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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설교

주님의 시선으로!

by 분당교회 2017. 3. 26.

사순 4주일 대한성공회 분당교회 김장환 엘리야 신부 설교 말씀

                                                      
1. 사순 22일이 지났습니다. 시작이 반이라고 어느덧 반을 지나갑니다. 사순절 경건훈련은 우리 신앙 여정에서 동계강화훈련과 같다고 말씀드렸는데, ‘은총으로 걷는 십자가의 길’, 잘 걷고 계시죠? 어제 아침성찬예배 때 마리아가 고백한 “주님 말씀대로 이루어지이다”라는 말씀을 묵상하면서 내가 순종해야 하는 것을 생각할 때, 사순절 실천사항을 생각났습니다.


2. 매일감사성찬예배 - 집전자이다보니 매일 참석하고 있습니다. 영성일지쓰기 - 매일 설교문으로 적고 있습니다. 잃어버린 언어를 찾아서 - 이미 읽은 책이고, 가정예배 - 아내와 큰 딸이 여행에서 돌아 왔으니 오늘 저녁에 드려야죠. 친구나 가족 인도하기 - 분당이나 인근에 사는 지인들에게 연락하며 예배에 초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를 실천 못하고 있더군요. 사순절 극기헌금입니다. 카드를 쓰니 잔돈이 없고 극기헌금함이 비어 있습니다. 남은 3주, 금식이나 절식 등으로 극기헌금에 동참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러분도 남은 3주, 더욱 경건훈련에 집중하시기 바랍니다. 특별히 성주간에는 모든 일정을 조정하시어 전례에 참석함으로 ‘은총으로 걷는 십자가의 길’을 함께 걸어갑시다.

3. 며칠 전 지인이 카톡으로 보내준 글이 있습니다. 좋은 글이어서 읽어드립니다.
<공자가 조카 공멸에게 물었습니다. “벼슬해서 얻은 것이 무엇이고, 잃은 것이 무엇이냐?" 공멸이 그 물음에 답했습니다. “얻은 것은 없고 잃은 것만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일이 많아 공부를 하지 못했고, 두 번째는 녹봉이 적어 친척을 돌볼 수 없었습니다. 세 번째는 공무가 다급하여 친구들과 관계가 소원해졌습니다.”


공자는 같은 벼슬을 하고 있던 복자천에게도 물었습니다. “벼슬해서 얻은 것이 무엇이고, 잃은 것이 무엇이냐?” 복자천이 그 물음에 답했습니다. “잃은 것은 없고 얻은 것만 세 가지나 됩니다." 첫 번째는 예전에 배운 것을 날마다 실천하여 학문이 늘었고, 두 번째는 녹봉은 적지만 이를 아껴 친척을 도왔기에 더욱 친근해졌습니다. 세 번째는 공무가 다급하지만 틈을 내니 친구들과 더욱 가까워졌습니다.>

4. 같은 벼슬을 하면서도 공멸은 잃은 것이 세 가지가 되고, 복자천은 얻은 것이 세 가지가 됩니다. 잃은 것을 센 공멸은 벼슬하는 것이 고달프고, 얻은 것을 센 복자천은 벼슬하는 것이 행복합니다. 같은 일을 하면서도 같은 하루를 보내면서도 어떤 사람은 불행에 빠져 생활하고, 어떤 사람은 행복에 겨워 생활합니다.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입니다.

5. 예수님을 믿고 하느님의 자녀가 되면 가장 먼저 나타나는 것이 바로 삶을 해석하는 눈이 변화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믿으면 하느님의 시선을 갖게 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시선으로 사건과 사람을 바라보는 것은 우리의 삶을 가치있고 풍요롭게 합니다. 하느님은 우리가 주님의 시선을 가질 수 있도록 이끌어주십니다.

6. 보통 하느님의 사람들도 처음에는 세상의 기준과 관점으로 사건이나 사람을 대하게 됩니다. 오늘 1독서를 보면, 위대한 하느님의 종이었던 사무엘도 그랬습니다. 하느님은 사무엘에게 하느님께 불순종한 사울 왕을 대신할 새로운 왕을 세우는 임무를 주셨습니다. 사무엘이 하느님의 명령을 따라 이새의 집에 갔습니다. 그리고 장남 엘리압을 보고는 “바로 여기 야훼께서 기름 부어 성별하실 자가 있구나.”하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런데 하느님은 사무엘에게 말씀하십니다. 7절, “용모나 신장을 보지는 마라. 그는 이미 내 눈 밖에 났다. 하느님은 사람들처럼 보지 않는다. 사람들은 겉모양을 보지만 나 야훼는 속마음을 들여다본다.”

7. 엘리압의 외모가 워낙 출중했나 봅니다. 사무엘이 엘리압을 보고 하느님이 예비하신 왕이려니 생각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시선을 달랐습니다. 속마음, 마음의 중심을 보셨습니다. 사무엘은 세상의 가치나 자기 생각에 따라 사람을 바라보던 시선에서 하느님이 보시는 시선으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다윗을 왕으로 세웁니다.

8. 그런데 사무엘만이 그런 것이 아닙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제자들도 세상의 관점으로 사람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제자들이 예수님과 함께 길을 가다가 한 눈 먼 소경을 만났습니다. 그 때 제자들이 예수님께 이렇게 묻습니다. “선생님, 저기 저 사람은 누구의 죄 때문에 소경으로 태어났습니까? 부모의 죄 때문입니까? 아니면 저 사람이 원래 죄가 있어서입니까?” 인과응보라는 세상의 생각으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예수님 시대에는 병자들이나 장애자들은 죄를 지어 저주를 받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업보, 카르마라고 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시선은 전혀 달랐습니다. 요한 9장 3절입니다. “자기 죄 탓도 아니고 부모의 죄 탓도 아니다. 다만 저 사람에게서 하느님의 놀라운 일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다.”

9.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입니다. 그러면 소경은 하느님의 놀라운 일을 드러내기 위한 도구일 뿐이란 말인가? 그의 불행의 근원이 하느님이라는 말인가? 이렇게 따지고 들어가면 대답하기가 궁색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놀라운 일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라는 말씀을 거듭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묵상 중에 앞을 보지 못해 온전한 삶을 살지 못하는 소경의 고통을 깊이 공감하시는 주님의 마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시선 앞에 소경은 존귀한 하느님의 아들로 서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복음서는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이 소경의 눈을 뜨게 하는 기적이야기로 이어집니다. 하느님의 놀라운 일이 행해진 것입니다.

10. 소경의 눈을 뜨게 한 기적이야기는 이런 주님의 말씀으로 마무리됩니다. “예수께서는 ‘내가 이 세상에 온 것은 보는 사람과 못 보는 사람을 가려, 못 보는 사람은 보게 하고 보는 사람은 눈멀게 하려는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요한 9:39) 못 보던 사람이 보게 된다는 것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주님의 시선을 갖는 것을 말합니다. 본다고 하는 사람들이 눈멀게 된다는 것은 실상 봐야할 것을 보지 못하는 것을 말합니다.


(소경의 눈을 뜨게 하시는 예수)


11. 눈을 뜨게 된 소경은 예수님을 주님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본다고 하는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예수님을 주님으로 보지 못했습니다. 눈뜬 소경인 것입니다. 예수님을 주님으로 보는 것이 하느님의 뜻이고 하느님의 시선을 가진 것입니다. 이렇듯 우리는 보이는 것 너머에 진정 알아차려야 하는 주님의 뜻이 있습니다. 그것을 진실이라고도 하고 본질이라고도 합니다.

12. 하느님은 사무엘에게 “외모나 신장 등 겉모양을 보지 말고 마음의 중심을 보라”고 하셨습니다. 우리에게도 하시는 말씀입니다. 우리도 사람을 볼 때 겉모양을 봅니다. 외모지상주의, 좋은 차, 명품 핸드백, 명품 손목시계, 좋은 집, 좋은 직장, 학벌지상주의 등등입니다. 이렇게 겉모양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그 사람의 중심을 보지 못합니다. 하느님은 속마음을 보십니다. 다윗의 속마음은 신실함, 정직함, 삶의 가치를 따르는 내면세계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13. 인과응보라는 관점으로 소경을 바라보는 제자들과 같은 시선이 우리에게도 있습니다. 가난하고 병들고 사회 주변으로 내몰린 사람들을 보면, 다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시선은 거꾸로 부유하고 건강한 사람들은 축복받은 사람들이라는 말이 됩니다.

14. 예수님의 시선을 갖는다는 것은 가난하고 병들고 장애가 있는 이웃들을 대상화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들의 삶의 고통을 깊이 공감하고 그들을 존귀한 하느님의 형상으로 존중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처럼 치유의 기적을 행하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그들도 인간다운 삶을 온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개선해 가며 그들과 더불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주님이 말씀하신 “하느님의 놀라운 일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15. 우리가 세상이 주는 생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지, 주님의 생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지 잠시 성찰해 봅시다. 사람을 만날 일이 있어 판교 안쪽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집들이 아주 좋더군요. 길에 서 있는 차들도 아주 비싼 차들이었습니다. 이들을 바라보며 ‘참 복 받은 사람들이네’하며 부러워한다면 제자들의 시선을 갖고 있는 것입니다. 사무엘에게 하신 하느님의 말씀대로 이들의 속마음은 바라보면 어떨까요? 이들의 마음 깊이 고독함과 외로움, 삶이 주는 스트레스나 두려움 등등이 자리 잡고 있지는 않을까요? 너무나 많은 현대인들이 삶의 의미와 만족을 찾지 못한 채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습니다.

16. 엊그제 금요성경공부와 성당청소를 마쳤는데 박경조주교님이 송그레고리 회장님을 만나시고는 교회에 잠시 들리셨습니다. 대화중에 큰 아들의 간증을 들려주셨습니다. 작은 사업을 하고 있는데 4-5명 직원들 월급 주랴, 사무실 유지하랴 사업에 쫓기며 예배도 잘 드리지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집으로 오는 길에 집 근처 교회에서 들려오는 찬양에 끌려 교회 안으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예배당 안에 앉아 찬양을 듣는데 가사 한 구절 한 구절이 곤고한 자신의 심령을 파고들고 한참을 앉아 있다가 그 자리에서 펑펑 울었다고 합니다. 회심의 사건이 일어난 거죠. 그 날 이후로 기도와 예배 가운데 주님을 의지하며 힘든 사업이지만잘 꾸려가고 있고 주교님께도 더 잘하는 아들이 되었다고 기뻐하시더군요.

17. 이런 찬양이 있습니다.
“매일 스치는 사람들 내게 무얼 원하나 공허한 그 눈빛을 무엇으로 채우나
 모두 자기 고통과 두려움 가득  감쳐진 울음소리 주님 들으시네
 그들은 모두 주가 필요해 깨지고 상한 마음 주가 여시네
 그들은 모두 주가 필요해 모두 알게 되리 사랑의 주님”
 - 주님의 시선을 가진 사람이 부를 수 있는 찬양입니다.

18. 지난 주에 온 국민이 가슴 조리려 기도하면서 지켜봤던 일이 있었습니다. 세월호 인양입니다. 3년 동안 바다에 잠겨 있던 세월호가 수면 위로 올라오는 것을 보며 온 국민이 얼마나 기뻐했던지요? 이제 미수습자들 시신들이 잘 찾아져서 가족 품으로 돌아가길 기도합니다. 3년 전 4월 16일 세월호 사고가 났을 때는 온 국민이 함께 아파하고 눈물을 흘렸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세월호 사고와 유족들을 바라보는 이런 시선들이 있었습니다. ‘세월호 사고는 그저 교통사고일 뿐이다. 유족들이 보상금을 수억을 챙기고도 더 챙기려고 난리들이다.’ 교회에 다니는 그리스도인들도 이런 말을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로마서 12장 15절에서 주님은 “기뻐하는 사람이 있으면 함께 기뻐해 주고 우는 사람이 있으면 함께 울어주십시오.”라고 말씀하십니다. 주님은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셨을까요?

19. 오늘 서신에서 주님은 그리스도인들에게 빛의 세계에 살고 있는 빛의 자녀라고 말씀하십니다. “여러분이 전에는 어둠의 세계에서 살았지만 지금은 주님을 믿고 빛의 세계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러니 빛의 자녀답게 살아야 합니다.”(에페 5:8) 그래서 10절에 “주님을 기쁘게 하여드리는 일이 무엇인지를 가려내십시오.”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시선으로 사람과 사건을 바라보라는 권면입니다.

20. 그러면 어떻게 하면 예수님의 시선을 갖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예수님을 주님으로 믿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방금 읽어 드린 에페소서 5장 8절의 말씀에 따르면 ‘예수님을 주님으로 믿어야 빛의 세계에 살게 된다’고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눈을 뜨게 된 소경이 예수님을 주님으로 고백합니다. 예수님을 자기 인생의 주인, 마음의 중심에 주인으로 모시는 것입니다.

21. 예수님을 주님으로 믿는 사람을 그리스도인이라고 합니다. 그리스도인이란 ‘주님을 따르는 사람들,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뜻을 행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은 항상 이렇게 묻습니다. “주님이시라면 어떻게 생각하실까? 어떻게 바라보실까?” “주님 어떻게 생각하세요?” “주님 바라보시는 것은 무엇이죠?” 이 질문을 드리며 성경을 묵상하며 기도합니다. 그러면 점차 내 마음의 주인이신 예수님의 시선으로 사건과 사람을 바라보는 믿음의 사람이 됩니다. 오늘 시편 23편은 주님의 시선을 가진 다윗이 그의 인생을 간증한 찬양입니다. 다윗처럼 목자이신 주님만을 따라 그분의 시선으로 살아가는 주님의 양들이 되기를 축복합니다.


2017년 3월 19일 복음 묵상 나눔, 대한성공회 분당교회 김장환 엘리야 신부

출처: http://www.skhbundang.or.kr/1439 [대한성공회 분당교회]
2017년 3월 19일 복음 묵상 나눔, 대한성공회 분당교회 김장환 엘리야 신부

출처: http://www.skhbundang.or.kr/1439 [대한성공회 분당교회]

2017년 3월 26일 복음 말씀, 대한성공회 분당교회 김장환 엘리야 신부


2017년 3월 19일 복음 묵상 나눔, 대한성공회 분당교회 김장환 엘리야 신부

출처: http://www.skhbundang.or.kr/1439 [대한성공회 분당교회]
2017년 3월 19일 복음 묵상 나눔, 대한성공회 분당교회 김장환 엘리야 신부

출처: http://www.skhbundang.or.kr/1439 [대한성공회 분당교회]
2017년 3월 19일 복음 묵상 나눔, 대한성공회 분당교회 김장환 엘리야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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