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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설교

성경이 보여주는 내 모습

by 분당교회 2017. 10. 1.

2017년 10월 01일 연중 26주일 설교말씀

성공회 분당교회 김장환 엘리야 신부

마태오 21:23-32


성경이 보여주는 내 모습


추석 연휴가 시작되었습니다. 인천공항이 북새통을 이루고 많은 분들이 여행을 갔다고 하는데 오늘 이렇게 예배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하고 축복합니다. 다음 주일도 연휴 기간 중에 있습니다. 어디에 계시든 하느님께 예배드리시기 바랍니다. 특별히 우리 성공회는 설과 추석, 그리고 별세자의 기일에 성당에 나와 감사성찬예배를 드리면서 고인을 기억하고 기도합니다.


추석을 맞이해서 오랜만에 일가친척들을 만나게 됩니다. 안부를 묻는다고 던지는 질문들이 있는데 반드시 피해야 하는 인사말들이 있습니다. “공부는 잘 하냐? 몇 등하니? 결혼은 언제 하니? 취직은 했니?” 이런 인사말들보다, “내가 기도해 줄 것이 없는지”를 묻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더도 말고 한가위 같기만 하라는데, 행복 가득한 명절 되시기 바랍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에게는 특권이 있습니다. 예수님을 통해 아버지가 되신 창조주 하느님을 알아가는 것입니다. 서로를 더 깊이 알아가며 우정과 신뢰로 동행하는 것이 사랑의 관계이듯이,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을 알고 하느님을 사랑하며 하느님과 동행하는 삶이 믿음의 삶입니다. 


하느님을 알아가도록 우리에게 허락된 선물이 성경입니다. 성경은 하느님께서 자신을 계시하신 책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이 매일 성경을 읽고 묵상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매주일 예배마다 구약과 신약, 시편과 복음을 읽은 이유입니다. 



성경은 두 가지 관점으로 읽는 영적으로 유익합니다. 첫째는 “하느님은 어떤 분이신가?”, 두 번째는 “성경을 읽고 있는 나는 어떤 존재이고 그런 나에게 주시는 말씀은 무엇인가?”입니다. 하느님에 대한 객관적인 진리와 그 진리와 만나는 나에 대한 주관적인 적용인 것입니다. 


지난 한 주간 이런 관점으로 오늘 본문들을 묵상하면서 신앙의 여러 단계의 모습과 어떻게 성숙할 수 있는지를 생각헤 보았습니다. 


1독서로 읽은 출애굽기 말씀은 하느님의 은총으로 이집트를 탈출해서 가나안을 향해 가는 이스라엘의 광야 여정 이야기입니다. 노예로 살아가던 이집트에서 해방되기까지 이스라엘은 10가지 기적과 홍해가 갈라지는 기적을 경험하면서, 야훼가 살아계신 하느님이심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놀라운 하느님의 은혜를 누렸음에도 마실 물이 없다고 모세에게 대들고 불평을 터뜨렸습니다. 


이러한 이스라엘의 모습은 영적으로 어린 아이의 모습입니다. 우리 모두는 십자가의 사랑으로 죄 사함 받고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창조주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고백하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우리의 인생 여정도 광야 같습니다. 하느님의 임재와 하느님 부재를 반복해서 경험하게 됩니다. 하느님이 계시지 않은 것 같은 상황을 맞이할 때 이스라엘 백성처럼 이내 불평을 터뜨리며 하느님을 원망하게 됩니다. 여러분은 어떠신지요?  


오늘 복음은 영적으로 자라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모습을 보게 합니다. 두 아들이 등장합니다. 아버지가 맏아들에게 포도원에게 일을 하라고 말하는데  처음엔 싫다고 하고는 나중에 뉘우치고 일하러 갑니다. 아버지가 둘째 아들에게도 똑같은 요청을 했습니다. 둘째는 흔쾌히 가겠다고 말을 하고는 대답만 하고 가지 않았습니다.


이 두 아들은 다 내 안에 있는 모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믿으면 우리 안에 성령님이 내주하시면서 아버지의 뜻을 따르려는 거룩한 갈망을 주십니다. 하지만, 이전에 내 마음대로 살던 옛 자아가 살아 있어 주님의 뜻보다는 내 생각과 욕망으로 내 삶을 이끌어갑니다. 


옛 자아가 강하면 주님의 뜻을 거부합니다. 그런데 내 안에 계시는 성령님이 계속 양심과 믿음을 일깨우시면 시간이 지나 주님의 뜻을 행하기도 합니다. 또 둘째처럼 선뜻 주님의 뜻에 동의하지만, 옛 자아에 막혀 실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여러분은 어느 경우이신지요? 성경은 그리스도인은 언제나 성령의 인도를 따르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권면합니다.


오늘 서신은 영적으로 성숙한 삶을 보여줍니다. 2독서 필립비서 본문은 따로 설명이 필요 없는 설교 그 자체입니다. 제가 다시 한번 천천히 읽어드리겠습니다. 눈을 감고 말씀을 들으면서 자신의 영적 모습을 보시기 바랍니다. 


1 여러분은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힘을 얻습니까?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위안을 받습니까? 성령의 감화로 서로 사귀는 일이 있습니까? 서로 애정을 나누며 동정하고 있습니까? 

2 그렇다면 같은 생각을 가지고 같은 사랑을 나누며 마음을 합쳐서 하나가 되십시오. 그렇게 해서 나의 기쁨을 완전하게 해주십시오. 

3 무슨 일에나 이기적인 야심이나 허영을 버리고 다만 겸손한 마음으로 서로 남을 자기보다 낫게 여기십시오. 

4 저마다 제 실속만 차리지 말고 남의 이익도 돌보십시오. 

5 여러분은 그리스도 예수께서 지니셨던 마음을 여러분의 마음으로 간직하십시오.


1절 말씀만 살펴보겠습니다. 영적으로 성숙한 사람은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서 힘을 얻습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위안을 받습니다.” 교회는 사람을 보고 다닙니다. 지체가 좋아 다니고 신자회장 교회위원들이 좋아 다니고 아주 간혹 사제가 좋아서 다니기도 합니다. 그래서 먼저 믿은 사람들의 모본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신앙이 자라나고 교회를 향한 주님의 마음을 아는 사람은 그 시선이 사람에게서 하느님에게로 옮겨갑니다. 사람들의 인정과 칭찬에서 힘을 받았는데, 이제는 주님만 바라보고 힘을 얻습니다. 십자가의 사랑에서 위로를 받습니다. 


그래서 “성령의 감화로 서로 사귀고 서로 애정을 나누며 동정합니다.” 내 안에 사랑의 자원이 없음을 알기에 더욱 성령님을 의지합니다. 여기서 “사귄다”는 말은 헬라어 “코이노니아“를 말합니다. ”코이노니아“는 십자가의 사랑으로 용서와 용납하는 삶입니다. 나누고 섬기는 삶을 말합니다. “애정”은 영어로 tenderness입니다. “유연한 마음, 부드러운 마음, 친절함, 다정다감함”입니다. “동정”은 영어로 compassion입니다. com 함께, passion 고통을 겪는다는 말입니다. 


이런 품성과 예수님의 인격으로 공동체를 돌아보는 그리스도인을 영적부모라고 부릅니다. 영적 부모가 많은 교회가 건강하게 성장하는 교회입니다. 주님은 우리가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살면서 성숙한 신자가 되기를 원하십니다. 주님의 기대대로 우리가 영적으로 자라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5절 말씀입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 예수께서 지니셨던 마음을 여러분의 마음으로 간직하십시오.” 이를 위해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성경을 첫 번째 관점, “하느님은 어떤 분이신가” 알아가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성품과 하느님의 마음을 알아가고 묵상하는 만큼, 주님의 마음을 품고 성숙하게 됩니다. 



오늘 1독서는 언제나 함께 하시며 우리의 필요를 채워주시는 하느님을 보여줍니다. 패역한 백성들의 원망과 불평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물을 주셨습니다. 그렇게 사랑으로 자기 백성들을 돌보셨습니다. 모세를 부르시고 출애굽을 명령하신 하느님의 이름은 “나는 나다” “나는 지금 너와 함께 하는 하느님 야훼“입니다. 바로 이 분이 여러분이 살아가는 인생의 여정에도 함께 하시는 하느님입니다.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우리가 그 말씀대로 살아가기를 간절히 원하시는 하느님을 보게 됩니다. 주님은 언제나 내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성경을 읽을 때나 설교를 들을 때, 혹 지체들과 교제하고 어떤 사건을 경험할 때 내주하시는 성령은 내게 주님의 뜻을 알려주십니다. 옛 자아를 십자가에 못 박고 진리의 성령을 따라 주님의 뜻에 순종하기를 바라십니다. 


오늘 서신이 보여주는 하느님은 13절 말씀에 나와 있습니다. “하느님은 우리 안에 계셔서 우리가 주님의 뜻에 맞는 일을 하고자 하는 마음을 일으켜주시고 그 일을 할 힘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이 말씀 그대로입니다. 


이제 침묵 가운데, 내가 신앙적으로 어느 단계에 있는지를 돌아봅시다. 영적으로 어린아이에 머물러 있는지, 성령의 인도하심과 옛 자가 가운데 갈등하고 있는 단계인지, 영적부모로 도약하고 있는지....


그리고 성경묵상을 통해 하느님을 알아가는 거룩한 습관으로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을 간직하며 살아가는 내가 되기를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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