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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설교

가서 남편을 불러오라

by 분당교회 2017. 3. 20.

1. 예수님은 인생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고 찾아오신 분.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한 여인을 찾아가십니다.

한 낮에 물 길러 나온, 남편이 다섯이나 바꾸며 살아온 사마리아 여인입니다.

유다를 떠나 갈릴래아로 가는 길은 세 가지 경로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사마리아 지방 시카르라는 동네를 지나가시는 경로를 택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의지가 담겨 있는 것입니다.
요한 4:4, '사마리아를 통과하여야 하겠는지라'(개정)
And he must needs go through Samaria.(kjv)‘

‘그는 사마리아를 통해서 가야만 하는 필요가 있었다.’


여기서 '필요'란 예수님이 사마리아 여인을 만나 그녀가 지니고 있는 인생의 근본 문제를 해결해 주시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세상을 향한 하느님의 마음,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목적입니다.

이를 위해 하느님의 아들이 전날 오후에 유다를 떠나 다음날 정오까지 뜨거운 광야 길을 비지땀을 흘리며 걸어오신 것입니다. 하늘 보좌를 버리고 인간의 몸으로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의 사랑을 봅니다.

2. 여인이 지닌 인생의 근본문제는 무엇인가?
지난주일 요한복음 3장에 등장했던 니모데모와 같습니다. 목마름입니다.


니고데모 - 구원받기 위해 율법을 열심히 지키는 바리사이파로 명예와 권력도 지닌 유다의 지도자였지만, 인생의 의문점은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그의 삶은 공허하고 메말랐습니다.


사마리아 여인은 인종적으로 차별받는 사마리아인이고 여성이었지만, 자기 삶에 대한 대단한 애착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남편을 다섯이나 갈아치우는 것으로 자기 삶의 만족을 구했습니다.


대개 여인이 이혼하면 경제력이 없는 과부로 사회적 약자가 되는데 이 여인은 뛰어난 미모를 지녔는지 원하는 대로 남자를 바꿀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남자로 자기를 만족시켜 주지 못했습니다.


요한은 3장에 니고데모를 등장시키고 4장에 사마리아 여인을 등장시키면서 인생이란 예수님을 만나기 전까지 목마른 삶을 살 수 밖에 없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지요?



3. 여인에게 하신 예수님의 말씀

7절, “내게 물을 달라.”
16절, ‘가서 네 남편을 데려와라’


여인에게 ‘남자’는 목마름을 채워주던 ‘물’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물을 달라”는 말과 ‘남편을 데려오라’는 말은 같은 말입니다.

‘물을 달라’, ‘남편을 데려와라’는 말은 이제 스스로의 힘을 다 동원하여 세상의 것으로 목마름을 해결하고자 했던 모든 노력을 멈추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애쓰며 힘들어 하는 삶을 내려놓으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인생의 목마름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하십니다.


요한 4:10, "하느님께서 주시는 선물이 무엇인지, 또 너에게 물을 청하는 내가 누구인지 알았더라면 오히려 네가 나에게 청했을 것이다. 그러면 내가 너에게 샘솟는 물을 주었을 것이다."


‘하느님이 주시는 선물’이란 오늘 서신에서 사도 바울로가 말하는 “그리스도 예수를 통해서 누리는 평화와 기쁨을 누리는 삶”입니다. 이는 요한 3장 16절에서 말하는 예수님을 믿음으로 누리게 되는 ‘영원한 생명’입니다.


이것이 예수님이 그를 믿는 사람들에게 주시는 구원의 선물입니다.


4. 그래서 예수님은 여인에게 ‘내가 누구인지 알았더라면’ 이라고 말씀하셨다.

예수님은 누구입니까?

여러분에게 예수님은 어떤 존재입니까?

주 예수 그리스도!
존 스토트 신부님은 기독교를 한마디로 정의합니다.
It is CHRIST!

예수님 안에 구원이 있고 인생의 만족이 있습니다.

여인은 예수님과 대화하던 중에 예수님이 바로 그들이 기다려온 메시야 - 구원자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즉시 자신의 내면에 평생 해결할 수 없었던 인생의 목마름이 채워짐을 깨달았습니다.

28절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 여자는 물동이를 버려두고 동네에 돌아가 사람들에게”
‘물동이를 버려두고’ : 자신의 목마름을 채우기 위해 자신이 애써 왔던 자신의 방법을 주님 앞에 내어 놓을 수 있었습니다.
‘동네에 돌아가 사람들에게’ : 그렇게 피하기만 하던 동네 사람들 앞에 당당히 나설 수 있었습니다.

5. 내 모습
오늘 복음을 묵상하는 가운데 성령님은 이 여인의 모습 속에서 저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셨습니다. 사제의 길을 걸어간다는 것은 주님 한 분만으로 만족하는 삶을 살겠다는 믿음의 삶입니다. 사제만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의 삶이 그런 것입니다.


성령님이 저의 사역의 동기를 돌아보게 하셨습니다.
목회적인 성공으로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망이 있는 것은 아닌지...
오산에서의 목회적인 성공을 여기 분당에서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싶고 역시 목회하면 김장환신부라는 명성을 얻고자 하는 건 아닌지...
그래서 더 열심을 내려는 것은 아닌지... 
목회가 제 인생의 만족의 구하는 수단이 아닌지...  
  
그리고 주님이 이렇게 물으시는 것 같습니다.
‘너는 나만으로 만족할 수는 없니?’


혹시 여러분도 저에게 교회의 성장, 부흥 등등 이런 것을 기대하신다면 내려놓으십시오. 주님이 우리에게 바라시는 건? 우리가 하느님을 전심으로 사랑하고 또 우리 서로 뜨겁게 사랑하며 세상을 섬기면 되는 것입니다.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이게 우리를 성공회분당교회공동체 하느님의 가족으로 있게 하는 이유입니다.

6. 오늘 주님은 우리에게도 말씀하신다.
‘물을 좀 다오’
‘네 남편을 데려오라.’


예수님이 아닌 다른 것에서 인생의 만족을 구하던 자기 방법을 내려놓으십시오.
예수님을 믿으십시오.
여러분의 인생의 주인으로 영접하십시오.


그러면 예수님이 주시는 물이 샘물처럼 솟아올라 하느님과 더불어 평화와 기쁨을 누리는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7. 성 어거스틴의 고백.
“오 주님, 당신은 우리를 당신 자신을 위하여 만드셨습니다. 그리고 우리 마음은 당신 안에서 쉬기 전까지는 안식할 수 없습니다.”

주님 안에서 쉬는 시간이 예배입니다.

하느님의 임재 안에 주님의 사랑과 생명이 충만해 지는 시간이 예배입니다.

이 예배 가운데 물동이를 내려놓고 오직 주님으로만 충만해지는 은혜를 누리기를...

8. 잠시 침묵의 시간을 갖습니다(2분).

저의 고백을 담은 찬양 - 목마른 사슴 –을 함께 불러봅시다.


목마른 사슴 시냇물을 찾아 헤매이듯이

내 영혼 주를 찾기에 갈급하나이다.

주님만이 나의 힘 나의 방패 나의 참 소망

나의 몸 정성 다 바쳐서 주님 경배합니다.

금보다 귀한 나의 주님 내게 만족주신 주

당신만이 나의 기쁨 또한 나의 참 보배

주님만이 나의 힘 나의 방패 나의 참 소망

나의 몸 정성 다 바쳐서 주님 경배합니다.



2017년 3월 19일 복음 묵상 나눔, 대한성공회 분당교회 김장환 엘리야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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