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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설교

부활3주 강론초 <마태오복음의 핵심1>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4. 20.


부활3주: 

                                           마태오복음의 핵심1


마르코복음의 여정을 통해 수난과 십자가를 통과해야 하는 그리스도의 신비를 깨달은 사람들은 이제 모여서 ‘제자들의 공동체’를 이룹니다. 그들은 이제 마태오복음의 신비에 들어갈 준비가 되었습니다. 마태오에서 이들이 만나는 예수는 무엇보다 ‘가르치시는 예수’입니다. 모세가 이집트를 벗어난 과거의 노예들에게 다섯 경전(모세오경)의 가르침을 통해 하느님의 백성을 빚듯이 예수를 따르는 제자들도 마태오복음에서 다섯 개의 가르침을 만납니다. 바로 산상수훈(5~7장), 파견설교(10장), 하느님나라의 비유들(13장), 공동체 강령(18장), 종말설교(24~5장)입니다. 마태오의 예수는 이 가르침들을 베푸셔서 제자들이 건강한 공동체를 이루시는 분, 즉 말씀을 통해 새 이스라엘을 창조하시는 분으로 등장합니다.

산상수훈은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사람들이 자신들의 거짓된 행복프로그램을 단념하고 참 행복의 길을 가라는 가르침입니다. 그리스도교의 핵심 가르침이라 할 수 있는 대목이므로 여기저기에서 많이 묵상해보셨으리라 믿습니다. 오늘은 두 번째의 파견설교에 집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예수께서는 열두 제자들을 파견하십니다. 마태오복음 단계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파견 받은 사람’으로 여기는 정체성을 발전시키며 생활하는 수준에 이릅니다. 그런데 파견되어 찾아갈 대상이 약간 의아합니다. 예수님은 “이방인에게도 사마리아인에게도 가지 말고 다만 이스라엘의 길 잃은 양들을 먼저 찾아가라”고 하신 겁니다(10:5-6). 엄밀히 말하면 제자들은 아직 이방인이나 사마리아에 이르러 그리스도의 증인이 될 만한 단계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이들은 28장, 즉 마태오 여정의 끄트머리에 가서야 비로소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라”는 위임을 받습니다. 지금은 그 전에 걸어야 할 여정이 있는 겁니다.

‘이방인’이란 그 영적 의미가 ‘하느님 안에 있지 않음’입니다. ‘사마리아’는 ‘하느님과 겸하여 섬기는 것이 있음’ 즉 양다리 걸친 상태입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하느님을 다른 무엇보다 가장 우선시할 의지가 있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그렇게 하느님 안에 있고자 갈망은 있는데 어찌해야 좋을지 방향을 모르는 사람들이 ‘이스라엘의 길 잃은 양들’입니다. 제자들의 공동체는 이들에 우선 집중하여 중심을 세울 필요가 있었습니다. 어느 교회를 가든지 밀과 가라지가 뒤섞여 있듯이 소수지만 영적 갈망과 가난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에 초점을 맞추고 방향을 제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종종 이 말씀을 진정한 갈망을 갖고 있지도 않은 냉담자들을 찾아나서라는 말씀으로 적용하는 경우를 봅니다만 본의(本意)를 그르친 것입니다. 먼저 중심을 튼튼히 하면 눈덩이가 굴러가며 점점 커지듯 공동체는 성장할 것입니다.  (이주엽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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