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말씀/설교

교회? 세상을 향한 거룩한 대안공동체

by 분당교회 2017. 2. 19.

하느님은 오늘 성경을 통해 우리에게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고 말씀하십니다. 복음의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같이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라”는 말씀도 동일한 메시지입니다. 이 메시지는 개인보다는 공동체에게 주시는 말씀입니다. 

1독서 레위기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이집트 노예에서 해방된 히브리인들이 함께 시나이산에서 받은 말씀입니다. 하느님은 1년 동안 하느님의 말씀을 가르치시고 이스라엘로 세우셨습니다. 이스라엘을 통해 하느님의 나라를 세움으로 고대근동국가를 비롯한 열방이 하느님께 돌아오도록 하는 선교 비전을 주셨습니다. 이 비전을 이루기 위해서 거룩하라고 말씀하십니다. 2독서는 고린토교회에게 주시는 말씀입니다. 분열과 갈등, 세속적인 삶을 버리지 못해 야기되는 여러 문제들 앞에서 거룩의 회복을 통해서 교회를 세우신 하느님의 뜻을 이루어가기를 원하는 하느님의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복음은 산상수훈의 말씀입니다. 하느님의 백성인 교회가 아버지 하느님을 닮는 완전함을 추구할 때 하느님 나라를 경험하고 확장해 가는 하느님의 선교가 가능하다는 말씀입니다. 


(히브리인들이 말씀을 전해받은 시나이산)


이렇듯 오늘 읽은 말씀에는 세상과 대조되는 거룩한 대안 공동체인 교회를 통해 이 땅에 하느님의 나라를 확장되는 하느님의 선교가 이루어지기를 원하는 하느님의 기대가 담겨 있습니다. 그럼 거룩한 대안공공체인 교회는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을 가져야할까요?


첫째. 하느님의 은총에 감사하는 공동체입니다.

오늘 1독서에 ‘나 야훼가 너희 하느님이다.’라는 말씀이 5번이나 반복됩니다. 야훼는 이집트의 종살이하던 히브리인들을 구원하시어 친히 그들을 하느님의 백성으로 삼으신 은총의 하느님입니다. 그 구원의 은총을 감사하는 삶을 거룩으로 살아가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죄인과 병자들을 환대하시고 치유하시며 하느님 나라백성으로 초대하셨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백성들은 언제나 하느님의 은총을 기억하며 감로 예배합니다. 감사성찬례를 통해 하느님을 경배하는 것이 맘몬을 숭배하고 자아를 숭배하는 세상에 보여주는 교회의 대안적인 모습입니다. 영적으로 참되게 예배드려질 때 하느님을 만나는 회심의 역사가 일어납니다.


둘째, 예수 그리스도가 주인되는 공동체입니다.

레위기에 반복되는 “나는 야훼”라는 말씀이나, 오늘 서신 11절, “예수가 기초이다”라는 말씀이 주는 메시지입니다. 교회는 주인이신 예수님의 뜻대로 이 땅에 이루어 가는 공동체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하느님을 알고 그분의 뜻을 알아가기 위해 성경을 일고 묵상해야 하며 주님의 뜻을 분별하고 순종하기 위한 기도에 집중해야 합니다. 말씀과 기도를 중심으로 훈련되어져야만 거룩과 완전이라는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할 수 있고 교회가 세상과는 다른 가치와 원리로 살아가는 대안적인 공동체로 존재하게 되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사랑으로 하나되는 공동체입니다.

사랑의 공동체가 선교의 출발이고 완성입니다. 이 사랑은 구체적으로 두 가지의 정의를 실천함으로 이루어집니다. 오늘 1독서를 보면, 다 추수하지 않고 이삭을 남겨주는 것, 과일을 남겨두는 것, 빼앗지 않고 품값을 제대로 치르는 것, 장애우들을 배려하고 돌보는 것 등등 히브리어로 쩨데크라고 하는 관계적, 분배적 정의입니다. 또 1독서 15절, 공정한 재판을 하는 것입니다. 하브리어로 미슈파트라고 하는 사법적 정의입니다. 신자들이 교회 공동체를 통해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 안에서 이것들을 경험할 때 각자 삶의 자리에서도 나늠과 섬김의 사랑을 살아가면서 불의한 영역에 하느님의 공의가 이루어지도록 실천하는 선교적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의 은총에 감사하는 공동체, 예수 그리스도가 주인이 공동체, 그리고 하느님의 사랑으로 하나되는 공동체가 하느님이 기뻐하시는 세상을 향한 대안적인 교회모습입니다. 이런 공동체를 세워가면서 신자는 거룩한 완전함으로 자라납니다. 교회는 하느님 나라를 경험하며 그 나라를 세상 속에 드러냅니다. 이 교회를 통해 사랑과 진리를 목말라하는 사람들이 하느님을 만나고 세상 속에 하느님 나라가 확장되는 선교가 이루어집니다. 하느님은 성공회분당교회가 바로 ‘그 교회’이기를 원하십니다.


(대한성공회 분당교회 2017년 2월 19일, 김장환 엘리야 신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