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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용신부169

행복의 깊이 행복의 깊이 1849년 12월 러시아 세묘노프 광장에 칼바람이 부는 사형대 앞에 28살 청년인 도스토예프스키가 서 있습니다. 그는 반체제 운동에 가담한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았던 것입니다. 사형 집행관이 외쳤습니다. " 죽기 전에 5분 동안 마음을 정리할 시간을 주겠다!" 도스토예프스키는 혼자서 말합니다.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는 먼저 가족과 동료들을 생각하며 기도합니다. “사랑하는 나의 가족과 친구들, 먼저 떠나는 나를 용서하고 나 때문에 너무 많은 눈물을 흘리지 마십시오. 너무 슬퍼하지도 마십시오.” 집행관은 2분이 지났음을 알렸습니다. “아, 후회할 시간도 부족하구나. 난 왜 그리 헛된 시간 속에서 살았을까. 찰나의 시간이라도 더 주어졌으면...” 그는 생각하면서 후회와 반성을 합니.. 2016. 10. 30.
두 사람의 기도 두 사람의 기도 기도는 하느님과의 대화입니다.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았으나, 우리는 기도함으로서 하느님과 특별한 관계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기도를 통해서 하느님이 살아계시고 나와 함께 계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기도할 때 하느님 앞에 서게 되며, 하느님 앞에서 내가 어떤 존재인지를 알게 됩니다. 구약성서에서 욥이 폭풍 속에서 하느님의 음성을 들을 때 자신이 티끌보다 못한 존재임을 고백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때문에 기도 속에서 우리는 자신의 욕심과 집착과 교만을 버리고 하느님의 은총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사람임을 깨닫게 됩니다. 기도로 그 무엇인가를 채우기보다는 자신을 비우는 것, 이것이 영성생활의 출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예수께서 자신만이 옳다고 믿고 .. 2016. 10. 24.
포기하지 말라! 포기하지 말라! 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서서히 단풍이 드는 나뭇잎을 바라보면서 한 해의 수고를 마감하고 겨울을 준비하는 시간이 왔음을 알게 됩니다. 과연 어떤 소망을 간직하고 달음질 쳐 왔는가? 어떤 꿈과 기도 제목을 가지고 하느님과 대화 하고 있는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가을을 사색의 계절이라고 하는 것은 가을 나뭇잎을 바라보며 삶의 중심을 되돌아보는 시간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사람들에게 꿈과 소망을 빼앗는다면 사는 의미를 잃게 되고 살아도 사는 게 아닌 것처럼 될 것입니다. 매일 기계적으로 지루한 일상이 반복된다면 삶은 정체될 것이고 이는 곧 무덤을 향해 한 걸음씩 다가가는 것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누구나 꿈과 소망을 가져야 삶의 의미와 보람을 얻게 될 것입니다. 인류의 역사는 꿈꾸는 사람들에 .. 2016. 10. 17.
은총을 두 배로 받는 법 은총을 두 배로 받는 법 선물을 주었는데 받는 사람이 감사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면 선물 준 사람의 기분은 별로 좋지 않을 것입니다. 아니면 선물이 마음에 들지 않을까, 뭐가 부족한가, 혹시 좋지 않은 감정이 있는지를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감사의 인사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고 또 인간관계를 더욱 깊게 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어떤 젊은 30대의 남성이 치명적인 암에 걸렸습니다. 부인도 있고, 3살짜리 아이도 있습니다. 의사들마다 그의 치료를 포기했습니다. 그런데 그 암에 관련해서 최고의 권위를 가지고 있는 한 의사가 그의 수술을 시도했습니다. 수술 전에 그는 이 수술은 매우 위험해서 자칫 환자가 죽을 수도 있으나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했습니다. 9시간이나 되는 장시간의 대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나 이 .. 2016. 10. 10.
자비심 없는 죄 자비심 없는 죄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는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쉬울 것이다.’(마태 19:24) 예수께서는 부자에 대한 편견을 가지신 것일까요? 부자와 재물에 대한 경고는 항상 엄중할 뿐만 아니라 재물을 하느님 나라의 적인 것처럼 말씀하실 때도 있습니다. 물론 탐욕스럽게 재물을 모으고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는 경우야 말 할 것도 없지만 ‘부자와 나자로’의 비유에서 부자는 별다른 이유 없이 지옥의 불길 속으로 던져진 것 같습니다. 부자는 화려하고 값진 옷을 입고 날마다 호화로운 생활을 했습니다. 그리고 거지 라자로는 부자의 식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로 주린 배를 채웠다고 했습니다. 부자는 무슨 죄를 지었을까요? 그리고 라자로는 천국에 갈만큼 선행을 했는가요? (부자와 라자로, .. 2016. 9. 26.
뱀 같은 슬기 뱀 같은 슬기 ‘너희는 뱀같이 슬기롭고 비둘기같이 양순해야 한다.’(마태 10:16) 예수께서는 세상에 제자들을 보내시면서 마치 양을 이리떼 가운데 보내는 것과 같은 심정으로 이렇게 당부하셨습니다. 높은 이상을 가진 사람, 순결하고도 도덕적인 양심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세상은 매우 험난하고 위험하기도 합니다. 너무 순진해서 속기도 쉽고 이용당하기도 쉽습니다. 그래서 순수한 신앙인이 가져야 할 것이 바로 뱀 같은 지혜입니다. 어떤 청지기가 주인의 재산을 낭비한다고 하기에 주인은 그 청지기를 해고하려고 합니다. 청지기는 실직을 하면 앞으로 살 길이 막막해서 꾀를 내어 빚진 사람들을 불러다가 대출 장부를 조작합니다. 기름 백말을 빌린 사람은 오십 말로, 밀 백 섬을 빌린 사람은 팔십 섬으로 적게 해서 훗날 .. 2016. 9. 19.
한 사람 한 사람 자동차 판매 사원인 주인공이 딸에게 줄 생일 케이크를 자동차 뒷좌석에 싣고 집으로 달려갑니다. 터널을 통과하는 순간 갑자기 터널이 붕괴되어 갇힙니다. 휴대 전화로 부인과 119에 연락해서 구조를 요청합니다. 급히 출동한 구조대원들은 터널이 붕괴되어 무너진 산을 뚫고 안에 있는 사람을 구조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합니다. 어느 위치에 사람이 있는지 알 수가 없는 와중에 간신히 알아낸 환풍기 번호로 파악된 위치도 원래 설계대로 시공이 되지 않은 까닭에 오랜 기간 동안 진행된 시추 작업이 헛일이 되고 맙니다. 터널 밖에서는 고위층 사람들이 구조작업을 격려하고 사진을 찍고는 돌아가고, 기자들은 최장 시간 고립에 초점을 맞추어 보도를 합니다. 구조 작업은 지연되고 40일, 50일을 넘게 됩니다. 주인공은 실.. 2016. 9. 12.
자기 십자가 자기 십자가‘누구든지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 오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고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예수께서는 십자가를 어디서 구해오라거나, 새로 만들라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자기의 십자가’를 짊어지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에는 우리 각자에게 이미 주어진 십자가가 있다는 뜻이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기 십자가는 발견하는 것이지 만들어 내거나 어디서 구해오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말로 한다면 십자가는 우리의 선택이 아니라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자기 십자가는 하늘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을 무시할 수도 있고, 거부할 수도 있고, 또 부인할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는 미워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에 그것을 짊어지고 예수님을 따를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2016. 9. 5.
관계 형통의 명약 관계 형통의 명약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기를 소망하고 또 그 행복을 위해서 살아갑니다. 그런데 행복의 비결은 재물의 소유나 사회적 성공 여부보다는 ‘관계’에 있습니다. 하느님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 특히나 인간관계가 어떠한지에 따라서 행복의 질량이 다르게 느껴집니다. 하느님과의 관계는 영적 충만으로 나타나며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속에서 우러나오는 행복을 누리게 합니다. 또한 인간관계를 통해서 삶의 가치를 확인하고 사랑을 체험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사는 세계는 이러한 수평과 수직의 관계를 가로막는 요소가 너무나 많습니다. 그래서 대다수의 사람들이 관계가 끊어진 점으로 고독하게 살아갑니다.“최근 한 배우가 내게 자기의 직업 세계에 대해 말해 주었다. 그 이야기는 오늘날 상황의 많은 부분을 상징적으로 드러내 주는.. 2016. 8. 29.
고통 받는 사람 앞에서 고통 받는 사람 앞에서재작년 한국을 방문한 로마교회의 프란체스코 교황에게 기자들이 교황께서 세월호 유족들의 손을 잡아준 것이 종교인의 정치적 중립을 어긴 것 아니냐고 질문했습니다. 그러자 프란체스코 교황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고통 받는 사람 앞에서 중립은 없습니다.’ 예수께서는 고통 받는 약자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습니다. 늘 그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치유하며 벗이 되어주셨습니다. 벗이 된다고 하는 것은 그들과 같은 입장에 선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들의 아픔과 무거운 인생의 짐을 나누어지는 것입니다. 같은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 상대방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법이니까요. 일반적으로 높은 사람, 가진 사람들이 낮은 사람, 약자들에게 위에서 아래로 자비를 베푸는 것과는 다릅니다. 예수께서는 죄인들과 아무런.. 2016. 8. 21.
불을 지르시다니요? 불을 지르시다니요? “나는 이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내가 이 세상을 평화롭게 하려고 온 줄로 아느냐? 아니다. 사실은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루가 12:49, 51) 예수께서 하신 이 격렬한 말씀을 어찌 받아들여야 할까요? 예수께서는 굶주린 백성들을 보고서 측은하게 여기셔서 5천명을 먹이시지 않았나요? 길거리의 병자들을 불쌍히 여기셔서 고치시고, 어둠 속에서 헤매는 사람들에게 빛의 길을 가르쳐주시지 않았습니까? 죽은 라자로의 무덤 앞에서 비통해 하시고 눈물을 흘리신 예수께서 이렇게 가혹한 말씀을 하시니 받아들이기가 참 어렵습니다. 게다가 한 가정에서 아버지가 아들을 반대하고 아들이 아버지를 반대할 것이며 어머니가 딸을 반대하고 또 딸이 어머니를 반대할 것이며 갈라질 것이라니 가정 파괴를 목적으.. 2016. 8. 14.
마음이 있는 곳 마음이 있는 곳 지난 열흘 동안 스페인을 다녀왔습니다. 피카소와 가우디의 나라, 빛나는 인류 문화 유적과 예술이 보존되어 있는 나라, 이슬람과 유대인 그리고 중세 카톨릭이 우여곡절을 겪은 종교사를 간직한 유별난 곳이어서 비록 짧은 시간의 여행이지만 보고 느낄 것이 많은 나라였습니다. 그런데 가기 전부터 걱정 아닌 걱정을 하게 된 것이 두 가지가 있었는데, 하나는 40도를 웃도는 태양열이었고 또 하나는 그 유명한 소매치기였습니다. 온도가 높은 것이 겁도 나긴 했지만 의외로 그늘에 들어가면 시원한 상태여서 그런대로 서울보다는 날씨를 극복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출발하기 전부터 여러 사람들이 소매치기를 조심해야 한다는 경고(?) 또는 충고(?)를 해주셨습니다. 실제 당한 사람들 이야기가 넘.. 2016. 8.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