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설교685 요셉의 꿈 요셉의 꿈 우리가 믿는 하느님은 ‘오고 계시는’ 하느님입니다. 하느님은 그 어떤 한 곳에 머물러 계셔서 우리가 찾아가야 만날 수 있는 그런 하느님이 아니신가 봅니다. 또는 다른 세상에 계셔서 늘 우리를 감시하고 심판하시는 하느님이 아니고 언제나 ‘이 세상 속으로’ 찾아오시는 분입니다. 성서에서 하느님은 항상 당신의 뜻이 있으실 때 찾아오셨습니다. 아브라함에게, 야곱에게, 요셉 그리고 모세와 예언자들에게 꿈속에서 나타나셔서 어디로 가야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가르쳐주셨습니다. 예수께서 탄생하신 사건은 그 절정을 보여주셨습니다. 환상이나 천사들을 통해서 당신의 뜻을 말씀하신 것을 넘어서서 인간의 육신으로 나타나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인간과 함께 계시는 하느님이라는 것을 알려주시고 ‘지금’, ‘여기에서’ .. 2016. 12. 18. 오시기로 한 분이 바로 당신입니까? ‘오시기로 한 분이 바로 당신입니까?’ 이스라엘은 수 백 년을 나라 없이 이민족의 침략과 지배를 받아왔습니다. 예수 시대에는 로마의 식민지가 되었고, 무죄한 어린 아이들을 잔인하게 학살해도 버젓이 살 수 있는 헤롯의 통치 속에 신음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유다인들은 예언자들의 가르침대로 메시아가 와서 새 하늘과 새 땅을 열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모진 박해와 고통 속에서도 그들은 기다림과 희망으로 자신들의 정체성을 지켜왔습니다. 그런 때 세례자 요한이 나타나서 하느님 나라가 다가왔다고 선포했습니다. 사람들은 요한에게서 희망을 발견했고 그 앞에 가서 회개했다는 징표로 세례를 받았습니다. 요한은 의인이었기에 불의한 권력과 맞서 싸웠습니다. 헤롯왕의 부도덕한 비행에 대해서 엄하게 꾸짖었습니다. 그.. 2016. 12. 12. 광야의 외침 광야의 외침 성서에서 광야는 매우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곳입니다. 광야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하느님을 만나고, 하느님의 명령을 듣고, 과거의 낡은 삶을 버리고 하느님의 백성으로 거듭나는 곳입니다.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해방되어 약속의 땅으로 가는 과정에 광야가 있었습니다. 곧바로 가면 일주일이면 갈 수 있는 길임에도 40년이라는 긴 세월을 방황했습니다. 낡은 종살이의 노예근성과 죄를 씻는데 40년이라는 시간과 훈련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백성들은 걸핏하면 하느님과 모세를 배반하기가 일쑤였습니다. 때로는 이집트 종살이가 차라리 낫다고 하면서 왜 우리를 이곳으로 끌어내 왔느냐고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노예근성이 뿌리째 뽑히고 하느님이 가르쳐 주신 율법에 따라 새 삶을 살게 되기까지 40년의 광야의 훈련이 필요했.. 2016. 12. 4. 기다림의 기쁨 기다림의 기쁨 영성생활에서 기다림은 필수적입니다.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것은 그분이 다시 오실 그날을 기다리고 만남을 준비하는 것과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대림절에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고, 사순절에는 예수님의 승리의 날을 기다립니다. 부활절이 지나면 성령이 오시는 것을 기다리고 예수님의 승천 후에는 영광 속에 다시 오실 날을 기다립니다. 일 년 사시사철 우리 삶에 하느님 나라가 이루어지길 기다립니다. 그런데 하느님을 기다린다는 것은 수동적으로 기다리는 것이 아닙니다. 버스나 전철이 오기를 기다린다거나, 비가 그치기를 기다린다거나 또는 해가 뜨기를 기다리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을 기다리는 것은 지금도 오고 계시는 하느님의 섭리와 표적을 발견하기 위해서 현재를 온전히 사는 것을 말합니다. 농.. 2016. 11. 28. 십자가에 달리신 '왕' 십자가에 달리신 '왕' 유다인들은 오랜 세월 동안 위대한 왕이 등장하기를 학수고대 했습니다. 그들이 꿈꾸었던 왕은 화려한 왕관과 제의를 입고 권좌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왕이었습니다. 그들이 바라던 왕은 모든 사람들을 다스리며 원수를 무릎 꿇리고 복종케 하는 왕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왕국이 영원토록 세상을 지배하는 희망을 품었습니다. 이런 왕에 대한 기대에 루가 복음서에서 하느님의 응답을 전합니다. 그 왕은 바로 해골산이라는 곳에서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입니다. 그의 머리 위에는 ‘유다인의 왕’이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다윗 왕과 같이 위대하고 강력한 권력을 가진 분이 아닙니다. 그 분은 단지 매우 불행한 사나이에 불과했습니다. 높은 권좌에 있지도 않고, 허리를 굽혀 충성을 다하는 신하도.. 2016. 11. 24. 두려워 말라 두려워 말라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고 한다면 과연 우리는 오늘 무엇을 할까요? 스피노자는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했습니다. 사과나무를 심는다면 그것이 자라고 열매를 맺을 때까지는 꽤 많은 해가 지나야 할 텐데 내일 당장 종말을 맞이한다면 그야말로 쓸데없는 일이라고 비웃음을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종말이 와서 열매를 얻는 것을 볼 수 없을지라도 지금 내가 희망을 가지고 묵묵히 자신의 일을 다 하는 것이야말로 모든 사람들이 가져야 할 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종말 앞에서 심한 공포를 느끼며 패닉에 빠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종말의 그 날이 오면 과연 우리는 어찌 될까요? 많은 재난 영화들이 인류 최후의 날에 일어나는 현상들을 보여줍니다. 급격한 기상 변화로 말미암아 전 세계가.. 2016. 11. 13. 부활에 대한 토론 부활에 대한 토론 추풍낙엽. 가을바람에 마른 잎들이 우수수 떨어지고 있습니다. 가을의 깊은 맛은 이렇게 낙엽 흩어지는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여름에 태풍이 불어올 때 나무뿌리가 뽑히고 가지가 찢길지언정 잎은 떨어지지 않았는데 시나브로 떨어지는 것을 보면서 창조의 섭리를 보게 됩니다. 생명체가 모든 수고를 마치고 언젠가는 그 출발의 원점인 흙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준엄한 법칙을 바라보면서 우리 삶을 출발한 원점을 생각합니다. 가을을 사색의 계절이라고 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저 나뭇잎처럼 언젠가 돌아갈 본향을 바라보며 오늘의 나는 과연 제대로 살고 있는지, 어떤 열매를 안고 그 나라로 갈 것인지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종교와 신앙은 죽음이라는 절대적인 문제 앞에 선 인간에게 영생이라.. 2016. 11. 6. 행복의 깊이 행복의 깊이 1849년 12월 러시아 세묘노프 광장에 칼바람이 부는 사형대 앞에 28살 청년인 도스토예프스키가 서 있습니다. 그는 반체제 운동에 가담한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았던 것입니다. 사형 집행관이 외쳤습니다. " 죽기 전에 5분 동안 마음을 정리할 시간을 주겠다!" 도스토예프스키는 혼자서 말합니다.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는 먼저 가족과 동료들을 생각하며 기도합니다. “사랑하는 나의 가족과 친구들, 먼저 떠나는 나를 용서하고 나 때문에 너무 많은 눈물을 흘리지 마십시오. 너무 슬퍼하지도 마십시오.” 집행관은 2분이 지났음을 알렸습니다. “아, 후회할 시간도 부족하구나. 난 왜 그리 헛된 시간 속에서 살았을까. 찰나의 시간이라도 더 주어졌으면...” 그는 생각하면서 후회와 반성을 합니.. 2016. 10. 30. 두 사람의 기도 두 사람의 기도 기도는 하느님과의 대화입니다.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았으나, 우리는 기도함으로서 하느님과 특별한 관계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기도를 통해서 하느님이 살아계시고 나와 함께 계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기도할 때 하느님 앞에 서게 되며, 하느님 앞에서 내가 어떤 존재인지를 알게 됩니다. 구약성서에서 욥이 폭풍 속에서 하느님의 음성을 들을 때 자신이 티끌보다 못한 존재임을 고백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때문에 기도 속에서 우리는 자신의 욕심과 집착과 교만을 버리고 하느님의 은총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사람임을 깨닫게 됩니다. 기도로 그 무엇인가를 채우기보다는 자신을 비우는 것, 이것이 영성생활의 출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예수께서 자신만이 옳다고 믿고 .. 2016. 10. 24. 포기하지 말라! 포기하지 말라! 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서서히 단풍이 드는 나뭇잎을 바라보면서 한 해의 수고를 마감하고 겨울을 준비하는 시간이 왔음을 알게 됩니다. 과연 어떤 소망을 간직하고 달음질 쳐 왔는가? 어떤 꿈과 기도 제목을 가지고 하느님과 대화 하고 있는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가을을 사색의 계절이라고 하는 것은 가을 나뭇잎을 바라보며 삶의 중심을 되돌아보는 시간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사람들에게 꿈과 소망을 빼앗는다면 사는 의미를 잃게 되고 살아도 사는 게 아닌 것처럼 될 것입니다. 매일 기계적으로 지루한 일상이 반복된다면 삶은 정체될 것이고 이는 곧 무덤을 향해 한 걸음씩 다가가는 것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누구나 꿈과 소망을 가져야 삶의 의미와 보람을 얻게 될 것입니다. 인류의 역사는 꿈꾸는 사람들에 .. 2016. 10. 17. 은총을 두 배로 받는 법 은총을 두 배로 받는 법 선물을 주었는데 받는 사람이 감사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면 선물 준 사람의 기분은 별로 좋지 않을 것입니다. 아니면 선물이 마음에 들지 않을까, 뭐가 부족한가, 혹시 좋지 않은 감정이 있는지를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감사의 인사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고 또 인간관계를 더욱 깊게 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어떤 젊은 30대의 남성이 치명적인 암에 걸렸습니다. 부인도 있고, 3살짜리 아이도 있습니다. 의사들마다 그의 치료를 포기했습니다. 그런데 그 암에 관련해서 최고의 권위를 가지고 있는 한 의사가 그의 수술을 시도했습니다. 수술 전에 그는 이 수술은 매우 위험해서 자칫 환자가 죽을 수도 있으나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했습니다. 9시간이나 되는 장시간의 대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나 이 .. 2016. 10. 10. 신실한 믿음, 신실한 종 신실한 믿음, 신실한 종 예언자 하박국이 활동하던 시대는 이스라엘이 이민족의 침략으로 멸망을 앞두고 있던 때입니다. 하박국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고통 받는 상황에서 하느님에게 항의를 합니다. “야훼여,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이 소리, 언제 들어주시렵니까? 이 고생살이를 못 본 체하십니까? 보이느니 약탈과 억압뿐이요, 터지느니 시비와 말다툼입니다. 법은 땅에 떨어지고 정의는 끝내 무너졌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끝내 악인은 심판을 받고 이스라엘에 새날이 올 것이다. 그러니 희망을 가지고 마음을 고쳐먹고 끝까지 신실함을 잃지 말라고 하십니다. “의로운 사람은 그 신실함으로 살리라!” 아무 대가나 보상을 기대하지 않고 하느님을 믿을 수 있을까요? 재난과 공포 앞에서 하느님을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신실한 믿음을 지닐 .. 2016. 10. 2. 이전 1 ··· 19 20 21 22 23 24 25 ··· 5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