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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설교

부활의 희망을 나누는 교회로!

by 분당교회 2021. 4. 4.

작년에는 3.4월 집합 금지 명령이 있어 부활절 예배도 드리지 못했었는데, 코로나 펜데믹 상황을 1년 이상 살다보니 어느 정도 알고 대처할 수 있어, 방역지침을 지키면서 예배를 드리게 되어 얼마나 감사한지요!

 

부활의 인사부터 다시 나눕니다. 제가 “주님이 부활하셨도다!” 외치면, “정말로 부활하셨도다!”라고 답해 주세요. “주님이 부활하셨도다! 정말로 부활하셨도다!” 

 

지금 나눈 인사말대로 예수님이 부활하셨다고 정말 믿으시는지요? 

 

죽은 사람이 다시 산다는 것은 자연의 법칙에 어긋나는 것이고, 이성적으로 믿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서는 십자가에서 죽으신 예수님이 다시 사셨다는 것을 전하고자 여러 증거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성서가 제시하는 첫 번째 증거는 오늘 복음에 나오는 빈 무덤입니다. 

 

성금요일 예수님이 숨을 거둔 것을 확인되자, 요셉이 나서서 급히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돌무덤에 안치했습니다. 마태복음을 보면 예수님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말씀을 자주 하셨기 때문에 로마 군인들을 배치하여 무덤을 지키게 했습니다. 

 

그런데 안식일 다음 날 이른 새벽에 막달라 여자 마리아가 무덤에 가보니, 무덤을 막아 놓았던 돌이 치워져 있고 예수님의 시신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 일로 예수님이 다시 사셨다는 소식이 급속이 전파되었고 이에 예수님을 죽인 사람들은 예수가 죽지 않고 기절했었다 제자들이 와서 시신을 탈취해 갔다며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성서가 제시하는 예수 부활의 두 번째 증거는 예수님의 부활을 증언하는 최초의 증인이 여성이라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 두 번째 부분에서 막달라 여자 마리아가 증인으로 역할을 합니다. 어제 밤 읽은 마르코복음에서는 막달라 마리아와 함께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와 살로메가 증인으로 등장합니다. 

 

당시는 여자의 증언은 효력이 없던 시대였습니다. 그런데 성서가 공히 여성을 증인으로 기록했다는 것은 그 것이 역사적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부활했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는 제자들의 변화입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이 로마제국이 반도를 처단하는 십자가형에 죽임 당했음에도, 나무에 달려 하느님께 저주받아 죽은 예수를 외면하기는커녕, ‘예수가 다시 살아났다’고, ‘하느님이 예수를 다시 살리셨다’고 외치기 시작했습니다. 

 

박해를 당하고 죽임을 당해도 추호의 타협도 없이 예수님이 다시 사셨다는 복음을 전하는 일에 목숨을 걸었고 정기적으로 모여 예수님께 예배드리며 세상과는 전혀 다른 사랑의 공동체를 이루었습니다. 

 

이렇게 제자들이 부활의 증인으로 살아가게 된 것은 부활하신 예수님이 낙심과 절망 가운데 있는 제자들을 찾아오셨기 때문입니다. 

 

오늘 1독서로 읽은 1고린토 15장을 보면, 부활하신 예수님이 찾아가서 만난 사람들이 소개됩니다. 사도행전 1장 3절을 보면, 예수님은 승천하시는 날까지 제자들을 찾아 가시어 여러 가지 확실한 증거로써 당신이 여전히 살아 계시다는 것을 보여 주시며 하느님 나라에 관한 말씀을 들려주셨다고 합니다.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다시 살리셨다는 것은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시고 삶을 그 나라를 경험하게 하신 예수님이 “옳다”라고 확증하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은 예수님처럼 살아야 하느님께 인정받는 인생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특별히 몸으로 다시 사셨다는 것은 하느님께 창조하신 피조세계, 이 세상에 새 하늘 새 땅, 하느님의 나라가 임하도록 복음을 전파하는 증인의 삶을 도전하는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낙심한 제자들을 찾아가 그들을 통하여 자신이 시작하신 하느님의 나라를 일구어가는, 위대하고 존귀한 삶으로 일으켜 세우셨습니다. 이 이상의 강력한 부활의 증거는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믿는 교회가 들불처럼 번져갔습니다.

 

오늘 부활절 성찬례 봉헌기도문이 이렇습니다. “우리가 이 예물을 바치며 이 빵을 나눌 때 부활하신 주님을 뵙게 하소서.” 이 기도대로, 이 예배 가운데 우리를 찾아오시는 주님을 만나는 은총이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 모두도 제자들처럼 떨쳐 일어나(부활하여) 하느님 나라를 일구어 가는 부활의 증인으로 살아가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지금부터는 주교님이 보내오신 부활절 사목서신을 읽어드립니다.

 


부활절 사목서신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이경호 주교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주님께서 베푸시는 은총과 평화가 교우 여러분의 가정과 하시는 일 위에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우리는 지난해 초부터 1년 넘게 코로나-19 감염증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을 간구합니다. 

 

특별히, 어른들의 잘못으로 숨진 어린 아이들, 인종차별로 희생된 이들과 산업현장에서 과로와 사고로 목숨을 잃은 분들, 그리고 미얀마 군인과 경찰의 무자비한 폭력으로 죽임을 당한 사람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이 모든 이들과 슬픔에 잠긴 사람들 위에 주님의 위로와 평화를 기원합니다. 

 

코로나-19 감염증은 그동안 우리가 소중하게 여기던 모든 것들을 살피게 했습니다. 우리의 신앙생활과 믿음의 관계를 돌아보면서 어떻게 더 깊은 일치를 이루어 주님의 제자로 살아갈 수 있는지를 새롭게 성찰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성공회 신앙의 핵심은 거룩한 친교를 통해서 일치를 이루는 일입니다. 삼위일체의 신앙은 일치의 모델과 가능성, 그리고 그 일치를 통해서 이루어 가시는 하느님의 꿈과 희망을 발견합니다. 

 

우리는 감사성찬례를 드리면서 거룩한 친교로 일치를 이루려고 노력합니다. 우리가 신앙 안에서 거룩한 일치와 상통을 나누는 모습이야말로 선교의 출발이고 완성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우리가 나누는 거룩한 친교와 일치의 모습을 보면서 위로를 얻을 것입니다. 또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는 길이 있음에 희망을 갖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부활하신 주님을 중심으로 거룩한 친교를 나누고 일치를 이루어 선교하는 제자공동체입니다. 

 

우리가 거룩한 친교를 나누며 일치를 이루지 못한다면 우리의 전도와 선포, 봉사는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 교회가 부활하신 주님 안에서 일치를 이루어 더욱 힘차게 봉사하고 선교하는 부활의 공동체로 거듭나기를 기대하고 소망합니다. 

 

지금 코로나-19라는 무서운 전염병으로 힘든 삶을 살고 있지만 좌절하거나 절망하지 아니하고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부활의 기쁨을 누리며 복된 믿음의 길을 걸어가는 믿음의 사람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교우 여러분이 걸어가는 믿음의 여정 위에 부활하신 주님께서 구원의 빛을 비추어 주실 것입니다. 

 

“할렐루야! 우리 주님 부활하셨다.”

이경호 주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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