹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쥐들이 먹을 음식을 꼬박꼬박 챙겨 주었습니다. 쥐는 그 음식을 먹고 무럭무럭 자랐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며느리가 부엌을 들어갔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자기랑 똑 같은 사람이 부엌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쥐가 둔갑을 한 것이었습니다. 며느리는 당연히 누구냐고 물었는데 놀랍게도 자기가 이 집 며느리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둘이서 서로 자기가 진짜라고 옥신각신하는데 식구들도 이를 보고서 놀랐습니다. 누가 진짜인지 구분이 되질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남편이 생각 끝에 부엌에 있는 그릇 수와 숟가락 숫자가 어떻게 되는지를 물었습니다. 진짜 며느리는 금방 대답을 못했습니다. 그러나 가짜는 정확하게 대답을 했.. 2014. 10. 5. 믿음의 실천 믿음의 실천신영복 선생의 서화에세이에 담겨 있는 주옥같은 잠언들 중에 ‘세상에서 가장 먼 길은 지구 한 바퀴를 도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머리에서 가슴까지, 그리고 가슴에서 발까지의 여행’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머리에 담겨있는 지식이 가슴으로 이어지는 것이 쉽지 않고, 가슴이 뜨거워졌다 하더라도 발끝까지 옮겨져서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수없이 많이 듣는 격언과 지혜들이 심성을 형성하고 올바른 실천으로 옮겨지는 경우가 드믑니다. 오히려 그 반대의 방향으로 선택하고 행동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매일 영어 단어 하나씩 외우면 몇 년이면 작은 사전 하나 정도의 분량을 다 외우고 유창하게 영어를 할 줄 알 것이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 2014. 9. 29. 예수님 식 공평함 예수님 식 공평함 행복해지려면 남들과 비교하지 말아야 합니다. 내가 남보다 못하다고 느껴지면 그 때부터 열등감과 패배감에 빠져서 마음속으로부터 불행해집니다. 하지만 우리는 끊임없이 비교하면서 행복을 찾으려고 합니다. 자기 아이가 남들보다 성적이 좋으면 행복하고 뒤처지면 불행하다고 여깁니다. 남들보다 잘 살면 인생이 성공한 것 같고, 남들보다 조금 부족하면 인생에 실패한 것처럼 한탄하기도 합니다. 앞서 가는 사람, 더 많이 가진 사람에 대해서 질투하거나 부러워합니다. 그래서 적어도 남들 수준만큼은 되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다보니 개성이 없어지고 획일화 되는 현상까지도 나타납니다. 무슨 집이나 물건을 갖추는 것도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다 그렇게 하니까 따라갑니다. 타인 주도형이 되어서 누가 삶.. 2014. 9. 24. 형제적 충고 형제적 충고‘위장된 평화’라는 말이 있습니다.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매너 좋게 그리고 웃으면서 인사하고 서로 사랑한다는 말도 하면서도 상대방의 생각과 가치관에 대해서는 모르고 지내는 경우입니다. 설사 안다고 해도 미움과 증오는 감추어 둔 채로 갈등을 회피합니다. 겉으로 보면 신사적이고 화목한 것 같고 평화로워 보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위장된 것일 뿐이고 갈등이 표출되지 않았을 뿐입니다. 서로가 마음의 문을 열지 않고 상대방의 마음속으로 들어갈 수도 없고 받아들일 마음도 없으면서 ‘공동체’, ‘사랑’, ‘평화’라는 말을 서슴없이 한다면 그것은 위장된 평화에 불과합니다. 충고를 할 수 없는 공동체는 공동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상대방의 잘못에 대해서 지적하고 바로 잡을 수 있어야 진정한 공동체라고 할 수 있.. 2014. 9. 11. ‘하더라’와 ‘입니다’ ‘하더라’와 ‘입니다’ 학생들한테 무슨 질문을 하면 매우 주저합니다. 혹시나 틀리지나 않을까... 잘못 말해서 핀잔을 듣거나 창피를 당하거나 할까봐 경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 누가 어떻게 말하더라는 식으로 대답합니다.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 경우입니다. 우리 교육이 대부분 정답을 맞추게 하는 시험준비용 교육이기 때문이리라 생각됩니다. 어릴 때부터 지식을 자기의 생각대로 정리하고 주장하는 훈련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시험만 끝나면 다 잊어버리게 됩니다. 여러 사람이 말하면 그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언어가 생각에 미치는 영향으로 발생하는 편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보고 프란시스 베이컨은 ‘시장의 우상’이라고 했습니다. 또는 어떤 권위 있는 사람이 말했다고 해서 그.. 2014. 9. 5. 절망의 벽을 넘은 믿음 절망의 벽을 넘은 믿음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가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라는 시입니다. 우리가 90년대 말 가장 힘들었던 경제난국을 이겨나가던 시기에 많은 사람들이 이 시를 통해 위안을 얻고 용기를 얻었다고 했습니다. ‘절망의 벽’ 앞에서 서두르지 않고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그.. 2014. 9. 5. 불안한 세상에서 평안하기 불안한 세상에서 평안하기 어느 등산객이 산에서 발을 헛디뎌 낭떠러지에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간신히 나뭇가지를 잡아 구사일생으로 살았습니다. 나뭇가지를 붙잡고 대롱대롱 매달린 그는 외쳤습니다. ‘사람 살려~ 거기 누구 없어요?’ 계속해서 울부짖으며 살려달라고 했으나 지나치는 사람이 없어 아무 응답이 없었습니다. 팔은 점점 아파오고 힘은 빠져서 떨어질 지경이 되었습니다. 사람이 다니지 않기에 그는 살려달라는 외침이 소용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이제 하느님께 기원했습니다. 정말 간절하게 ‘하느님! 주여! 저 좀 살려주십시오!’하면서 울부짖었습니다. 그랬더니 하느님께서 응답하셨습니다. ‘그래 내가 살려 주마. 살고 싶으면 나뭇가지를 잡은 그 손을 놓아라!’ 이 등산객은 손을 놓을까 생각하다가 저 밑을 .. 2014. 8. 13. 겨자씨의 기적 겨자씨의 기적 신앙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축복’과 ‘소원성취’를 말합니다. 그러나 진정한 축복과 소원성취는 하느님 나라에 있습니다. 하느님의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과 같이 땅에서도, 우리의 삶 속에서도 이루어지는 하느님 나라야 말로 신앙생활의 핵심이 아닐 수 없습니다.성서에서는 하느님 나라를 첫째, 하느님의 법과 질서가 이루어지는 세상을 말합니다. 어느 나라 국민이든 그 나라의 법을 지켜야 하는 것처럼 하느님의 진리와 법에 순종하는 사람의 생활 속에서 하느님 나라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둘째는, 하느님 나라에 사는 사람은 하느님의 뜻을 이론이나 지식으로만이 아니라 인격적으로 받아들여서 하느님과 개인이 인격적인 관계를 맺는다는 것입니다. 하느님과 의로운 관계를 맺음으로서 천국의.. 2014. 7. 28. 종교가 사악해 질 때 종교가 사악해 질 때 최근 인도의 불교 성지에서 한국에서 온 개신교 신자들이 기타를 치며 찬송을 부르고 통성기도를 하는 영상이 공개되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곳은 부처가 깨달음을 얻었다는 불교 최고의 성지인 사원이며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찬송가와 통성기도를 했다는 것입니다. 마침 그곳에서 몇 달 동안 묵언수행 중이던 한국인 스님이 할 수 없이 수행을 중단하고 제지에 나섰습니다. 그러자 그들은 ‘하느님만이 오직 구원’이라며 대들었다고 합니다. 스님이 한국에 알리겠다고 하자 그제서야 사원을 나왔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개신교인들의 공격적이고 배타적인 태도와 전도활동 사례는 아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부산지역에서 수 천 명이 모인 강당에서 선교대회를 하는 중에 .. 2014. 7. 26. 영혼의 현주소 영혼의 현주소 초행길에 찾아가야 할 곳을 어떻게 가야하는지를 전화로 물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상대방에서 지금 있는 곳이 어디냐고 되묻습니다. 그런데 설명하기가 난감합니다. 큰 건물이 있거나 상대방이 알아들을 수 있는 무슨 특징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면 정말 어렵습니다. 아예 처음부터 설명하는 수밖에 없는데 이마저도 쉽지는 않습니다. 이처럼 앞으로 갈 길을 찾아가기 위해서는 현주소를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구원에 이르는 길을 찾는데 첫걸음은 영혼의 현주소를 아는 것입니다. 자신의 영적 상태가 어떤지를 알 수만 있다면 하느님 나라로 가는 길이 그다지 멀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영혼의 현주소는 어찌 알 수 있을까요? 그것은 혼자서 알 수 있는 것은 아닐 것 같습니다. 혼자만의 상상으로는.. 2014. 7. 22. 무거운 짐 줄이기 무거운 짐 줄이기 이솝 우화에 꾀 많은 당나귀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당나귀 등에 소금 짐을 실었습니다. 당나귀는 소금 짐을 무겁게 지고 길을 가다가 개울이 나타났습니다. 당나귀가 그만 발을 헛디뎌 개울에 넘어졌습니다. 일어나서 다시 길을 가는데 소금 짐이 훨씬 가벼워진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소금이 물에 녹아버렸기 때문입니다. 당나귀는 ‘아하, 이거 잘 됐다!’ 생각하고 그때부터 개울만 만나면 쓰러져서 소금 무게를 줄였습니다. 나중에는 등에 빈 자루만 남게 되었습니다. 주인은 당나귀가 꾀를 쓴 것을 알고는 혼을 내어주기로 작정했습니다. 다음 날 주인은 당나귀 등에 솜뭉치를 실었습니다. 당나귀는 짐이 가벼웠으나 그 짐도 꾀를 써서 좀 가볍게 하고 싶었습니다. ‘오냐! 개울만 나와라. 또 넘어져서.. 2014. 7. 12. 이전 1 ··· 27 28 29 30 31 32 33 ··· 3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