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436 '낮 꿈'의 노래 ‘낮 꿈’의 노래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문자로 기록하고, 꼭 하고 싶은 말을 편지로 전해 왔습니다. 그리고 이별과 사랑 등 간절한 마음을 시로 표현하고 그것을 넘어 노래를 합니다. 그래도 그 마음이 다 드러나지 않을 때 노래하면서 춤도 춥니다. 그런데 같은 노래가 여러 사람들의 입에서 흘러나올 때는 한 개인의 간절함을 넘어서서 시대와 사회의 염원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몇 백 년이 흘러도 사람들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고전적인 명곡뿐만 아니라 통속적인 대중가요 속에서도 시대정신과 역사적인 상황이 담겨있기 마련이니까요. 그런 것을 보면 오랫동안 불리어온 성가는 인류의 보편적이고 근원적인 염원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리아의 노래’(루가 1:46-55)는 마리아가 예수를.. 2015. 12. 20. 신발 끈 풀어 드릴 자격 신발 끈 풀어 드릴 자격 인간(human)이라는 말의 어원은 겸손(humility)라는 말과 같은 흙(humus)에서 왔다고 합니다. 창세기에서 하느님은 첫 사람 아담과 하와에게 말합니다. ‘너희는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리라!’ 모든 인간은 겸손 할 수밖에 없으며 겸손해야만 인간답게 살 수 있다고 하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흙은 가장 낮은 곳에 있으면서 모든 사람들, 동물들, 식물들, 물건들을 떠받들고 있습니다.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밟고 지나가고 또 그 위에 살아갑니다. 그러나 한 번도 자기주장을 하지 않습니다. 모두가 딛고 살게 할 뿐입니다. 이것이 겸손한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며 또 겸손한 사람의 넓은 인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겸손한 삶이란 마치 대지처럼 모든 것을 포용하고 받아들일 수.. 2015. 12. 13. 주님 오시는 길 주님 오시는 길 유대교 랍비이자 철학자인 아브라함 요수아 헤셀은 예언자에 대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예언자는 인간의 마음을 습격하는 자이다. 양심이 끝나는 곳에서 그의 말이 불타오르기 시작한다.’ 예언자들은 신앙과 양심이 굳어있고 영혼이 잠들어 있는 시대에 위정자들과 제사장들과 백성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때문에 그들은 때로는 핍박을 받기도 했고, 백성들로부터 외면받기도 했고 고통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그런 예언자들이 있었기에 이스라엘은 신앙을 회복하고 하느님의 백성으로서 존재할 수 있었습니다. 구약의 마지막 예언자이며 신약의 첫 번째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세례자 요한은 광야에서 낙타 털옷을 입고 메뚜기와 석청을 먹으며 수행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세상에 나타나 잠들어 있는.. 2015. 12. 6. 깨어 기도하라! 깨어 기도하라! 제주 올레길을 비를 맞으며 걸었습니다. 모처럼 먼 길을 날아왔는데 하필이면 이 때 비가 오다니... 역시 사람 일이란 자기의 계획과 바람대로만 되는 일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면서 걸으며 길 위에서 길을 물었습니다. 과연 나는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 제대로 가고 있는가? 인생과 신앙의 행로를 성찰하는 묵언의 발걸음을 통해 하늘의 길이 어디에 있는지를 묻고 또 물었습니다. 그러다가 바다를 봅니다. 바다 물결이 끊임없이 움직입니다. 그리고 바위와 절벽에 파도가 부서집니다. 그러나 먼 수평선은 미동도 하지 않고 묵묵히 그대로입니다. 문득 태풍이 불 때나 쓰나미가 몰려올 때도 저 수평선은 변함이 있을까 없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이 질문.. 2015. 11. 29. 감사하는 사람의 복 감사하는 사람의 복 “왕이 있었습니다. 무엇이고 ‘좋다’고 하는 것만 거느릴 수 있고, ‘싫다’고 하면 다 물리칠 수 있는 왕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병마가 찾아왔습니다. 병한테는 왕도 어쩔 수가 없어 자리에 눕게 되고 말았습니다. 용하다는 도사가 처방을 말했습니다. ‘행복한 사람을 찾아내어 그 사람의 속옷을 얻어다 입으면 쾌차할 것입니다.’ 그래서 왕자와 신하들이 방방곡곡으로 흩어졌습니다. 그러나 행복한 사람은 좀 체로 찾아지지가 않았습니다. 누구한테나 불만 한 가지씩은 꼭꼭 있게 마련이었습니다. 그런데 왕자가 외딴 두메에 있는 오두막을 지나가다 안으로부터 들려오는 소리가 있어 발을 멈추었습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일거리가 넉넉하고 배부르니 더 바랄 게 무엇이 있겠습니까.’ 왕자는 귀가.. 2015. 11. 22. 추수감사절 분당교회 11월 22일 추수감사주일 아래 주보 이미지를 클릭하면 큰 이미지로 보실 수 있습니다. 2015. 11. 22. 깨어있는 백성이라야 산다 깨어있는 백성이라야 산다 종말이라는 말 앞에서 두 부류의 사람이 있을 것 같습니다. 종말을 기다리는 사람, 그리고 종말을 두려워하는 사람. 말 그대로 종말을 기다리는 사람은 현실이 너무나 고통스럽고 힘들어서, 그리고 어떤 희망도 가질 수 없어서 차라리 모든 것이 끝나버리고 새로운 시대가 열리기를 바라는 사람일 것입니다. 지옥과도 같은 아우슈비츠 탄광에서 동물 이하의 핍박을 받는 상태라면, 모진 고문을 받으며 피를 토하는 사람이라면, 차라리 죽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라면 종말을 기다릴 것입니다. 반면에 종말을 두려워하거나 아예 그런 것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지금 이대로가 살만한 사람이며 이대로 영원히 지속되기를 바라는 사람일 것입니다. 또는 지은 죄가 많아서 종말과 심판을 두려워할는지 모릅.. 2015. 11. 15. 가난한 여인의 봉헌과 빈자일등 가난한 여인의 봉헌과 빈자일등 가난한 여인의 헌금 이야기는 읽을 때마다 가슴이 뭉클해지고 감동을 받습니다. 예수께서 헌금 궤 맞은편에 앉아서 사람들이 헌금 궤에 돈을 넣는 것을 바라보고 계셨을 때 부자들은 많은 돈을 넣었습니다. 그러나 가난한 여인 한 사람은 와서 겨우 렙톤 두 개를 넣었습니다. 그 작은 돈을 헌금 궤에 넣을 때 얼마나 부끄러웠을까를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손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손이며 위대한 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돈은 매우 적은 액수이지만 그 여인이 하루 동안 먹을 것을 살 수 있는 돈이었습니다. 아마도 구걸했을 것입니다. 배고픔을 이기고 생명을 간신히 유지할 돈이었지만 기꺼이 봉헌을 한 것입니다. The Widow's Mite by James Tissot .. 2015. 11. 8. 천국의 소망 천국의 소망 신앙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근본적인 차이는 무엇일까요? 바르고 양심적으로 사는 것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최근 조사된 여론 조사에서는 종교와 종교인에 대한 일반인들의 신뢰가 급격히 떨어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종교인들에게서 정의롭고 헌신적인 면보다는 일반인들보다 더 이기적이고 욕심이 많고 도덕적으로 타락한 모습들을 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단순히 윤리 도덕적인 측면에서 옳고 그른 것을 가지고 신앙인의 특징을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또 저급한 사고방식으로 신앙을 통해 건강하고 오래 살며 물질적인 ‘축복’으로 행복하게 산다는 것을 말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만일 이런 신앙관이라면 하느님이 개인의 건강과 .. 2015. 11. 1. 그 분이 너를 부르신다. 그 분이 너를 부르신다 헬렌 켈러는 어릴 때 열병을 앓아서 눈도 멀고, 말을 할 수도, 또 들을 수도 없는 심한 장애를 입었습니다. 그가 쓴 ‘내가 3일 동안만 볼 수 있다면’이라는 글은 20세기 초에 경제대공황의 후유증으로 심한 좌절을 겪던 사람들에게 큰 위로와 희망을 주었습니다. “첫째 날에는 친절과 겸손과 우정으로 내 삶을 가치 있게 만들어 준 사람들을 보고 싶다. 손으로 만져보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의 내면적인 천성까지도 몇 시간이고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내 마음 속 깊이 간직하겠다. 오후가 되면 오랫동안 숲 속을 산책하면서 바람에 나풀거리는 아름다운 나뭇잎과 들꽃들 그리고 석양에 빛나는 노을을 보고 싶다. 둘째 날은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밤이 낮으로 바뀌는 가슴 떨리는 기적을 보고 싶다. 그리고는 .. 2015. 10. 25. 승리가 아니라 섬김 승리가 아니라 섬김 10년 전에 많은 감동과 여운을 남기고 한국을 떠난 백발의 두 수녀가 있었습니다. 1962년 20대의 나이로 한국에 온 오스트리아 출신의 마리안느와 마가렛이라는 두 수녀는 소록도에서 43년을 한센병 환자들을 돌보아왔습니다. 당시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고 한센병은 천형의 병으로 알려졌으며 이들은 소록도에 강제 수용된 상태였습니다. 당시에는 전염을 우려해서 부모로부터 아이들을 격리했고 한 달에 한 번 씩 거리를 두고 멀리서 면회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이들은 바람을 등지고 부모는 바람을 안고 면회를 하는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마리안느와 마가렛 두 수녀는 장갑도 끼지 않은 손으로 이들의 상처를 씻어주고 고름을 닦아주었습니다. 수 천 통의 편지를 보내면서 세계에 구호.. 2015. 10. 18. 부자 청년 부자 청년 ‘가난하다고 다 인색한 것은 아니다. 부자라고 모두가 후한 것도 아니다. 그것은 사람의 됨됨이에 따라 다르다. 후함으로 하여 삶이 풍성해지고, 인색함으로 하여 삶이 궁색해 보이기도 하는데, 생명들은 어쨌거나 서로 나누며 소통하게 돼 있다. 그렇게 아니하는 존재는 길가에 굴러 있는 한낱 돌멩이와 다를 바 없다. 나는 인색함으로 하여 메마르고 보잘 것 없는 인생을 더러 보아 왔다. 심성이 후하여 넉넉하고 생기에 찬 인생도 더러 보아 왔다. 인색함은 검약이 아니다. 후함은 낭비가 아니다. 인색한 사람은 자기 자신을 위해 낭비하지만 후한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는 준열하게 검약한다. 사람 됨됨이에 따라 사는 세상도 달라진다. 후한 사람은 늘 성취감을 맛보지만 인생한 사람은 먹어도 늘 배가 고프다. 천국과.. 2015. 10. 11. 이전 1 ··· 22 23 24 25 26 27 28 ··· 3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