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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설교

승천하신 예수님, 우리를 하느님 나라 시민으로 부르시다!

by 분당교회 2021. 5. 16.

오늘은 예수님의 승천을 기념하는 대축일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40일째 되는 날 승천하셨습니다. 그래서 교회력으로 지난 목요일 5월 24일이 예수승천대축일인데, 신앙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어서 많은 교우들이 참여할 수 있는 주일로 옮겨 예배드립니다. 

 

성서는 고대인의 세계관에 따라 기록되었습니다. 예수님 당대 사람들은 삼중적 우주관으로 구름 위에 천국이 있고, 그 밑에 대지가 있으며, 가장 아래에는 지옥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제자들이 보는 앞에서 사라진 사건을 하늘로 올라가셨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루가 24:51. “그들을 떠나 하늘로 올라가셨다.”

 

승천에 관해 코스모스의 저자인 미국의 천문학자 Carl Sagan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예수가 물리적으로 하늘로 승천하셨다면, 빛의 속도와 같이 빠르게 승천하셨더라도 ... 그분은 아직 우리 은하의 가장자리에도 이르지 못하셨을 것입니다” 

 

현대의 우주론에 따르면, 예수께서 다른 차원으로 사라지셨거나 블랙홀을 통해 천국으로 가시는 모습을 상상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이런 상상은 성서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승천이란 예수님이 sky, 하늘이라는 공간으로 올라가셨다는 말이 아닙니다. 

 

예수님의 승천이 역사적으로 정확하게 어떻게 일어났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제자들의 눈에는 더 이상 보이지 않는 하느님 아버지의 세계로 돌아가셨다는 것입니다. 오늘 서신 에페 1:20, 하느님께서는 그 능력을 떨치시어 그리스도를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려내시고 하늘나라에 불러 올리셔서...“

 

“하늘나라에 불러 올리셔서”, 예수님의 승천은 우리에게 하느님 아버지의 세계, 우리가 흔히 말하는 천국을 묵상하게 합니다. 예수님께서 거룩함 가운데 천국으로 가심으로, 우리들도 천국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천국을 소망하는 믿음으로 굳게 서시기 바랍니다.

 

승천은 부활의 사건의 종결로서 예수님이 본래 누리셨던 자신의 영광을 회복하신 승귀(昇貴), 즉위(卽位)입니다. 즉 예수님께서 창조주로, 구원자로, 이제 마지막 날 오시는 심판주라는 본래의 자리로 복귀한 사건입니다. 

 

이에 대해 오늘 2독서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조금 전 읽어 드린 말씀을 이어서 읽어 드립니다. 에페 1:20-22, “20 ... 다시 살려 내시고 하늘나라에 불러 올리셔서 당신의 오른편에 앉히시고 21 권세와 세력과 능력과 주권의 여러 천신들을 지배하게 하시고 또 현세와 내세의 모든 권력자들 위에 올려놓으셨습니다.”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왕의 자리로 복귀하신 것이 승천이라는 것입니다. 

 

 < 잠깐 퀴즈를 내드립니다! 

  승천하시어 하느님의 우편에 앉으신 그리스도께서 무엇을 하고 계실까요? 

 

  로마서 8장 34절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분은 우리를 위해서 돌아가셨을 뿐    만 아니라 다시 살아나셔서 하느님 오른편에 앉아 우리를 위하여 대신 간구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승천하시어 하느님 보좌 우편에 계신 예수님은 언제나 우리를 위하여 중보하고    계십니다. 우리가 어떤 형편과 처지에 있을지라도 낙심하지 않을 이유입니다.     믿음으로 용기를 내십시오. 

 

  그래서 사도 바울로는 이렇게 선포합니다. 로마 8:37, “우리를 사랑하시는 그분

  의 도움으로 이 모든 시련을 이겨내고도 남습니다.”>

제자들은 오순절에 주님이 약속하신 성령을 경험하면서 “예수님이 왕”이시라는 믿음을 더 확고히 했습니다. 

 

승천하시는 예수님은 성령을 약속하셨습니다. 루가 24:49, 49 나는 내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것을 너희에게 보내주겠다. 그러니 너희는 위에서 오는 능력을 받을 때까지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사도 1:8, “너희에게 성령이 오시면 너희는 힘을 받아 예루살렘과 온 유다와 사마리아뿐만 아니라 땅 끝에 이르기까지 어디에서나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

 

이 말씀에 따라 제자들은 예루살렘을 떠나지 않고 기다렸습니다. 오늘 1독서에 이어지는 사도행전 1장 14절입니다. “그들은 모두 마음을 모아 기도에만 힘썼다.”

 

이렇게 한 마음으로 기도하던 제자들에게 오순절이 되자 성령이 임했습니다. 성령이 임했다는 것은 바로 예수님이 하늘의 보좌로 오르시어 왕이 되셨다는 것을 확증하는 사건입니다. 

 

성령을 받은 제자들은 예수님이 왕이 되셨다는 믿음으로 굳게 서서 예수님이 선포하신 영원한 하느님의 나라만을 소망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더 이상 이 세상에 속한 사람이 아니다. 나는 하늘 나라 시민이다”라는 자기 신분에 대한 정체성을 분명하게 가지게 되었습니다. 

 

하여 더 이상 칼과 창으로 다스리는 로마황제를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로마제국의 질서와 가치대로 살아가지 않고 하느님 나라의 가치로 살아가는 하느님 나라 시민으로 살아갔습니다. 

 

인류의 역사 가운데 세상에 대조되고, 세상에 대항하며, 세상의 대안이 되는 하느님의 나라 시민들의 공동체인 교회가 출현하게 된 것입니다. 

 

교회는 사람들을 하느님과 화해시키고 인간의 죄로 인해 깨어져 신음하는 하느님의 피조 세계를 회복해 가며 하느님의 나라를 일구어 가는 선교 공동체입니다. 에페 1:23,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며 만물을 완성하시는 분의 계획이 그 안에서 완전히 이루어집니다.”

 

예수님이 승천하기 전까지는 예수님을 물리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면, 승천 이후에는 주님의 몸 인 교회를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를 경험하게 됩니다. 

이렇듯 교회는 존귀하고 위대한 주님의 몸입니다. 여러분 각자는 위대한 교회의 지체로서, 예수님의 손과 발입니다. 

 

교회력으로 부활절기가 성령강림주일로 마치게 되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신자들이 성령으로 충만할 때, 부활하시고 승천하시어 왕으로 이 역사와 만물을 다스리시는 예수님을 신뢰하는 확고한 믿음으로 이 세상 속에서 하느님 나라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제자들은 한 마음으로 기도에 전념함으로 성령 충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세계성공회는 예수승천대축일부터 성령강림주일까지 평일 9일 간 Thy Kingdom Come!이라는 9일기도운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가 속한 성공회 서울교구 강남교무구에서는 연합으로 9일 기도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우리교회는 새벽 유튜브로 아침기도를 드리고 매일 또래모임별로  온라인 기도회를 갖고 있습니다.

 

“Thy Kingdom, 하느님의 나라”는 왕이신 하느님의 다스리심으로 공평과 정의가 이루어지는 평화의 나라를 말합니다. 

 

Thy Kingdom Come! 기도운동 기간에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있고 또 미얀마를 위한 특별 기도를 드리고 있어 의미가 깊게 다가옵니다. 

 

신군부의 등장으로 풍전등화에 놓인 조국의 민주주의를 위하여, 1980년 5월 18일에 시작된 광주민주화운동은 크나큰 비극으로 끝났지만, 그 정신은 1987년 6.10항쟁으로 이어졌고 마침내 촛불 혁명으로 타올라, 우리나라 민주화를 이루었습니다.

 

지금 미얀마가 80년 광주 같은 아픔을 겪고 있습니다. 군사정권의 총칼에도 굴하지 않고 자유와 민주를 외치는 미얀마의 국민들을 응원합니다. 

 

역사를 주관하시는 정의의 하느님이 살아 계시기에, 미얀마에도 민주주의가 이루어지는 그 날이 올 것입니다.

 

대한성공회는 5월 한 달을 미얀마의 민주화를 위한 기도의 달로 정했습니다. 주보2면에 취지문과 기도문이 있습니다. 9일 기도 운동에 적극 참여하며 미얀마를 위해서도 중보해 주시기 바랍니다. 

 

9일 기도를 계기로 우리 교회가 더욱 기도에 힘쓰며, 성령의 능력을 받아, 이 땅에 하느님의 나라를 일구어가는 선교공동체가 되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예수 승천 신앙을 선포하며 설교를 마칩니다.

 

예수님은 왕이십니다. 

예수님은 하늘과 땅의 권세를 가지신 주권자이십니다. 

예수님께서 선포하시고 시작하신 하느님의 나라가 영원합니다. 

 

왕이신 예수님이 다시 오시어 이 땅의 모든 악과 불의를 심판하고 영원한 하느님의 나라를 완성하실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의 시민 된 우리 교회는 주님의 손과 발이 되어 이 땅에 하느님 나라를 일구어 가는 증인의 삶을 살아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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