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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나눔

맥추감사편지(1)

by 분당교회 2020. 7. 12.

하느님 지금까지, 여기까지, 지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일에 감사드려요. 감사는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감사는 어쩌다 좋은 일이 생겨서 내뱉는 말에 있지 않고, 일이 좀 안 풀리더라도 성급하게 판단해서 불평하지 않고 기다려 보는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온 세상이 정지되고, 우리는 집 안에 갇혀 있습니다. 일자리가 많이 없어졌고 미래가 불안합니다. 그래도 화내지 않고 감사하기로 결단을 하니 감사할 꺼리가 보이네요. 누군가를 미워하기로 결정 하면 그 사람의 단점을 찾는 일이 쉬워지듯이, 감사하기로 먼저 정하면 이유는 어떻게든 찾아지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힘든 일도 많지만, 아이들과 같이 있는 시간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여행이나 가야 이렇게 셋이 붙어 다니는데, 지금은 몇 달째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합니다. 그래서 이 시간을 좋은 날로, 기다리며 견디는 시간으로 여기지 않고, 여행을 왔다고 생각하고 즐기려고 합니다. 그리고 세상 사람들이 코로나를 겪으며 자본주의의 질주를 반성하고 돌아볼 수 있게 된 것은 오히려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는 힘들지만 나에게 가장 유익합니다. 감사하지 못하는 상태는 작은 방에 나를 가두는 것과 같은 거 같습니다. 하느님이 주신 인생의 온갖 좋은 것들을 맛보지 못하고 생명력 있게 인생을 살아갈 수 없습니다. 감사는 이런 옥문을 여는 열쇠입니다. 감사하기 힘들 때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나 자신을 위해서 감사를 해야 합니다. 감사하기 힘들 때면 하느님께 요청하면 도와주십니다.

 

저는 우리 남편이 집안을 너무 어질러서 속상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럴 때 하느님이 잠언의 말씀으로 저를 위로해 주셨습니다. 

 

“소가 없으면 구유는 깨끗하려니와 소의 힘으로 얻는 것이 많으니라.”(잠언 14:4) 

 

하느님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제가 던지는 질문에 답을 주시는 분입니다. 제가 TV를 좋아해서 주로 TV에서 답이 나올 때가 많습니다. 하늘을 올려다 볼 때도 언제나 감탄과 경이와 더불어 하느님께 감사를 올립니다. 그 어떤 예술작품 보다도 훌륭한 그림이 매일같이 머리에 펼쳐져 있습니다. 우주 전체에 울려 퍼지는 하느님의 숨결을 느낍니다.

 

성공회 분당교회를 알게 되고 이렇게 예배에 참여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코로나로 많은 분들을 뵙지 못 하고 있지만, 이런 계기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심을 감사합니다. 

 

하느님, 제가 앞으로도 감사를 계속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감사할 수 없을 때도 감사하도록 인도해 주시고, 마지막 순간도 당신의 손에 맡깁니다. 남들과 비교하며 감사하는 일은 하지 않도록 해 주시고, 인생이 선물임을 항상 잊지 않도록 어리석은 나를 일깨워 주세요. 

 

한지혜 막달라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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