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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435

부활에 대한 오해 부활에 대한 오해 (대한성공회 분당교회 11월 10일 연중 32주일 설교 말씀) 꽤 오래 된 이야기입니다만 어느 풍수지리학자가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기독교인들은 평소에 풍수지리라면 질색을 하면서 막상 명당자리를 찾아다니는 사람들은 불교신자들보다 기독교인들이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까닭은 부활사상에 있다는 것입니다. 불교에서는 화장을 하는 것이 권장되는 반면에 일부 기독교 목회자들이나 신자들은 죽은 후에 땅에 묻혀 있어야 후에 심판날에 무덤문을 열고 부활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과연 구약의 에제키엘이 환상 속에서 보았듯이 마른 뼈들이 일어나고 살이 붙고 힘줄이 생겨 다시 살아나는 그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그 부활이야기는 어디까지나.. 2013. 11. 14.
이 사람도 ... 이 사람도... (대한성공회 분당교회 11월 03일 연중 31주일 설교 말씀) 세관장 자캐오는 돈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돈이면 다냐?’라고들 말하지만, 세상에는 또 돈이면 안 되는 것이 없다고 여길 수 있는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돈이 있으면 죄인도 의인으로 둔갑하기도 하고, 멀쩡한 사람도 중병을 앓는 사람이 되어 감옥 대신 시설 좋은 병실에서 요양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굶주림에 울부짖는 조카들이 너무나 불쌍해서 빵을 훔치다가 감옥에서 19년이라는 세월을 보내야만 했던 장발장 같은 사람들이 이 사회에 적지 않게 있습니다. 어쨌든 자캐오는 로마가 책정한 세금보다 몇 곱절을 덧붙여서 백성들에게 거두어 들여 많은 돈을 축적했습니다. 당연히 백성들로부터는 지탄을 받고 죄인으로 낙인 찍혔습니.. 2013. 11. 4.
먼저 구해야 할 것 먼저 구해야 할 것 (대한성공회 분당교회 10월 27일 추수감사절 연중 30주일 설교 말씀) 오늘은 우리 교회의 추수감사절입니다. 특별히 오늘은 주교님께서 우리 교회를 방문하시고 견진성사를 베푸시니 더욱 뜻 깊은 감사의 축제가 열리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추수감사절은 미국으로 이주해 갔던 청교도들이 모진 고생 끝에 정착해서 첫 수확을 얻은 것에 감사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추수감사절의 전통이 한국 기독교에 전파되어 이제는 모든 교회에서 추수감사절을 지내게 되었습니다. 항상 기뻐하며 감사하고 하느님을 찬양하는 것은 인간만이 가지는 특별한 영적 행위입니다. 인간의 행복과 평화는 이 감사와 찬양에서 비롯됩니다. 따라서 특별히 농사를 짓고 안 짓고를 떠나서 우리에게 땀 흘려 일하고 결실을 맺는 축복.. 2013. 10. 29.
지성이면 감천 지성이면 감천 (대한성공회 분당교회 10월 20일 연중 29주일 설교 말씀) 중국 고전 열자(列子)에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유명한 고사가 있습니다. 북산이라는 곳에 우공(어리석은 노인)과 가족이 살고 있었는데 커다란 산이 가로 막고 있어서 도회지로 가는데 매우 불편했습니다. 그래서 우공이 가족들을 모아놓고 저 태행산과 왕옥산을 깎아서 평평하게 하여 세상과 화통하게 하자고 설득했습니다. 돌을 깎고 흙을 파서 저 멀리 발해바다까지 가서 버리고 오는데 일 년이나 걸리는 작업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웃에 살던 지수라는 사람이 이를 보고 어리석고 무모한 일이라고 비웃었습니다. 그러자 우공은 지수의 그 고루함과 속물스러움을 비판하면서 자신이 다 하지 못하면 자식이 하면 되고, 또 그 자식의 자식이 대를 이어서 .. 2013. 10. 22.
감사드리는 사람의 복 감사드리는 사람의 복 (대한성공회 분당교회 10월 13일 연중 28주일 설교 말씀) 한 가난한 소년이 공장에서 고된 노동을 마치고 집에 돌아올 때마다 멀리 강 건너편에 있는 황금빛으로 번쩍이는 집을 보았습니다. 소년은 늘 생각했습니다. “아, 저 황금빛 번쩍이는 집에 사는 사람은 얼마나 행복할까... 저 집에 가고 싶구나...” 그러다가 하루는 큰 결심을 하고 그 ‘황금 집’을 찾아갔습니다. 그러나 소년이 그 집에 가까이 다가가면서 실망했습니다. 그 집과 유리창은 황금이 아니었습니다. 창이 많은 그 집은 노을을 받아 황금빛으로 빛날 뿐이었습니다. 소년이 ‘허무한 확인’을 하고 돌아서서 멀리 있는 자신의 집을 보았을 때 자신의 집이 노을을 받아 황금빛으로 번쩍이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햇빛이 모든 사람을.. 2013. 10. 14.
보잘 것 없는 종의 의무 보잘 것 없는 종의 의무 (대한성공회 분당교회 10월 06일 연중 27주일 설교 말씀) “주 안에서 바보 되고 주 위하여 손해 보라!” 85세를 일기로 하늘나라에 가신 한국의 슈바이처라고 불리운 장기려 박사가 제자들에게 즐겨 가르치신 말씀이라고 합니다. 춘원 이광수가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를 받을 때 담당 의사였던 장기려 박사를 가리키면서 “당신은 바보 아니면 성자야!” 하고 말했듯이 그는 젊어서부터 바보처럼, 그리고 성자처럼 겸손하고 성실하게 살아왔습니다. 어느 정월 초하룻날 아침 한 제자가 세배드릴 때 선생은 따뜻한 미소를 머금고는 “금년에는 날 좀 닮아서 살아 봐” 하고 덕담을 주었다고 합니다. 그 제자는 “선생님 닮아 살면 바보 되게요?” 했답니다. 선생은 껄껄껄 웃으면서 “그렇지, 바보 소리 들으.. 2013. 10. 9.
분당교회의 성장 계획과 목표 분당교회의 성장 계획과 목표 (대한성공회 분당교회 9월 29일 성미카엘과 모든 천사들 - 대한성공회 설립기념일 설교 말씀) “너희는가서이세상모든사람들을내제자로삼아아버지 와아들과성령의이름으로그들에게세례를베풀고내가너 희에게 명한 모든 것을 지키도록 가르쳐라. 내가 세상 끝날까 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19-20) 사랑하는 분당교회 교우 여러분! 제가 분당교회 사목의 부름을 받아 이곳에 온지 어느덧 계절이 세번 바뀌고 8개월을 지내고 있습니다. 두렵고 떨리는심정으로 제대에 서면서 분당교회의 발전을 위해 누룩이 될 수 있기를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어떻게 사목의 방향을 세워야할 지 모르는 저에게 많은 분들이 분당교회의 현실과 전망에 대해서 말씀을 해주셔서 참으로 감사를 드리며 이제는 나.. 2013. 9. 30.
약은 청지기의 교훈 약은 청지기의 교훈 (대한성공회 분당교회 9월 15일 연중 24주일 설교 말씀) 소설 ‘도가니’에서 장애인들이 학대받는 현실을 감추려는 불의한 세력들의 엄청난 협잡과 음모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작가 공지영은 이렇게 씁니다. “진실이 가지는 유일한 단점은 그것이 몹시 게으르다는 것이다. 진실은 언제나 자신만이 진실이라는 교만 때문에 날 것 그대로의 몸뚱이를 내어놓고 어떤 치장도 설득도 하려 하지 않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진실은 가끔 생뚱맞고 대개 비논리적이며 자주 불편하다. 진실 아닌 것들이 부단히 노력하며 모순된 점을 가리고 분을 바르며 부지런을 떠는 동안 진실은 그저 누워서 감이 입에 떨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세상 도처에서 진실이라는 것이 외면 당하는 데도 실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면 있.. 2013. 9. 23.
잃었던 양은 잃었던 양은? (대한성공회 분당교회 9월 15일 연중 24주일 설교 말씀) 어린 외아들을 둔 부부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약속을 어긴 아들에게 아버지는 “다시 약속을 어기면 그땐 추운 다락방으로 보낼테다.”하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아들은 그만 또 다시 약속을 어기고 말았습니다. 그날 밤 추운 다락방에 아들을 올려 보내고 부부는 서로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남편의 약한 마음을 헤아린 아내는 “당신 마음은 아프겠지만 그 애를 지금 다락방에서 데려오면 아이는 앞으로 당신 말을 듣지 않게 될 거예요.”라고 했습니다. 남편은 “당신 말이 옳아. 그러나 그 애는 지금 얼마나 무섭고 추울까...”하고서 조용히 일어나 방을 나갔습니다. 추운 다락방의 딱딱한 바닥에서 이불도 없이 아들이 웅크린 채 잠들어 있습니다. 아.. 2013. 9. 16.
값싼 은총과 십자가 값싼 은총과 십자가 (대한성공회 분당교회 9월 8일 연중 23주일 설교 말씀) 20대 초반에 신학박사 학위를 받은 천재 신학자 디트리히트 본회퍼 목사는 히틀러 암살 계획에 참여했다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기 직전에 처형되었습니다. 그는 교회의 타락과 신앙의 변질을 보면서 ‘값싼 은총’을 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값싼 은총은 그야말로 싸구려 또는 떨이로 취급하는 상품처럼 여겨지는 것을 말합니다. 싸구려이기 때문에 그것을 산 사람도 함부로 사용하거나 존중하지 않습니다. 값싼 은총은 하느님에 근거하지 않고 우리 자신을 중심으로 하는 것으로써 십자가 없는 은총을 말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구원의 은총을 주신 것은 세상에 오셔서 성육신 하셨고, 십자가에 달리시는 비싼 값을 치렀기 때문입니다. 값비싼 은총.. 2013. 9. 10.
낮은 자리, 깊은 마음 낮은 자리, 깊은 마음 (대한성공회 분당교회 9월 1일 연중 22주일 설교 말씀) 시인 도종환은 ‘깊은 물’이라는 시에서 “이 저녁 그대 가슴엔 종이배 하나라도 뜨는가?”라고 묻습니다. 강물엔 나룻배를 띄우고 바다엔 고깃배를 띄울 수 있습니다. 개울엔 종이배를 띄우고 큰 바다엔 여객선이나 화물선을 내보냅니다. 사람들은 물을 보고 그 물에 뜰 수 있는 배가 어떤 배인지를 압니다. 물의 처지에서 보면 그 물이 품을 수 있는 배가 따로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는 “물이 깊어야 큰 배가 뜬다. 얕은 물에는 술잔 하나 뜨지 못한다.”라고 했습니다. 과연 우리 가슴에는 종이배 하나라도 뜰 수 있는 깊이와 여유를 지니고 있는가를 반성하게 됩니다. 마음의 깊이보다는 눈앞의 이익에 사로잡혀서 시냇물커녕 메마른.. 2013. 9. 4.
불을 지르러 왔다! 불을 지르러 왔다!(대한성공회 분당교회 8월 18일 연중 20주일 설교 말씀) 우리는 평화와 사랑의 예수님이 늘 격려와 위로를 주실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 복음서에는 쉽게 이해하기도, 받아들이기도 어려운 말씀을 하신 대목을 만날 때마다 당혹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루가복음 12장에는 “나는 이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내가 이 세상을 평화롭게 하려고 온 줄로 아느냐? 아니다. 사실은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고 하셨습니다. 이와 비슷한 마태복음에서는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아라.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왔다.”고 적혀있습니다. 심지어는 가족 간에도 심한 대립이 일어날 것이라고까지 말씀하십니다. 아버지와 아들, 어머니와 딸,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서로 반대를 한다니.... 2013. 8.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