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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420

위대한 순종 위대한 순종 (대한성공회 분당교회 12월 22일 대림 4주일 설교 말씀) 기독교 교리 중에 가장 설명하기 어렵고 이해가 안 되는 것 중에 하나가 예수님의 동정녀 탄생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과학으로 설명이 안 되고 현대인이 이해할 수 없는 대목입니다. 더러는 문자 그대로 믿어야 한다고 하는 주장하면서 그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해 보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오히려 성서가 간직하고 있는 하느님의 신비와 섭리에 대한 도전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침대는 과학일지 몰라도 신앙은 과학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도무지 인간의 지성이 밝혀낼 수 있는 세계는 얼마 만큼일까요? 아무리 화성을 다녀온다 한들 온 우주를 통 털어 본다면 아마 지극히 일부분일 것입니다. 우주 만물이 서로 조화를 이루고 운행하는 법칙.. 2013. 12. 23.
위대한 조연 위대한 조연 (대한성공회 분당교회 12월 15일 대림 3주일 설교 말씀) 역사상 1인자 뒤에서 역사를 바꾼 조연자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이성계를 왕으로 만들고 조선이라는 나라를 설계하고 건국했던 정도전, 세종대왕을 길이 남을 성군으로 만들었던 황희 정승, 중국의 덩 샤오핑 ... 이들은 권력의 정상에는 서지 못했지만 역사의 한복판에서 한 시대의 전환점을 만들었던 사람들입니다. 이들이 없었다면 주연이라 할 수 있는 1인자도 제대로 역할을 다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들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조연으로서 자신의 한계와 정체성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국민으로부터 추앙받고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자리에서 1인자를 꿈꾸고 계획했다면 본인도 역사도 불행해졌을 것입니다. 성서에서도 이런 관.. 2013. 12. 17.
광야의 소리 광야의 소리 (대한성공회 분당교회 12월 08일 대림 2주일 설교 말씀) “나에게는 언젠가는 피로 물든 조지아의 언덕에서 예전에 노예였던 부모의 후손들과 노예 소유주의 후손들이 형제애의 식탁에 함께 앉을 수 있으리라는 꿈이 있습니다. 나에게는 심지어 불의와 억압의 열기에 의해 신음하던 저 황폐한 미시시피 주마저도 자유와 정의의 오아시스로 바뀔 것이라는 꿈이 있습니다. 나는 언젠가는 나의 네 명의 어린 자녀들이 그들의 피부색깔에 의해 판단 받지 않고 그들의 인격과 개성에 의해 판단 받을 나라에 살게 될 것이라는 꿈을 지니고 있습니다. ... 오늘 나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모든 골짜기가 솟아오르고, 모든 언덕과 산들이 낮아지며, 거친 땅이 평평해지며, 구부러진 땅이 펴지며, 주의 영광이 드러나 모든 사.. 2013. 12. 9.
왕이신 그리스도 왕이신 그리스도 (대한성공회 분당교회 11월 24일 연중 34주일 설교 말씀) 그리스도라는 말에는 세 가지 직분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첫째는 하느님께 제사를 드림으로서 백성들의 죄를 용서하고 구원에 이르게 하는 사제직입니다. 둘째는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예언자의 직분이고, 셋째는 하느님의 권능으로 세상을 통치하는 왕으로서의 역할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말씀과 제사로서 우리에게 영적이고 도덕적인 변화와 거룩한 백성으로서의 삶을 인도하십니다. 이와 동시에 왕으로서 세상의 생활 모두를 관장하심을 우리는 고백합니다. 오늘은 왕이신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오심을 영접하는 날로서 올 해 교회력을 완성하는 마지막 주일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를 세상의 통치자로서 맞이한다는 것은 우리의 모든 일상생활이 그리스도께서.. 2013. 11. 25.
전쟁과 박해 그리고 증언 전쟁과 박해 그리고 증언 (대한성공회 분당교회 11월 17일 연중 33주일 설교 말씀) 서기 66년. 그러니까 예수님이 부활 승천하신 후 33년이 지난 유대인들은 로마의 지배에서 벗어나고자 전쟁을 일으켰습니다. 70년까지 5년 동안 로마를 상대로 한 전쟁에서 유대인들은 여지없이 패배했고 예루살렘 성전은 남김없이 파괴되었습니다. 이 때 결사항전을 벌였던 마사다 요새에서의 전투는 그 전쟁이 얼마나 치열했고 유대인들의 독립의지가 얼마나 강했던가를 보여줍니다. 마사다는 높이 450미터의 원통형의 고지로서 천연적인 요새입니다. 정상에는 평지가 있는데 헤롯왕이 여기에 궁전을 지었습니다. 항상 피해망상에 걸린 것처럼 의심이 많았던 헤롯은 왕위를 노리는 찬탈자들이 염려가 되었고 유사시에는 피신할 수 있는 요새궁전을 마.. 2013. 11. 18.
부활에 대한 오해 부활에 대한 오해 (대한성공회 분당교회 11월 10일 연중 32주일 설교 말씀) 꽤 오래 된 이야기입니다만 어느 풍수지리학자가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기독교인들은 평소에 풍수지리라면 질색을 하면서 막상 명당자리를 찾아다니는 사람들은 불교신자들보다 기독교인들이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까닭은 부활사상에 있다는 것입니다. 불교에서는 화장을 하는 것이 권장되는 반면에 일부 기독교 목회자들이나 신자들은 죽은 후에 땅에 묻혀 있어야 후에 심판날에 무덤문을 열고 부활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과연 구약의 에제키엘이 환상 속에서 보았듯이 마른 뼈들이 일어나고 살이 붙고 힘줄이 생겨 다시 살아나는 그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그 부활이야기는 어디까지나.. 2013. 11. 14.
이 사람도 ... 이 사람도... (대한성공회 분당교회 11월 03일 연중 31주일 설교 말씀) 세관장 자캐오는 돈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돈이면 다냐?’라고들 말하지만, 세상에는 또 돈이면 안 되는 것이 없다고 여길 수 있는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돈이 있으면 죄인도 의인으로 둔갑하기도 하고, 멀쩡한 사람도 중병을 앓는 사람이 되어 감옥 대신 시설 좋은 병실에서 요양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굶주림에 울부짖는 조카들이 너무나 불쌍해서 빵을 훔치다가 감옥에서 19년이라는 세월을 보내야만 했던 장발장 같은 사람들이 이 사회에 적지 않게 있습니다. 어쨌든 자캐오는 로마가 책정한 세금보다 몇 곱절을 덧붙여서 백성들에게 거두어 들여 많은 돈을 축적했습니다. 당연히 백성들로부터는 지탄을 받고 죄인으로 낙인 찍혔습니.. 2013. 11. 4.
먼저 구해야 할 것 먼저 구해야 할 것 (대한성공회 분당교회 10월 27일 추수감사절 연중 30주일 설교 말씀) 오늘은 우리 교회의 추수감사절입니다. 특별히 오늘은 주교님께서 우리 교회를 방문하시고 견진성사를 베푸시니 더욱 뜻 깊은 감사의 축제가 열리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추수감사절은 미국으로 이주해 갔던 청교도들이 모진 고생 끝에 정착해서 첫 수확을 얻은 것에 감사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추수감사절의 전통이 한국 기독교에 전파되어 이제는 모든 교회에서 추수감사절을 지내게 되었습니다. 항상 기뻐하며 감사하고 하느님을 찬양하는 것은 인간만이 가지는 특별한 영적 행위입니다. 인간의 행복과 평화는 이 감사와 찬양에서 비롯됩니다. 따라서 특별히 농사를 짓고 안 짓고를 떠나서 우리에게 땀 흘려 일하고 결실을 맺는 축복.. 2013. 10. 29.
지성이면 감천 지성이면 감천 (대한성공회 분당교회 10월 20일 연중 29주일 설교 말씀) 중국 고전 열자(列子)에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유명한 고사가 있습니다. 북산이라는 곳에 우공(어리석은 노인)과 가족이 살고 있었는데 커다란 산이 가로 막고 있어서 도회지로 가는데 매우 불편했습니다. 그래서 우공이 가족들을 모아놓고 저 태행산과 왕옥산을 깎아서 평평하게 하여 세상과 화통하게 하자고 설득했습니다. 돌을 깎고 흙을 파서 저 멀리 발해바다까지 가서 버리고 오는데 일 년이나 걸리는 작업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웃에 살던 지수라는 사람이 이를 보고 어리석고 무모한 일이라고 비웃었습니다. 그러자 우공은 지수의 그 고루함과 속물스러움을 비판하면서 자신이 다 하지 못하면 자식이 하면 되고, 또 그 자식의 자식이 대를 이어서 .. 2013. 10. 22.
감사드리는 사람의 복 감사드리는 사람의 복 (대한성공회 분당교회 10월 13일 연중 28주일 설교 말씀) 한 가난한 소년이 공장에서 고된 노동을 마치고 집에 돌아올 때마다 멀리 강 건너편에 있는 황금빛으로 번쩍이는 집을 보았습니다. 소년은 늘 생각했습니다. “아, 저 황금빛 번쩍이는 집에 사는 사람은 얼마나 행복할까... 저 집에 가고 싶구나...” 그러다가 하루는 큰 결심을 하고 그 ‘황금 집’을 찾아갔습니다. 그러나 소년이 그 집에 가까이 다가가면서 실망했습니다. 그 집과 유리창은 황금이 아니었습니다. 창이 많은 그 집은 노을을 받아 황금빛으로 빛날 뿐이었습니다. 소년이 ‘허무한 확인’을 하고 돌아서서 멀리 있는 자신의 집을 보았을 때 자신의 집이 노을을 받아 황금빛으로 번쩍이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햇빛이 모든 사람을.. 2013. 10. 14.
보잘 것 없는 종의 의무 보잘 것 없는 종의 의무 (대한성공회 분당교회 10월 06일 연중 27주일 설교 말씀) “주 안에서 바보 되고 주 위하여 손해 보라!” 85세를 일기로 하늘나라에 가신 한국의 슈바이처라고 불리운 장기려 박사가 제자들에게 즐겨 가르치신 말씀이라고 합니다. 춘원 이광수가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를 받을 때 담당 의사였던 장기려 박사를 가리키면서 “당신은 바보 아니면 성자야!” 하고 말했듯이 그는 젊어서부터 바보처럼, 그리고 성자처럼 겸손하고 성실하게 살아왔습니다. 어느 정월 초하룻날 아침 한 제자가 세배드릴 때 선생은 따뜻한 미소를 머금고는 “금년에는 날 좀 닮아서 살아 봐” 하고 덕담을 주었다고 합니다. 그 제자는 “선생님 닮아 살면 바보 되게요?” 했답니다. 선생은 껄껄껄 웃으면서 “그렇지, 바보 소리 들으.. 2013. 10. 9.
분당교회의 성장 계획과 목표 분당교회의 성장 계획과 목표 (대한성공회 분당교회 9월 29일 성미카엘과 모든 천사들 - 대한성공회 설립기념일 설교 말씀) “너희는가서이세상모든사람들을내제자로삼아아버지 와아들과성령의이름으로그들에게세례를베풀고내가너 희에게 명한 모든 것을 지키도록 가르쳐라. 내가 세상 끝날까 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19-20) 사랑하는 분당교회 교우 여러분! 제가 분당교회 사목의 부름을 받아 이곳에 온지 어느덧 계절이 세번 바뀌고 8개월을 지내고 있습니다. 두렵고 떨리는심정으로 제대에 서면서 분당교회의 발전을 위해 누룩이 될 수 있기를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어떻게 사목의 방향을 세워야할 지 모르는 저에게 많은 분들이 분당교회의 현실과 전망에 대해서 말씀을 해주셔서 참으로 감사를 드리며 이제는 나.. 2013. 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