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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설교

육적인 사람에서 영적인 사람으로!

by 분당교회 2020. 2. 16.

2020년 2월 16일

연중 6주일 설교 말씀

김장환 엘리야 사제 

마태 5:21-37

 

먼저, 감염 차단과 확진자들의 치료를 위해서 애쓰는 보건 당국과 의료진들에게 주님께서 은총으로 함께 하여 주시기를, 특별히 수많은 사상자를 내고 있는 중국에 코로나19의 확산이 속히 차단되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말씀을 나눕니다.

 

우리 인간이 생물학적으로 성장하는 단계가 있습니다. 아기, 어린이, 청소년, 청년, 청장년, 장년. 영적인 성장단계도 이와 유사합니다. 영적 아이, 청년, 부모. 

 

신앙은 영적인 아이로부터 출발합니다. 이 시기에 가장 필요한 것이 하느님의 사랑이지요. 그래서 예배와 공동체가 절대 필요합니다. 청년기는 신앙적으로 자립하는 단계입니다. 그리스도인이라는 자기 정체성을 갖고 하느님 나라 비전을 품으며 그 안에서 인생을 전망합니다. 공동체에서 어린 동생을 돌봐 주고 영적인 부모들을 돕는 역할을 하게 되지요. 영적인 부모는 공동체를 세워가는 사람들입니다. 신앙의 모본을 보입니다. 생명을 낳고 양육하며 하느님의 뜻이 이 땅에 이루어지도록 애쓰는 사람들입니다. 이 시대, 교회와 사회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람들입니다. 

 

여러분은 어느 단계이신지요? 여러분 모두, 교회와 사회를 하느님 나라로 일구어 가시는 영적 부모로 성장하시기를 축복합니다.

 

사도 바울로는 오늘 서신에서 교회 안에서 어린 아이와 같은 사람을 ‘육적인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도 바울로가 오늘 서신에서 말하는 어린 아이는 신앙적으로 갓 태어난 사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을 믿고 영적으로 거듭 난지 오래 되었지만 여전히 생각과 말과 행실이 어린 아이 같은 사람들을 말합니다. 교회 안에 유치한 사람(childish)이 있다는 것입니다.

 

바울로는 말하기를 이런 사람들은 단단한 음식을 소화할 힘이 없다고 합니다. 시기, 다툼 등 세속적인 생활을 하고 공동체 안에서 파벌을 짓고 갈등을 유발한다고 합니다. 요즘도 건강하지 못한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흔한 모습입니다.

 

여기서 ‘단단한 음식’이란 ‘하느님의 말씀’, 성경을 말합니다. 오늘은 육적인 사람이 하느님의 말씀에 대해서 어떤 태도를 갖는지, 어떻게 우리가 영적이 사람이 될 수 있을지를 나누고자 합니다. 

 

1. 육적인 사람은 “하지 말라는” 하느님의 말씀에 머문 사람입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십계명 중에 몇 가지를 예시하면서 새로운 해설을 더하십니다. 

 

십계명은, 이제 막 이집트 종살이에서 해방되어 나온 히브리인들이 그들을 구원하여 주신 하느님만을 섬기며 살겠다고 다짐을 하여, 이에 하느님께서 ‘너희가 나를 섬기는 하느님의 백성이 되려면 적어도 이런 건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신 말씀입니다. 주로 Don’t로 제시된 말씀들입니다. “살인하지 마라. 간음하지 마라. 거짓 맹세를 하지 마라.” 영적으로 갓 태어난 아기 같은 히브리인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주신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교우 여러분,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과 “생명을 존중하라”는 신앙의 원리 중 어느 것이 더 지키기 쉽습니까? Don’t입니다. 생명을 존중하는 삶, 예를 들어 생태계를 회복시키고 보존하는 사명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자본주의가 요청하는 삶의 스타일을 거스르며 살아야하기에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데 신앙인들이 ‘하지 말라’는 말씀만 기억하고, 이 정도는 지키며 산다고 자신을 괜찮은 신앙인으로 여긴다면, 그는 육적인 사람입니다. 이미 청년으로, 영적 부모로 자라났어야하는 하느님의 자녀들이 이제 갓 태어난 사람에게 주신 하느님의 말씀에만 머물러 있다면, 어떻게 하느님의 나라가 확장되고 하느님의 교회가 성장할 수 있겠습니까?

 

2. 육적인 사람의 두 번째 특징은 “젓”만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지난주일 1독서를 기억하십니까? 이사야 58장 6절에서 11절 말씀. 11절 말씀을 보면,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야훼가 너를 줄곧 인도하고 메마른 곳에서도 배불리며 뼈 마디마디에 힘을 주리라. 너는 물이 항상 흐르는 동산이요 물이 끊어지지 않는 샘줄기” 

 

이 말씀으로 만든 축복송도 있습니다. “주님 너를 항상 인도하시리. 메마른 땅에서도 너를 만족시키리. 너는 물 댄 동산 같겠고 마르지 않는 샘 같으리. 너는 물 댄 동산 같겠고 마르지 않는 샘 같으리.” 얼마나 좋습니까? 

 

그런데 이렇게 서로 노래하며 축복하면서도 이 말씀의 전제가 되는 주님의 말씀에는 주목하지 않습니다. 이사야 58장 9절 후반과 10절입니다. “너희 가운데서 멍에를 치운다면, 삿대질을 그만두고 못된 말을 거둔다면, 네가 먹을 것을 굶주린 자에게 나누어주고 쪼들린 자의 배를 채워준다면” 

 

젓처럼 부드럽고 달콤한 축복의 말씀으로 찬양을 만들어 부르고 서로 축복하면서 그 전제가 되는 말씀에 주목하지 않았던 것이 한국교회 신앙의 민낯입니다.

 

성경 안에는 위로, 치유, 격려, 축복 등등 부드럽고 달콤한 말씀들이 많습니다. 이런 말씀은 누구나 좋아합니다. 육적인 사람은 이런 “젖” 같은 말씀만 좋아합니다. 단단한 말씀들은 귀에 담지 않습니다. 회피합니다. 신앙생활을 오래 했어도 단단한 음식은 피하고 젓만 좋아한다면 육적인 사람입니다. 

 

교회 안에는 신앙생활을 오래 했어도 “Don’t, 하지 말라”는 영적인 아이들에게 주신 말씀에만 머무르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단단한 음식을 피하고 그저 나를 위로해 주고 축복해 주고 나를 감동시켜 달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지난주일 설교에서 팔복 중, “의에 주리고 목이 마른 사람은 행복하다”는 말씀에서 “의”란 “주님의 뜻”을 의미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영적인 사람은 “의”에 주리고 목이 마른 사람입니다.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고민하고 기도하며 실천합니다. 단단한 음식 같은 주님의 말씀이라도, 그 말씀에 담긴 주님의 마음과 사랑을 헤아리며 마음을 다해 순종하는 사람입니다. 

 

어떻게 이런 영적인 사람으로 성숙해 갈 수 있을까요?

 

우리를 위해서 고난당하신 예수님을 여러분 인생의 주인으로 모시어 들이십시오. 

예수님을 보내주신 하느님을 사랑하십시오. 

하느님의 말씀인 성경을 사랑하고 늘 가까이 하십시오. 

여러분 안에 계신 진리의 성령님을 더욱 의지하고 그분이 들려주시는 주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고 순종하십시오. 

 

신명기 기자는 말합니다. 30:19-20, 19 나는 오늘 하늘과 땅을 증인으로 세우고 너희 앞에 생명과 죽음, 복과 저주를 내놓는다. 너희나 너희 후손이 잘살려거든 생명을 택하여라. 20 그것은 너희 하느님 야훼를 사랑하는 것이요 그의 말씀을 듣고 그에게만 충성을 다하는 것이다.

 

오늘 시편을 다시 한 번 천천히 교독해 봅시다. 

 

시편 119

1 복되어라, 그 행실 깨끗하고 ◯ 주님의 법을 따라 사는 사람.

2 복되어라, 맺은 언약 지키고 ◯ 마음을 쏟아 주님을 찾는 사람,

3 나쁜 일 하지 아니하고 ◯ 그의 길만 따라 주님을 찾는 사람,

4 당신은 계명들을 내리시고 ◯ 온전히 그대로 살라 하셨으니

5 당신 뜻을 어기지 않고 ◯ 한결같이 살도록 도와주소서.

6 그 명령을 낱낱이 명심하면 ◯ 부끄러운 일을 당하지 않으리이다.

7 당신의 바른 결정을 내가 배워서 ◯ 진심으로 감사하오리이다.

8 당신 뜻대로 힘써 살려 하오니 ◯ 이 몸을 아주 버리지 마소서.

 

“요즘 여러분에게 가장 부담이 되는 주님의 말씀은 무엇인가요?” 

 

그것이 여러분이 먹고 소화해야 하는 단단한 음식일 것입니다. 그 말씀에 순종할 때 생명은 충만해지고 영적으로 자라나게 됩니다. 

 

이 시간 잠시 침묵 가운데 성령께서 주시는 음성이 귀 기울여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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