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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나눔

김정빈 스테파노 - 타교파 영접 소감

by 분당교회 2018. 4. 2.

아버지(김자현 토마스)를 먼저 분당교회로 이끌고

본인도 함께 출석을 하기 시작해 결국 이번 부활절에

부자가 함께 성공회 분당교회에서 타교파 영접식을 통해

영적인 공동체의 새로운 가족이 되었습니다. 

다시 태어나는 가족. 

이것이 성공회 분당교회가 추구하는 우리 삶의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김정빈 스테파노


작년 가을, 깊은 절망과 냉소에 갇혀 있던 제가 침대에 누워 있던 참에 아버지께서 애써 다가와 말을 건내셨습니다. "정빈아 왜 요즘 그렇게 잘 다니던 교회에 안나가니?"


평소에 교회에 비판적인 시선이 많으신 분인걸 감안 할 때 동네 주변 교회를 하나 하나 다녀보시면서 제게 무심코 건내신 말을 쉽게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곳 저곳 망가지고 메마른 마음을 갖고 빵 부스러기 한조각이라도 찾아보려는 마음에 과거에 받았던 사랑을 기억하며 어렵게 찾아간 예배소들에서 오히려 원망스러울 만큼 매서운 하느님의 침묵만이 주어졌기에 마음에 공허감과 소외감만 커졌던 경험들만 쌓여가서 쉽사리 아버지께 답변하지 못했습니다.


4년전 주교좌성당에서 들었던 강의를 계기로 성공회라는 교단에 대해 알게되었습니다. 집 바로 건너편 상가에 성공회 교회가 있는걸 알게 된건 동네에 이사오기 전부터 알았지만 쉽사리 발걸음을 내딪을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진심으로 교회를 찾아보시는 모습에 이곳에 대해 말씀드릴 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께서 예배에 참석하신 이후 제게 기대감에 가득 찬 얼굴로 너무 기뻐하시는 모습에 호기심과 용기가 생겼던것 같습니다.


얼마 후 분당교회 예배에 참석하게 되었고 비록 모범적으로 출석하고 예배드리지 못했지만 제 시선과 마음에 작은 변화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뵙지만 따스한 미소와 악수로 저와 아버지께 다가오신 교회 어른들의 모습에서 인자하심을, 부족하고 치기어린 모습에도 인내하시고 함께 시간을 보내주신 신부님에게 하느님의 오래참으심과 절제하심을, 일상속의 바쁨 속에서도 예배에 달려오시는 분들을 보며 온유함과 공급하심을, 같이 걸어가주고 고민하고 먹고 마셔준 분들에게 친구되심을, 예배후 뛰노는 아이들에게서 순전하심을, 교회 여기저기 닳아있는 의자에서 겸손히 섬기심을, 짧은 한 순간 한 장면 한 사람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주시고 임재하심을 보게 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제게는 많은 문제와 부족함과 결핍과 오해가 자리잡고 있는것을 보게됩니다. 삶속에서 제가 언제나 '도대체 이것은 왜?' 하는 점들은' 그대로 제 삶속에 자리잡고 있는것을 보게됩니다. 불안하고 포기하고싶고 원망스럽고 나약한 나의 모습에 의해서 오늘도 넘어지는 제 모습을 발견합니다.


하지만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예상하지 않았던 시간에 한방울 한방울 조용히 마음을 적셔주시며 제 시선과 마음을 만지시는 하느님의 은혜와 사랑을 막연히 기대하게 해주셨습니다. 


교회에 대한 사랑과 소망이 회복되게 해 주신 하느님과 신부님과 성도님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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