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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설교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는 교회

by 분당교회 2021. 12. 7.

아직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소아 청소년층에서 코로나 확진이 다수 발생하고 있다고 하네요. 그래서 주일 감사성찬예배 방식을 변경했습니다. 다음 주일부터, 교회학교 학생들의 예배를 온라인으로 진행합니다. 

 

성당대면예배는 매주일 누구든지 참여하도록 합니다. 손 씻고 마스크를 잘 쓰고 예배드리면 되니까 예배회복을 신앙회복을 위해 성당대면예배에 나오시기 바랍니다. 

 

교회학교 온라인예배를 위해서 애쓰실 봉사자들을 위해 격려해 주시고 교회학교 학생들이 잘 참여할 수 있도록 부모님들의 협조 당부 드립니다.

 

12월 첫 주일이네요. 12월을 맞이하며 이해인 수녀님의 “12월의 기도”라는 시를 읽어드리고 설교를 나누고자 합니다. 

 

12월의 기도

이해인

 

또 한 해가 가버린다고 

한탄하며 우울해하기보다는

아직 남아있는 시간들을

고마워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 주십시오

한 해 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들

저를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 

선한 마음으로 봉헌하며

솔방울 그려진 감사카드 한 장

사랑하는 이들에게 

띄우고 싶은 12월

 

이제 또 살아야지요

해야 할 일 곧잘 미루고

작은 약속을 소홀히 하며

남에게 마음 닫아걸었던 

한 해의 잘못을 뉘우치며

겸손히 길을 가야 합니다

같은 잘못 되풀이하는 제가

올해도 밉지만

후회는 깊이 하지 않으렵니다

진정 오늘밖엔 없는 것처럼

 

시간을 아껴 쓰고

모든 이를 용서하면

그것 자체로 행복할 텐데...

이런 행복까지도 미루고 사는

저의 어리석음을 용서하십시오

보고 듣고 말할 것 

너무 많아 멀미 나는 세상에서

항상 깨어 살기 쉽지 않지만

눈은 순결하게 

마음은 맑게 지니도록

고독해도 빛나는 노력을 

계속하게 해주십시오

 

12월엔 

묵은 달력을 떼어내고

새 달력을 준비하며 

조용히 말하렵니다 

가라, 옛날이여 

오라, 새날이여

나를 키우는데 모두가 필요한 

고마운 시간들이여

 

시 한 편이 웬만한 설교보다 좋네요. 그래도 준비한 원고가 있어 말씀을 나누겠습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감사성찬예배 중에 성시는 보통 시편을 교독하는데 오늘은 루가복음 1장에 나오는 즈가리야 송가를 노래로 불렀습니다. 즈가리야는 세례 요한의 아버지입니다. 즈가리야의 부인은 성모되신 마리아의 친척인 엘리사벳이구요. 

 

 

엘리사벳은 아이를 낳지 못하고 나이가 들었는데, 하느님의 섭리 가운데 아기를 갖게 되었습니다. 마리아가 예수님을 잉태하기 6개월 전에 임신하게 되었고 이는 마리아에게 하느님의 일하심에 대한 증거가 되고 격려가 되었습니다. 

 

엘리사벳이 아기를 낳자 친척들이 아기 이름을 즈가리야로 정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엘리사벳이 요한이라고 해야 한다고 말하고, 천사의 수태고지를 믿지 않아 벙어리가 되어 있던 즈가리야의 입이 열려 요한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게 됩니다. 이 때 즈가리야가 하느님을 찬미하며 부른 노래가 즈가리야 송가입니다. 

 

즈가리야는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메시야를 보내주심을 찬양하고 하느님이 주신 아들 요한이 메시야의 오실 길을 예비하는 예언자로 태어났음을 노래합니다. 루가 1:76-77, “76 아가야, 너는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예언자 되어 주님보다 앞서 와서 그의 길을 닦으며 77  죄를 용서받고 구원받는 길을 주의 백성들에게 알리게 되리니”

 

오늘 읽은 1독서 말라기에서도 예언하고 있습니다. 3:1, “보아라. 나 이제 특사를 보내어 나의 행차 길을 닦으리라.” 

 

예수님의 오실 길을 예비하기 위해서, 요한에게 부여된 하느님의 사명이 어떤 것인지 오늘 복음 3절에 나와 있습니다. 루가 3:3, “회개하고 세례를 받아라. 그러면 죄를 용서받을 것이다.” 

 

회개는 하느님 나라 백성으로 살아가지 못하는 죄 된 삶에서 돌이켜 하느님의 통치 안으로 들어가는 유일한 길입니다. 이스라엘은 진정한 회개 없이 형식적인 성전 제사만을 드리면서 열방을 하느님께 돌아오게 하는 제사장의 나라, 하느님 나라 백성이라는 사명을 살아가지 못했기에 나라를 잃는 심판을 받았습니다. 이에 요한이 회개를 선포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요한이 세례를 받으라고 한 것입니다. 물세례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아주 생소한 것이었습니다. 이방인들이 유대교로 개종할 때 치르는 예식이기 때문입니다. 이방인들이 유대교로 개종할 때 물세례, 성전 제사, 할례라는 3가지 의식을 수행해야 했습니다. 

 

요한이 이스라엘백성에게 세례를 받으라고 선포했다는 것은 이스라엘이 하느님의 말씀대로 살지 않는 이방인과 같은 존재였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회개와 세례를 선포하며 메시야의 길을 예비하는 요한의 정체성에는 복선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요한의 삶은 메시야이신 예수님의 삶에 대한 전조입니다. 요한의 메시지와 예수님의 메시지는 동일했습니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유일한 조건으로 회개를 강조한 것입니다. “회개하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그리고 요한이나 예수님이나 당대 종교 정치 권력자들과 갈등했고, 그들의 손에 죽임을 당하는 예언자의 길을 걸어갔습니다.

 

또한 요한의 삶은 제자들의 삶에 대한 전조이기도 합니다. 요한은 자신이 구원에 이르는 그 길이 아니라, 그 길로 나오라고 초대하는 사람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사람들이 요한을 그들이 기다리던 메시야로 오해하니까 이렇게 말합니다. 루가 3:16,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베풀지만 이제 머지않아 성령과 불로 세례를 배푸실 분이 오신다. 그분은 나보다 더 훌륭한 분이어서 나는 그분의 신발끈을 풀어드릴 자격조차 없다.”

 

우리 그리스도인의 삶도 요한처럼 겸손하게 사람들을 주님께 인도하는 디딤돌이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별히 예수님의 초림을 기념하고 주님의 다시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2주일에 교회가 세례자 요한을 읽은 이유는 분명합니다. 예수님의 초림을 준비한 세례 요한처럼 예수님의 재림을 준비하는 사명이 교회에 있음을 알게 하는 것입니다. 

 

그 사명이 무엇인지는 오늘 2독서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필립 1:6, “여러분들에게 훌륭한 일을 시작하신 하느님께서는 그 일을 계속하실 것이며 마침내 그리스도 예수께서 다시 오시는 날 완성하실 것입니다. 이것이 나의 신념입니다.”

 

하느님께서 필립비교회 안에서 시작하시고 주님이 다시 오시는 날에 완성하실 ‘훌륭한 일’, ‘그 일’이 주님의 재림을 준비하는 교회의 사명입니다. 

 

‘그 일’이 무엇인지는 5절에 나옵니다. “여러분이 그리스도를 믿기 시작한 첫날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 복음을 전하는 데 협력해 온 것을 나는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그 복음을 전하는 데 협력하는 일”입니다. 교회가 주님의 동역자로서 예수님게서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전하는 선교에 매진하는 것이 주님의 재림을 준비하는 교회의 사명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성공회분당교회가 다시 오시는 주님의 길을 준비하는 교회가 되기 위해서 실천해야 하는 선교는 어떤 것일까요?

 

성공회는 ‘교구’라는 단위로 하느님의 선교를 감당하는 주교제 교회입니다. 그래서 매해 연말에 지역교회를 대표하는 대의원들이 교구의회로 모여 시대적인 상황 가운데 주님께서 요청하는 선교의 내용을 분별합니다. 

 

주보 2면에 조금은 복잡해 보이는 도표가 실려 있는데, 대한성공회 서울교구가 다시 오실 주님의 길을 예비하는 교회로 서기 위해 실천해야 하는 내용들입니다. 당연히 우리 모두가 명심하고 실천해야 하는 것입니다. 

 

함께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 성공회 : ‘친교와 상통-커뮤니언’의 교회

2022년 표어 : 친교의 신앙으로 선교하는 제자공동체 

요한 13:34,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성공회정신 :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성공회의 5대 표지

  1. 성서, 전통, 이성으로 하느님의 뜻을 찾아 따르는 교회
  2. 성서와 기도서로 일치를 이루는 전례와 성사의 교회
  3. 관용과 포용의 정신으로 세상과 이웃에게 열린 교회
  4. 대화와 공동의 식별로 개혁하는 보편교회
  5. 주교를 중심으로 평신도와 성직자가 하나되어 선교사명을 수행하는 교회

 

성공회 선교사명의 5대 표지(세계성공회협의회 ACC-6에서 결정한 내용)

 – 성공회는 그리스도를 따르는 선교공동체로서

  1.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합니다.
  2. 새신자를 가르치고, 세례를 주고, 양육합니다.
  3. 사랑의 섬김으로 이웃의 필요에 응답합니다.
  4. 불의한 사회를 변혁하며, 모든 폭력에 도전하고 평화와 화개를 위하여 노력합니다.
  5. 창조질서를 보존하며 지구 생명의 회복과 유지에 헌신합니다.

 

성공회 서울교구 ‘건강한 교회’의 일곱 표지(영국성공회 더럼교구. 피터버러교구)

  1. 신앙으로 활력을 얻는 교회
  2. 세상에 복음을 전하는 교회
  3. 하느님의 뜻을 식별하고 실천하는 교회
  4. 성장과 변화를 위한 대가를 감당하는 교회
  5. 공동체로 친교 상통을 이루는 교회
  6. 공동선을 위해 가진 것을 나누는 교회
  7.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교회

 

성공회 서울교구 건강한 신자의 일곱 표지

(세실대 학생들이 정리한 내용)

  1. 공기도와 모임에 모범적으로 참여하는 신자
  2. 자신을 먼저 변화시키는 신자
  3. 매일 성경을 읽고 교회와 세상을 위하여 기도하는 신자
  4. 정직한 십일조 생활을 하는 신자
  5. 비판과 험담을 하지 않는 신자
  6. 1년에 1명을 전도하고 양육하는 신자
  7. 환경파괴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기억하며 적게 쓰는 생활을 하는 신자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성공회분당교회가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고 준비하는 선교공동체가 되기 위해서, 2022년에는 어떤 선교적 실천을 할지 논의하고자 12월 19일 오후에 워크숍을 갖습니다. 

 

함께 모여 주님께 묻고 듣고 대화하며 분별하는 가운데, 2022년 사업계획과 예산안을 수립 하고자 합니다. 기도해 주시고 함께 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2독서를 보면 사도 바울로가 필립비교회 교우들을 위해 기도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제가 여러분을 위해서 중보하고 싶은 기도이기에 그 말씀을 읽어드리며 설교를 마칩니다. 1:9-11, “여러분의 사랑이 참된 지식과 분별력을 갖추어 점점 더 풍성해져서 10 가장 옳은 것이 무엇인지를 가릴 수 있게 되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순결하고 나무랄 데 없는 사람으로서 그리스도의 날을 맞이하게 되고 11 또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올바른 일을 많이 하여 하느님께 영광과 찬양을 드릴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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