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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설교

친교의 신앙으로 선교하는 제자공동체

by 분당교회 2021. 5. 23.

 

지난 주일을 승천대축일로 지키며, 승천하시는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을 들었습니다. 루가 24:48-49, “너희는 이 모든 일의 증인이다. 나는 내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것을 너희에게 보내 주겠다. 그러니 너희는 위에서 오는 능력을 받을 때까지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어라.” 

 

사도행전 1장 12절을 보면, 이 약속을 받은 제자들은 “그 올리브라고 하는 산을 떠나 안식일에 걸어도 괜찮을 거리에 있는 예루살렘으로 돌아왔고” 14절을 보면 ”그들은 모두 마음을 모아 기도에만 힘썼습니다.”

 

승천하시는 예수님의 약속을 기억하며 9일간 기도에 힘쓴 제자들이 오순절이 되어 모였는데, 그 때 주님께서 약속하신 성령님이 임했습니다. 오늘 2독서입니다. 

 

사도 2:1-4, “1 마침내 오순절이 되어 신도들이 모두 한 곳에 모여 있었는데 2 갑자기 하늘에서 세찬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가 들려오더니 그들이 앉아 있던 온 집안을 가득 채웠다. 3 그러자 혀 같은 것들이 나타나 불길처럼 갈라지며 각 사람 위에 내렸다. 4 그들의 마음은 성령으로 가득 차서 성령이 시키시는 대로 여러 가지 외국어로 말을 하기 시작하였다.“

 

지난 9일간 ThyKingdomCome 세계성공회 9일 기도운동에 참여하여 기도해온 우리들에게도 오늘 성령님이 세찬 바람으로, 불길처럼 임하시기를 기대합니다.

 

세계 각국에서 온 유다인들과 경건한 이방인들이, 제자들이 전하는 하느님이 행하신 크신 일을 저마다 자기네 언어로 듣는 신기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군중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제자들이 술 취했다고 빈정거리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에 베드로와 12제자들이 일어나 군중들을 향해 설교했습니다. 

 

사도 2:36, “이스라엘의 온 백성은 분명히 알아두시오. 여러분이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인 이 예수를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주님이 되게 하셨고 그리스도가 되게 하셨습니다.”

 

두려워 숨어 지내던 제자들이, 성령으로 충만해지니까 용기가 솟아나 사람들 앞에서 담대하게 복음을 전하게 된 것입니다. 성령을 받은 제자들이 증인의 삶을 살기 시작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성령을 보내주신 목적이 이것입니다. 사도 1:8, ”성령이 너희에게 오시면 너희는 힘을 받아 예루살렘과 온 유다와 사마리아뿐만 아니라 땅 끝에 이르기까지 어디에서나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 

 

증인이란 예수님의 모든 일을 증거 하는 사람입니다. “너희는 이 모든 일의 증인이 될 것이다.” 

제자들은 십자가와 부활만이 아니라, 예수님의 공생애를 함께 했습니다. 죄인들과 가난한 사람들을 환대하시고, 병자와 마귀 들린 자를 고치시며,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시고 가르치신 예수님을 옆에서 보고 배우며 하느님 나라를 경험했습니다. 

 

예수님은 그가 떠난 이후에, 자신이 시작한 하느님 나라 운동을 계승하도록 제자들을 부르신 것입니다. 이제 제자들이 예수님 곁에서 보고 듣고 경험한 하느님 나라를 일구어가야 합니다. 

 

제자들이 증인의 삶을 살도록 예수님을 알려 주시는 분이 ‘협조자, 돕는 이’로 번역되는 파라클레토스, ‘또 다른 그리스도’이신 성령님입니다. 요한 15:26, “내가 아버지께 청하여 너희에게 보낼 협조자 곧 아버지께로부터 나오시는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그분이 나를 증언할 것이다.”

 

사도행전 2장을 계속 읽어보면, 오순절에 베드로의 설교를 듣고 마음에 찔림을 받은 사람들이 회개하고 세례를 받았는데, 그날 새로 신자가 된 사람만도 3천 명이나 되었다고 합니다. 

 

놀라운 성령의 역사입니다. 무신론이 팽배한 이 시대에도 이 회심의 역사가 계속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들이 모여 새로운 삶을 살기 시작했습니다. 그 모습이 사도행전 2장 42절에 나옵니다. 42, “그들은 사도들의 가르침을 듣고 서로 도와주며 빵을 나누어 먹고 기도하는 일에 전념하였다.”

 

사도들의 가르침을 듣는 ‘말씀공동체’, 서로 도와주는 ‘사랑의 공동체’, 빵을 나누어 먹고-성찬례를 말합니다-기도하는 일에 전념하는 ‘예배공동체’인 교회가 탄생한 것입니다. 

 

역사상 최초로 탄생한 교회를 본 세상 사람들의 반응이 사도행전 2장 끝 절에 나와 있습니다. 47, “모든 사람이 그들을 우러러보게 되었다. 주께서는 구원받을 사람을 날마다 늘려주셔서 신도의 모임이 커갔다.”

 

이와 같이 예수님께서 성령님을 보내주신 최종적인 목적은 하느님 나라를 경험하고 확장해 가는 예수 공동체를 세우시는 것입니다. 

 

성령님은 하느님 나라를 일구어가는 증인 공동체를 세우시는 하느님이십니다. 이를 위해서 성령님은 3가지 차원으로 일하십니다. 

1. 증인 공동체 세우시고자 성령님은 코이노니아를 이루십니다.

 

교회로 모인 사람들이 살아간 구체적인 모습을 이렇게 기록합니다. 사도 2:44-47, “44 믿는 사람은 모두 함께 지내며 그들의 모든 것을 공동 소유로 내어놓고 45 재산과 물건을 팔아서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만큼 나누어주었다. 46 그리고 한마음이 되어 날마다 열심히 성전에 모였으며 집집마다 돌아가며 같이 빵을 나누고 순수한 마음으로 기쁘게 음식을 함께 먹으며 47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이렇게 사는 것을 ‘성령의 코이노니아’라고 부릅니다. 코이노니아는 우리말로 ‘상통, 친교, 교제’로 번역되는데, 초대교회는 인종이나 성별이나 계급이나 그 어떠한 차별도 없이 누구든지 환대하며, 작은 공동체로 모여 함께 예배드리고, 재산까지도 공유하며 한마음을 이루었습니다. 예수님의 새 계명에 따라 “서로 사랑하는 공동체”로 살아간 것입니다. 

 

그 결과가 아까 읽어 드린 47절입니다. 47, “모든 사람이 그들을 우러러보게 되었다. 주께서는 구원받을 사람을 날마다 늘려주셔서 신도의 모임이 커갔다.”

 

세상은 그들과 다른 가치와 질서로 살아가는 교회를 보며 하느님을 알게 됩니다. 하느님은 구원받는 사람들을 더 해주시어 교회가 자라게 하십니다. 

 

이렇듯 예수님의 증인 되는 교회를 세우시고자 성령님이 하시는 가장 중요한 일이 성령의 코이노니아가 넘치는 공동체가 되게 하시는 일입니다. 

 

그래서 사로 바울로는 고린토인들에게 보낸 두 번째 편지 마지막 구절에서 이렇게 고린토교회를 축복합니다. 13:13,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하느님의 사랑과 성령께서 이루어주시는 코이노니아를 여러분 모두가 누리시기를 빕니다.”

 

우리도 감사성찬례 중에 ‘성체후기도’를 이렇게 드립니다. “우리를 성령으로 도우시어 사랑 가운데 서로 상통-코이노니아-하며 주님께서 명하신 일을 이루게 하소서.” 

 

성공회 분당교회가 성령께서 이루어 주시는 코이노니아로, 주님이 명하신 일, 예수님의 증인공동체로 우뚝 서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47절의 말씀이 우리 교회의 기록이 되기를 바랍니다. “모든 사람이 성공회 분당교회를 우러러보게 되었다. 주께서는 구원받을 사람을 날마다 늘려주셔서 성공회분당교회 신도의 모임이 커갔다.”

 

2. 공동체를 세우시고자 성령께서 하시는 두 번째 일은 성령의 외적 충만입니다. 

 

성령으로 외적 충만하면 은총의 선물, 즉 성령의 은사를 받습니다. 고전 12장에 성령의 9가지 은사가 나와 있습니다. “지혜의 말씀의 은사, 지식의 말씀의 은사, 믿음의 은사, 병 고치는 은사, 기적을 행하는 은사,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서 전하는 은사, 성령의 활동을 가려내는 힘- 분별의 은사, 이상한 언어를 말하는 능력 – 방언의 은사, 이상한 언어를 해석하는 힘 – 방언 통역의 은사.” 내게 없는 능력이 나타나는 초월적 은사들입니다. 

 

이 은사를 주시는 목적은 분명합니다. 고전12:7, “성령께서는 각 사람에게 각각 다른 은총의 선물을 주셨는데 그것은 공동 이익을 위한 것입니다.” 

 

‘공동이익’이란 교회를 세워가는 일을 말합니다. 성령의 외적 충만으로 은사를 받으면 공동체를 세워가는 봉사자로 헌신하게 됩니다.

 

저는 치유의 은사를 가진 분의 기도로 치유 받아 예수님을 믿게 되었고, 전도사 부제 사제로 교회를 섬기면서, 공동체를 세워가는 일에 성령의 은사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많이 경험했습니다.

 

중보기도모임 중에 방언과 방언 통역을 통해 화해와 일치가 일어난 경험, 은사집회를 통해 경험하는 내적 치유, 성령세미나를 통해 은사를 받고 봉사자로 헌신하는 교우들, 로마서 12장에 나오는 ‘희사의 은사’로 자기 재산을 드려 성당과 교육관을 건축하고 봉헌하신 교우 등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로는 권면합니다. 고전 14:12, “성령의 선물은 여러분이 갈망하는 것이니 되도록 풍성하게 받으십시오. 그러나 그것은 교회를 돕는 것이어야 합니다.” 

(개역성경, 그러므로 너희도 영적인 것을 사모하는 자인즉 교회의 덕을 세우기 위하여 그것이 풍성하기를 구하라.)

 

은사를 받아 교회를 섬기는 삶이 귀한 것이니 이를 갈망하고 구하라는 것입니다. 그런 신자들이 많을수록 교회가 든든히 서가게 되는 것입니다. 성령의 은사를 사모하는 여러분이 되기를 바랍니다.

3. 공동체를 세우시고자 성령님이 하시는 세 번째 일은 내적충분입니다. 

 

이는 나무가 대지에 뿌리를 내리면 수액이 올라와 열매가 맺히는 것처럼, 내적으로 성령 충만해지면 성령의 열매를 맺는 것을 말합니다. 

 

성령의 열매는 갈라디아 5장에 나와 있습니다. 22-23, “22 성령께서 맺어주시는 열매는 사랑, 기쁨, 평화, 인내, 친절, 선행, 진실, 23 온유, 그리고 절제입니다. 이것을 금하는 법은 없습니다.” 

 

성령님으로 내적 충분하면 9가지 열매가 자라납니다. 예수를 닮은 성숙한 사람이 됩니다. 사도행전에 나오는 바르나바 같은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4:36-37, 36 키프로스 태생의 레위 사람으로 사도들에게서 "위로의 아들"이라는 뜻인 바르나바라고 불리는 요셉도 37 자기 밭을 팔아 그 돈을 사도들 앞에 가져다 바쳤다. / 11:24, 바르나바는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훌륭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주님께 나오게 되었다. 

 

성령의 내적 충분으로 예수님의 인격을 지닌 분들은 바르나바처럼 공동체를 건강하게 세워가는 어른의 역할, 영적 부모의 역할을 합니다. 저부터 바르나바와 같은 사람이기를 소망하며 여러분 모두가 바르나바와 같아지기를 기도합니다.

 

이렇듯 성령으로 외적 충만하고 내적 충분한 신자들이 많을 때, 성령의 코이노니아가 넘치는 공동체가 됩니다. 

 

그 교회를 통해서 하느님 나라를 경험하며 이 세상 속에 하느님의 나라를 확장해 가는 주님의 교회가 됩니다. 

 

성령의 외적 충만, 내적 충분을 받기 위해서 주보 2면의 도표가 중요합니다. 

 

성령님은 예수님을 주님으로 고백하는 우리와 항상 함께 하십니다. “성령의 내주”라고 합니다.  

 

내주하시는 성령님은 우리를 진리로 이끌어주십니다. 오늘 복음 16:13,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너희를 이끌어 진리를 온전히 깨닫게 하여주실 것이다. 그분은 자기 생각대로 말씀하시지 않고 들은 대로 일러주실 것이며 앞으로 다가올 일들도 알려주실 것이다.” “성령의 인도”입니다.

 

구원의 은총에 감사하며 영적으로 참되게 감사성찬예배를 봉헌하고, 매일 기도와 묵상으로 예배자로 살아갈 때 성령의 인도를 받을 수 있습니다. 

 

성령의 인도하심에 순종하는 삶이 계속될수록 그 사람은 성령으로 충만해집니다. 외적 충만으로 은사가 나타나고, 내적 충분으로 성령의 열매를 자라납니다. 

 

그래서 교회를 통해 예수님의 비전이요, 하느님의 꿈인 하느님의 나라를 일구어가는 능력 있는 제자로 살아 주님께 영광을 돌리게 됩니다. 

 

오늘 1독서를 통홰 성령의 바람이 불어와 마른 뼈가 살아나는, 에제키엘이 본 환상을 읽었습니다. 

 

영국성공회 역사에서 마른 뼈와 같던 교회를 쇄신하고 부흥케 하는 하느님의 일에 쓰임 받은 분이 요한 웨슬리 신부님입니다. 

 

감리교 창시자로 알려진 요한 웨슬리는 영국성공회 사제셨습니다. 인디안 선교를 위해 미국 조지아로 가던 중에 풍랑을 만났습니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떨고 있었는데, 같은 배를 탄 모라비안 교도들은 찬송을 하며 기도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학자이고 선교사인 자신 안에 없는 것을 그들은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선교사역에 실패하고 돌아온 후 모라비안 교도들의 기도회에 참석하고 성령세례를 받고 회심합니다. 그 이후 영국성공회를 살리는 성령의 사람이 되었습니다. 성공회의 복음주의 로-처치의 원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형제교단 감리교회는 오늘을 웨슬리 회심 기념 주일로 지킵니다. 

 

대한성공회에도 성령의 바람이 불어오기를 기도합니다. 주교 사제 신자들이 성령으로 외적 충만, 내적 충분하여 성령의 코이노니아가 넘치는 공동체를 세워가며   힘차게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기를,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말씀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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