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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420

인간의 무게 모든 사람은 심부름꾼입니다. 하느님이 이 세상에 우리 각 개인을 보내실 때는 뭔가 뜻이 있으셔서 보내주셨다는 것이지요. ‘아무개, 그대는 세상에 가서 내가 맡긴 일 좀 하고 오시오!’ 이렇게 말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일평생 그 심부름의 내용이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태반입니다. 또 자기가 심부름 하러 세상에 왔다는 사실조차도 모르고 자기가 주인인 것처럼 생각하면서 썩어질 것, 사라질 것만 평생 붙들고 살아갑니다. 그러다보니 정작 하늘나라에 가지고 갈 것이 별로 없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믿는다는 것은 나에게 하느님이 맡기신, 부탁하신 일이 무엇인가를 찾아나가는 과정입니다. 소위 믿음이 강하다는 것을 하느님을 잘 컨트롤 하는 능력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내가 .. 2017. 1. 23.
메시아를 만났소! 삼국지는 세 사람의 만남으로부터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유비와 관우와 장비가 복숭아밭에서 잔을 기울이며 뜻을 모았다고 해서 도원결의라고 합니다. 그들은 태어날 때는 서로 다르게 태어났지만 죽을 때는 같이 죽자고 비장한 결의를 하면서 의형제를 맺습니다. 정의로운 태평성대를 이루는 새 세상을 만들기로 작정하고 어떤 고난과 시련이 와도 그 뜻을 변치 않기로 합니다. 개인적인 안위와 권세를 위해 패거리를 만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라와 백성의 행복과 평화를 위한 원대한 목표를 향해 함께 가기로 결의한 것입니다. 이 세 사람은 이 만남으로서 새로운 운명의 길을 개척하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 세 사람의 결의는 나라의 운명과 역사의 흐름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예수님이 선교 사역을 하면서 처음 하신 일도 .. 2017. 1. 15.
홀연히 열린 하늘 문 기독교인들은 세 번 태어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 번은 부모님으로부터 육신을 받아 태어나고, 두 번째는 세례를 받고 하느님의 자녀로 태어나는 것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 탄생은 신앙이 성장해서 하느님의 소명을 깨달아 복음을 실천하는 기쁨으로 사는 것입니다. 사람에 따라서 빠른 사람이 있고 늦는 사람이 있겠지만 원리는 비슷합니다. 이렇듯 신자가 된다는 것은 하느님을 만나고 관계를 맺어서 새로운 삶으로 거듭나는 것이지 자기의 본성과 낡은 욕망을 그대로 간직하면서 겉으로만 신앙적인 행위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신앙이라는 장식물로 포장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수 십 년 동안, 몇 세대를 걸쳐 교인의 문패를 걸고 있다고 하더라도 거듭남의 체험과 그 기쁨이 없는 사람은 참다운 신자라고 말하기가 .. 2017. 1. 8.
이름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여 주인공 스카렛 오하라가 마지막에 ‘내일엔 내일의 태양이 뜬다!’고 말합니다. 어제보다는 나은 오늘을, 오늘보다는 나은 내일을 기약하면서 암울하고 절망스러운 현실에서 절대 포기할 수 없는 희망을 내비칩니다. 매일 떠오르는 해가 다를 수는 없지만 희망을 간직한 사람에게는 어제의 해와 오늘의 해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병신년’이라는 어감도 이상했던 2016년도 해가 기울고 2017년도의 해가 떠올랐습니다. 해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작년은 정말 다사다난 이라는 말로도 다 설명이 안 될 만큼 엄청난 사건과 변화를 겪었습니다. 낯선 사람들의 이름이 매일 뉴스에 등장하면서 매일 충격과 반전 속에서 지냈던 것 같습니다. 그 이름들은 어둠의 세계 속에서 대한민국을 움켜쥐고 국가와 .. 2017. 1. 1.
어둠이 빛을 이겨 본 적이 없다! 어느 교회에 옆집이 술집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술집 주인이 소문을 듣기로 교회에서 신자들이 술집이 벼락 맞아서 불 타 버리기를 바란다고 열심히 기도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기분이 나빴지만 어쩔 수 없었는데 어느 날 진짜 술집이 벼락을 맞아서 불타버렸습니다. 술집 주인이 생각다 못해 교회를 상대로 고소를 했습니다. 재판에서 변호사가 말했습니다. 옆에 있는 교회에서 술집이 벼락 맞아 불타버리라고 기도해서 진짜 벼락을 맞았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교회 측에서는 기도와 벼락이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했습니다. 직접적으로 벼락을 내린 것이 아니라고 항의했습니다. 재판장이 난처해졌습니다. 곰곰이 생각하더니 판결을 했습니다. ‘술집 주인은 기도가 이루어진다고 하는 것을 믿었고, 교회는 기도를 믿지 않았다!’ 메시.. 2016. 12. 25.
요셉의 꿈 요셉의 꿈 우리가 믿는 하느님은 ‘오고 계시는’ 하느님입니다. 하느님은 그 어떤 한 곳에 머물러 계셔서 우리가 찾아가야 만날 수 있는 그런 하느님이 아니신가 봅니다. 또는 다른 세상에 계셔서 늘 우리를 감시하고 심판하시는 하느님이 아니고 언제나 ‘이 세상 속으로’ 찾아오시는 분입니다. 성서에서 하느님은 항상 당신의 뜻이 있으실 때 찾아오셨습니다. 아브라함에게, 야곱에게, 요셉 그리고 모세와 예언자들에게 꿈속에서 나타나셔서 어디로 가야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가르쳐주셨습니다. 예수께서 탄생하신 사건은 그 절정을 보여주셨습니다. 환상이나 천사들을 통해서 당신의 뜻을 말씀하신 것을 넘어서서 인간의 육신으로 나타나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인간과 함께 계시는 하느님이라는 것을 알려주시고 ‘지금’, ‘여기에서’ .. 2016. 12. 18.
오시기로 한 분이 바로 당신입니까? ‘오시기로 한 분이 바로 당신입니까?’ 이스라엘은 수 백 년을 나라 없이 이민족의 침략과 지배를 받아왔습니다. 예수 시대에는 로마의 식민지가 되었고, 무죄한 어린 아이들을 잔인하게 학살해도 버젓이 살 수 있는 헤롯의 통치 속에 신음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유다인들은 예언자들의 가르침대로 메시아가 와서 새 하늘과 새 땅을 열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모진 박해와 고통 속에서도 그들은 기다림과 희망으로 자신들의 정체성을 지켜왔습니다. 그런 때 세례자 요한이 나타나서 하느님 나라가 다가왔다고 선포했습니다. 사람들은 요한에게서 희망을 발견했고 그 앞에 가서 회개했다는 징표로 세례를 받았습니다. 요한은 의인이었기에 불의한 권력과 맞서 싸웠습니다. 헤롯왕의 부도덕한 비행에 대해서 엄하게 꾸짖었습니다. 그.. 2016. 12. 12.
광야의 외침 광야의 외침 성서에서 광야는 매우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곳입니다. 광야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하느님을 만나고, 하느님의 명령을 듣고, 과거의 낡은 삶을 버리고 하느님의 백성으로 거듭나는 곳입니다.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해방되어 약속의 땅으로 가는 과정에 광야가 있었습니다. 곧바로 가면 일주일이면 갈 수 있는 길임에도 40년이라는 긴 세월을 방황했습니다. 낡은 종살이의 노예근성과 죄를 씻는데 40년이라는 시간과 훈련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백성들은 걸핏하면 하느님과 모세를 배반하기가 일쑤였습니다. 때로는 이집트 종살이가 차라리 낫다고 하면서 왜 우리를 이곳으로 끌어내 왔느냐고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노예근성이 뿌리째 뽑히고 하느님이 가르쳐 주신 율법에 따라 새 삶을 살게 되기까지 40년의 광야의 훈련이 필요했.. 2016. 12. 4.
기다림의 기쁨 기다림의 기쁨 영성생활에서 기다림은 필수적입니다.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것은 그분이 다시 오실 그날을 기다리고 만남을 준비하는 것과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대림절에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고, 사순절에는 예수님의 승리의 날을 기다립니다. 부활절이 지나면 성령이 오시는 것을 기다리고 예수님의 승천 후에는 영광 속에 다시 오실 날을 기다립니다. 일 년 사시사철 우리 삶에 하느님 나라가 이루어지길 기다립니다. 그런데 하느님을 기다린다는 것은 수동적으로 기다리는 것이 아닙니다. 버스나 전철이 오기를 기다린다거나, 비가 그치기를 기다린다거나 또는 해가 뜨기를 기다리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을 기다리는 것은 지금도 오고 계시는 하느님의 섭리와 표적을 발견하기 위해서 현재를 온전히 사는 것을 말합니다. 농.. 2016. 11. 28.
십자가에 달리신 '왕' 십자가에 달리신 '왕' 유다인들은 오랜 세월 동안 위대한 왕이 등장하기를 학수고대 했습니다. 그들이 꿈꾸었던 왕은 화려한 왕관과 제의를 입고 권좌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왕이었습니다. 그들이 바라던 왕은 모든 사람들을 다스리며 원수를 무릎 꿇리고 복종케 하는 왕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왕국이 영원토록 세상을 지배하는 희망을 품었습니다. 이런 왕에 대한 기대에 루가 복음서에서 하느님의 응답을 전합니다. 그 왕은 바로 해골산이라는 곳에서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입니다. 그의 머리 위에는 ‘유다인의 왕’이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다윗 왕과 같이 위대하고 강력한 권력을 가진 분이 아닙니다. 그 분은 단지 매우 불행한 사나이에 불과했습니다. 높은 권좌에 있지도 않고, 허리를 굽혀 충성을 다하는 신하도.. 2016. 11. 24.
두려워 말라 두려워 말라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고 한다면 과연 우리는 오늘 무엇을 할까요? 스피노자는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했습니다. 사과나무를 심는다면 그것이 자라고 열매를 맺을 때까지는 꽤 많은 해가 지나야 할 텐데 내일 당장 종말을 맞이한다면 그야말로 쓸데없는 일이라고 비웃음을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종말이 와서 열매를 얻는 것을 볼 수 없을지라도 지금 내가 희망을 가지고 묵묵히 자신의 일을 다 하는 것이야말로 모든 사람들이 가져야 할 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종말 앞에서 심한 공포를 느끼며 패닉에 빠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종말의 그 날이 오면 과연 우리는 어찌 될까요? 많은 재난 영화들이 인류 최후의 날에 일어나는 현상들을 보여줍니다. 급격한 기상 변화로 말미암아 전 세계가.. 2016. 11. 13.
부활에 대한 토론 부활에 대한 토론 추풍낙엽. 가을바람에 마른 잎들이 우수수 떨어지고 있습니다. 가을의 깊은 맛은 이렇게 낙엽 흩어지는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여름에 태풍이 불어올 때 나무뿌리가 뽑히고 가지가 찢길지언정 잎은 떨어지지 않았는데 시나브로 떨어지는 것을 보면서 창조의 섭리를 보게 됩니다. 생명체가 모든 수고를 마치고 언젠가는 그 출발의 원점인 흙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준엄한 법칙을 바라보면서 우리 삶을 출발한 원점을 생각합니다. 가을을 사색의 계절이라고 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저 나뭇잎처럼 언젠가 돌아갈 본향을 바라보며 오늘의 나는 과연 제대로 살고 있는지, 어떤 열매를 안고 그 나라로 갈 것인지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종교와 신앙은 죽음이라는 절대적인 문제 앞에 선 인간에게 영생이라.. 2016. 11.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