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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나눔

‘밝은 슬픔’을 걷는 사순절

by 분당교회 2020. 3. 1.

“사순절기는 여정이요, 순례입니다. 사순절기의 ‘밝은 슬픔’ 안으로 첫발을 내디디면서, 우리는 저 멀리 있는 종착지를 응시합니다. 그것은 부활의 기쁨이요, 하느님 나라의 영광으로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정교회 전례학자 알렉산더 슈메만 신부의 가르침입니다. 

 

신앙인의 삶도 기대와 예상처럼 평탄하지 않습니다. 신앙이 평온하고 안정된 삶을 보장하리라는 생각은 오해입니다. 누구도 슬픔과 기쁨, 절망과 희망이 교차하는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다만, 신앙인은 이 ‘슬픔’의 세계에 발을 디뎌, 그 길에서 만난 다른 이들의 슬픔과 절망을 손잡고 함께 걸을 뿐입니다. 그 끝에 부활의 기쁨과 희망이 있습니다. 신앙생활은 이 ‘밝은 슬픔’을 걷는 일입니다. 

“기억하라, 그대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가리라”는 선언을 들으며 우리는 이 사순절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하느님께서 보잘것없는 흙을 빚어 숨결을 넣어서 우리 생명이 나왔으니, 그 숨결이 없이는 우리 인간이 흙먼지에 불과하다는 강력한 선언입니다. 죽음이라는 모든 인간의 운명을 되새겨주며, 다 같이 먼지인 처지에 서로 경쟁하여 지배할 심산을 내려놓으라는 명령입니다. 

 

우리가 걷는 삶이 ‘밝은 슬픔’인 것을 기억하면서 이 사순절을 시작합시다. 이마에 받은 재를 기억하고, 우리 운명의 연약한 본질을 되새깁시다. 집안 한쪽에 모래와 돌, 십자가를 세우고 그 옆에 재를 담아 두어 사순절 기도처로 삼아 기도하며 함께 걸어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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