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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설교

2008년 3월 16일 (고난주일/성지주일) 강론초 (마태 26:14-27:66 예수님의 수난)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3. 15.

   마태 26:14-27:66

14 그 때에 열두 제자의 하나인 가리옷 사람 유다가 대사제들에게 가서 15 "내가 당신들에게 예수를 넘겨주면 그 값으로 얼마를 주겠소?" 하자 그들은 은전 서른 닢을 내주었다. 16 그 때부터 유다는 예수를 넘겨줄 기회만 엿보고 있었다.

17 무교절 첫날에 제자들이 예수께 와서 "선생님께서 드실 과월절 음식을 어디에다 차렸으면 좋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18 예수께서는 이렇게 일러주셨다. "성안에 들어가면 이러이러한 사람이 있을 터이니 그 사람더러 '우리 선생님께서 자기 때가 가까이 왔다고 하시며 제자들과 함께 댁에서 과월절을 지내시겠다고 하십니다.' 하고 말하여라."

19 제자들은 예수께서 시키신 대로 과월절 준비를 하였다.

20 날이 저물었을 때에 예수께서 열두 제자와 함께 식탁에 앉아 21 같이 음식을 나누시면서 "나는 분명히 말한다.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배반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22 이 말씀에 제자들은 몹시 걱정이 되어 저마다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 하고 물었다. 23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지금 나와 함께 그릇에 손을 넣은 사람이 바로 나를 배반할 것이다. 24 사람의 아들은 성서에 기록된 대로 죽음의 길로 가겠지만 사람의 아들을 배반한 그 사람은 화를 입을 것이다. 그는 차라리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더 좋을 뻔했다." 25 그 때에 예수를 배반한 유다도 나서서 "선생님, 저는 아니지요?" 하고 묻자, 예수께서 "그것은 네 말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26 그들이 음식을 먹을 때에 예수께서 빵을 들어 축복하시고 제자들에게 나누어주시며 "받아 먹어라. 이것은 내 몸이다." 하시고 27 또 잔을 들어 감사의 기도를 올리시고 그들에게 돌리시며 "너희는 모두 이 잔을 받아 마셔라. 28 이것은 나의 피다. 죄를 용서해 주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내가 흘리는 계약의 피다. 29 잘 들어두어라. 이제부터 나는 아버지의 나라에서 너희와 함께 새 포도주를 마실 그 날까지 결코 포도로 빚은 것을 마시지 않겠다." 하고 말씀하셨다.

30 그들은 찬미의 노래를 부르고 올리브 산으로 올라갔다.

31 그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2)내가 칼을 들어 목자를 치리니 양떼가 흩어지리라'고 기록되어 있는 대로 오늘 밤 너희는 다 나를 버릴 것이다.즈가 13:7.32 그러나 나는 다시 살아난 후 너희보다 먼저 갈릴래아로 갈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33 그 때 베드로가 나서서 "비록 모든 사람이 주님을 버릴지라도 저는 결코 주님을 버리지 않겠습니다." 하였다. 34 그러자 예수께서 베드로에게 "내 말을 잘 들어라. 오늘 밤 닭이 울기 전에 너는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35 베드로가 다시 "저는 주님과 함께 죽는 한이 있더라도 결코 주님을 모른다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하고 장담하였다. 다른 제자들도 모두 그렇게 말하였다.

36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게쎄마니라는 곳에 가셨다. 거기에서 제자들에게 "내가 저기 가서 기도하는 동안 너희는 여기 앉아 있어라." 하시고 37 베드로와 제베대오의 두 아들만을 따로 데리고 가셨다. 38 예수께서 근심과 번민에 싸여 그들에게 "지금 내 마음이 괴로워 죽을 지경이니 너희는 여기 남아서 나와 같이 깨어 있어라." 하시고는 39 조금 더 나아가 땅에 엎드려 기도하셨다. "아버지, 아버지께서는 하시고자만 하시면 무엇이든 다 하실 수 있으시니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주소서. 그러나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 40 기도를 마치시고 세 제자에게 돌아와 보시니 제자들은 자고 있었다. 그래서 베드로에게 "너희는 나와 함께 단 한 시간도 깨어 있을 수 없단 말이냐? 41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여라. 마음은 간절하나 몸이 말을 듣지 않는구나!" 하시며 한탄하셨다.

42 예수께서 다시 가셔서 "아버지, 이것이 제가 마시지 않고는 치워질 수 없는 잔이라면 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 하고 기도하셨다. 43 그리고 제자들에게 돌아오시니 그들은 여전히 자고 있었다. 그들은 너무나 지쳐서 눈을 뜨고 있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44 하는 수 없이 제자들을 그대로 두시고 세 번째 가셔서 같은 말씀으로 기도하셨다. 45 그리고 제자들에게 돌아와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직도 자고 있느냐? 자, 때가 왔다. 사람의 아들이 죄인들 손에 넘어가게 되었다. 46 일어나 가자. 나를 넘겨줄 자가 가까이 와 있다."

47 예수의 말씀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열두 제자의 하나인 유다가 다가왔다. 그를 따라 대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이 보낸 무리가 칼과 몽둥이를 들고 몰려왔다. 48 배반자는 그들과 미리 암호를 짜고 "내가 입맞추는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이니 붙잡아라." 하고 일러두었던 것이다. 49 그는 예수께 다가와서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하고 인사하면서 입을 맞추었다. 50 예수께서 "자, 이 사람아, 어서 할 일이나 하여라." 하고 말씀하시자 무리가 달려들어 예수를 붙잡았다. 51 그 때 예수와 함께 있던 사람들 중 하나가 칼을 빼어 대사제의 종의 귀를 쳐서 잘라버렸다. 52 그것을 보시고 예수께서는 그에게 "칼을 도로 칼집에 꽂아라. 칼을 쓰는 사람은 칼로 망하는 법이다. 53 내가 아버지께 청하기만 하면 당장에 열두 군단도 넘는 천사를 보내주실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느냐? 54 그러나 그렇게 한다면 이런 일이 반드시 일어나리라고 한 성서의 말씀이 어떻게 이루어지겠느냐?" 하시고는 55 무리를 둘러보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전에 내가 날마다 성전에 앉아서 가르치고 있을 때에는 나를 잡지 않다가 지금은 칼과 몽둥이를 들고 잡으러 왔으니 내가 강도란 말이냐? 56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예언자들이 기록한 말씀을 이루려고 일어난 것이다." 그 때에 제자들은 예수를 버리고 모두 달아났다. 57 사람들은 예수를 붙잡아 대사제 가야파의 집으로 끌고 갔는데 거기에는 율법학자들과 원로들이 모여 있었다. 58 베드로는 멀찍이 떨어져서 예수를 뒤따라 대사제의 관저에까지 가서 일의 결말을 보려고 안으로 들어가 경비원들 틈에 끼여 앉아 있었다. 59 대사제들과 온 의회는 예수를 사형에 처하려고 그에 대한 거짓 증거를 찾고 있었다. 60 많은 사람이 와서 거짓 증언을 하였지만 이렇다 할 증거를 얻지 못하였다. 그러다가 마침내 두 사람이 나타나서 61 "이 사람이 하느님의 성전을 헐었다가 사흘 만에 다시 세울 수 있다고 말하였습니다." 하고 증언하였다. 62 이 말을 듣고 대사제가 일어나 예수께 "이 사람들이 그대에게 이렇게 불리한 증언을 하는데 할 말이 없는가?" 하고 물었다. 63 그러나 예수께서는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다. 대사제는 다시 "내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이름으로 명령하니 분명히 대답하여라. 그대가 과연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인가?" 하고 물었다. 64 예수께서는 그에게 "그것은 너의 말이다." 하시고는 "잘 들어두어라. 너희는 이제부터 사람의 아들이 전능하신 분의 오른편에 앉아 있는 것과 또 하늘의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볼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65 이 말을 듣고 대사제가 자기 옷을 찢으며 "이 사람이 이렇게 하느님을 모독했으니 이 이상 무슨 증거가 필요하겠소? 여러분은 방금 하느님을 모독하는 말을 듣지 않았소? 66 자, 어떻게 했으면 좋겠소?" 하고 묻자 사람들은 모두 "사형에 처해야 합니다." 하고 아우성쳤다. 67 그리고 그들은 예수의 얼굴에 침을 뱉고 주먹으로 치고 또 어떤 자들은 뺨을 때리면서 68 "그리스도야, 너를 때린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맞혀 보아라." 하며 조롱하였다. 69 그 동안 베드로는 바깥 뜰에 앉아 있었는데 여종 하나가 그에게 다가와 "당신도 저 갈릴래아 사람 예수와 함께 다니던 사람이군요." 하고 말하였다. 70 베드로는 여러 사람 앞에서 "무슨 소린지 나는 모르겠소." 하고 부인하였다. 71 그리고 베드로가 대문께로 나가자 다른 여종이 그를 보고는 거기 있는 사람들에게 "이 사람은 나자렛의 예수와 함께 다니던 사람이오." 하고 말하였다. 72 베드로는 맹세까지 하면서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오." 하고 다시 부인하였다. 73 조금 뒤에 거기 섰던 사람들이 베드로에게 다가오며 "틀림없이 당신도 그들과 한 패요. 당신의 말씨만 들어도 알 수 있소." 하고 말하였다.

74 그러자 베드로는 거짓말이라면 천벌이라도 받겠다고 맹세하면서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오." 하고 잡아떼었다. 바로 그 때에 닭이 울었다. 75 베드로는 "닭이 울기 전에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하신 예수의 말씀이 떠올라 밖으로 나가 몹시 울었다.

1 이른 아침에 모든 대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이 예수를 죽일 계획을 짜고 2 그를 결박하여 총독 빌라도에게 끌고 가서 넘겨주었다. 3 그 때에 배반자 유다는 예수께서 유죄 판결을 받으신 것을 보고 자기가 저지른 일을 뉘우쳤다. 그래서 은전 서른 닢을 대사제들과 원로들에게 돌려주며 4 "내가 죄없는 사람을 배반하여 그의 피를 흘리게 하였으니 나는 죄인입니다." 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가 알 바 아니다. 그대가 알아서 처리하여라." 하고 말하였다. 5 유다는 그 은전을 성소에 내동댕이치고 물러가서 스스로 목매달아 죽었다. 6 대사제들은 그 은전을 주워 들고 "이것은 피 값이니 헌금궤에 넣어서는 안 되겠소." 하며 7 의논한 끝에 그 돈으로 옹기장이의 밭을 사서 나그네의 묘지로 사용하기로 하였다. 8 그래서 그 밭은 오늘날까지 "피의 밭"이라고 불린다. 9 이리하여 예언자 예레미야를 시켜 "이스라엘의 자손들이 정한 한 사람의 몸값, 은전 서른 닢을 받아서 10 주께서 나에게 명하신 대로 옹기장이의 밭 값을 치렀다." 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다.

11 예수께서 총독 앞에 서시자 총독은 "네가 유다인의 왕인가?"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는 "그것은 네 말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12 그러나 대사제들과 원로들이 고발하는 말에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셨다. 13 그래서 빌라도가 "사람들이 저렇게 여러 가지 죄목을 들어서 고발하고 있는데 그 말이 들리지 않느냐?" 하고 다시 물었지만 14 예수께서는 총독이 매우 이상하게 여길 정도로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으셨다.15 명절이 되면 총독은 군중이 요구하는 대로 죄수 하나를 놓아주는 관례가 있었다. 16 마침 그 때에 (예수) 바라빠라는 이름난 죄수가 있었다. 17 빌라도는 모여든 군중에게 "누구를 놓아주면 좋겠느냐? 바라빠라는 예수냐? 그리스도라는 예수냐?" 하고 물었다. 18 빌라도는 예수가 군중에게 끌려온 것이 그들의 시기 때문임을 잘 알고 있었다. 19 빌라도가 재판을 하고 있을 때에 그의 아내가 전갈을 보내어 "당신은 그 무죄한 사람의 일에 관여하지 마십시오. 간밤에 저는 그 사람의 일로 꿈자리가 몹시 사나웠습니다." 하고 당부하였다. 20 그 동안 대사제들과 원로들은 군중을 선동하여 바라빠를 놓아주고 예수는 죽여달라고 요구하게 하였다. 21 총독이 "이 두 사람 중에서 누구를 놓아달라는 말이냐?" 하고 묻자 그들은 "바라빠요." 하고 소리질렀다. 22 그래서 "그리스도라는 예수는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 하자 모두들 "십자가에 못박으시오!" 하고 소리질렀다. 23 빌라도가 "도대체 그 사람의 잘못이 무엇이냐?" 하고 물었으나 사람들은 더 악을 써 가며 "십자가에 못박으시오!" 하고 외쳤다. 24 빌라도는 그 이상 더 말해 보아야 아무런 소용도 없다는 것을 알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폭동이 일어나려는 기세가 보였으므로 물을 가져다가 군중 앞에서 손을 씻으며 "너희가 맡아서 처리하여라. 나는 이 사람의 피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다." 하고 말하였다. 25 군중은 "그 사람의 피에 대한 책임은 우리와 우리 자손들이 지겠습니다." 하고 소리쳤다. 26 그래서 빌라도는 바라빠를 놓아주고 예수는 채찍질하게 한 다음, 십자가형에 처하라고 내어주었다.

27 총독의 병사들이 예수를 총독 관저로 끌고 들어가서 전 부대원을 불러모아 예수를 에워쌌다. 28 그리고 예수의 옷을 벗기고 대신 주홍색 옷을 입힌 뒤 29 가시로 왕관을 엮어 머리에 씌우고 오른손에 갈대를 들린 다음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유다인의 왕 만세!" 하고 떠들며 조롱하였다. 30 그리고 그에게 침을 뱉으며 갈대를 빼앗아 머리를 때렸다. 31 이렇게 희롱하고 나서 그 겉옷을 벗기고 예수의 옷을 도로 입혀 십자가에 못박으러 끌고 나갔다. 32 그들이 나가다가 시몬이라는 키레네 사람을 만나자 그를 붙들어 억지로 예수의 십자가를 지고 가게 하였다. 33 그리고 골고타 곧 해골산이라는 데에 이르렀을 때에 34 그들은 예수께 쓸개를 탄 포도주를 마시라고 주었으나 예수께서는 맛만 보시고 마시려 하지 않으셨다. 35 그들은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고 나서 주사위를 던져 예수의 옷을 나누어 갖고 36 거기 앉아 예수를 지키고 있었다. 37 그리고 예수의 머리 위에 죄목을 적어 붙였는데 거기에는 "유다인의 왕 예수"라고 적혀 있었다. 38 그 때에 강도 두 사람도 예수와 함께 십자가형을 받았는데 그 하나는 예수의 오른편에, 다른 하나는 왼편에 달렸다. 39 지나가던 사람들이 머리를 흔들며 40 "성전을 헐고 사흘이면 다시 짓는다던 자야, 네 목숨이나 건져라. 네가 정말 하느님의 아들이거든, 어서 십자가에서 내려와 보아라." 하며 모욕하였다. 41 같은 모양으로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과 원로들도 42 "남은 살리면서 자기는 못 살리는구나. 저 사람이 이스라엘의 왕이래. 십자가에서 한번 내려와 보시지. 그러면 우리가 믿고 말고. 43 저 사람이 하느님을 믿고 또 제가 하느님의 아들입네 했으니 하느님이 원하시면 어디 살려보시라지." 하며 조롱하였다. 44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달린 강도들도 예수를 모욕하였다. 45 낮 열두 시부터 온 땅이 어둠에 덮여 오후 세 시까지 계속되었다. 46 세 시쯤 되어 예수께서 큰소리로 "5)엘리 엘리 레마 사박타니?" 하고 부르짖으셨다. 이 말씀은 "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라는 뜻이다. 시편 22:1.47 거기에 서 있던 몇 사람이 이 말을 듣고 "저 사람이 엘리야를 부르고 있다." 하고 말하였다. 48 그리고 그 중의 한 사람은 곧 달려가 해면을 6)신 포도주에 적시어 갈대 끝에 꽂아 예수께 목을 축이라고 주었다. 시편 69:21. 49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그만두시오. 엘리야가 와서 그를 구해 주나 봅시다." 하고 말하였다.

50 예수께서 다시 한 번 큰소리를 지르시고 숨을 거두셨다.

51 바로 그 때에 성전 휘장이 위에서 아래까지 두 폭으로 찢어지고 땅이 흔들리며 바위가 갈라지고 52 무덤이 열리면서 잠들었던 많은 옛 성인들이 다시 살아났다. 53 그들은 무덤에서 나와 예수께서 부활하신 뒤에 거룩한 도시에 들어가서 많은 사람에게 나타났다. 54 백인대장과 또 그와 함께 예수를 지키고 있던 사람들이 지진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이 사람이야말로 정말 하느님의 아들이었구나!" 하며 몹시 두려워하였다. 55 또 거기에는 멀리서 이 광경을 바라보고 있던 여자들도 많았는데 그들은 갈릴래아에서부터 예수께 시중들며 따라온 여자들이었다. 56 그 중에는 막달라 여자 마리아가 있었고 야고보와 요셉의 어머니 마리아와 제베대오의 아들들의 어머니도 있었다. 57 날이 저물었을 때에 아리마태아 사람인 부자 요셉이라는 사람이 왔는데 그도 역시 예수의 제자였다. 58 이 사람이 빌라도에게 가서 예수의 시체를 내어달라고 청하자 빌라도는 쾌히 승낙하여 내어주라고 명령했다. 59 그래서 요셉은 예수의 시체를 가져다가 깨끗한 고운 베로 싸서 60 바위를 파서 만든 자기의 새 무덤에 모신 다음 큰 돌을 굴려 무덤 입구를 막아놓고 갔다.

61 그 때에 무덤 맞은편에는 막달라 여자 마리아와 다른 마리아가 앉아 있었다. 62 그 날은 명절을 준비하는 날이었다. 그 다음날 대사제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빌라도에게 몰려와서 63 이렇게 말하였다. "각하, 그 거짓말쟁이가 살아 있을 때에 사흘 만에 자기는 다시 살아난다고 말한 것을 저희가 기억하고 있습니다. 64 그러니 사흘이 되는 날까지는 그 무덤을 단단히 지키라고 명령하십시오. 혹시 그의 제자들이 와서 시체를 훔쳐다 감추어놓고 백성들에게는 그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다고 떠들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되면 이번 속임수는 처음 것보다 더 심한 혼란을 일으킬 것입니다." 65 빌라도는 그들에게 "경비병을 내어줄 터이니 가서 너희 생각대로 잘 지켜보아라." 하고 말하였다. 66 그들은 물러가서 그 돌을 봉인하고 경비병을 세워 무덤을 단단히 지키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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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게 십자가는 무슨 의미인가 (마태 26:36-27:60)

예수님의 수난은 한마디로 “십자가에 처형된 그리스도” 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라는 영화는 예수님의 참혹한 수난 자체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잔혹스럽게 사실적인 수난의 장면 장면이 우리를 가슴 저미는 슬픔과 깊은 감사와 사랑으로 인도합니다. 우리는 시선을 더 깊게 하여 그 수난의 의미를 더욱 묵상해야 합니다.

왜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처형되어야 했을까요? 그것은 우연일까요, 필연일까요? 성경은 예수님께서 그 모든 일을 미리 아시고 그 수난을 받아들이셨다고 전합니다. 그것은 그 모든 일이 단지 미리 짜여진 각본대로 행해진 볼거리였다는 의미는 결코 아닐 것입니다. 교리적인 설명으로는 예수님께서 우리의 죄를 대신하여 죄값을 치르시기 위해 죽으신 것입니다. 이 또한 하느님께서 악착같은 빚쟁이처럼 우리의 죄값을 받아내기 위해 외아들을 일부러 죽게 하시며 사탄과 인간과 하느님 사이에서 신비한 거래가 성립하도록 하셨다는 의미는 아닐 것 같습니다.

우리 자신의 정직한 생각과 느낌으로 답을 얻어야 합니다. 그 십자가가 바로 우리를 위한 하느님의 피흘리는 사랑이라면 어떻게 무덤덤하게 아무 생각없이 십자가를 바라볼 수 있겠습니까? 예수님의 수난, 예수님의 십자가는 바로 “우리에 의한, 우리를 위한, 우리의” 구원사건입니다.

십자가는 하느님의 뜻과 사랑을 거절하는 인간의 죄를 상징합니다. 하느님나라를 선포하시고 그 나라를 가르치시고 그 나라를 세우려 일하시는 예수님을 인간들은 거절하였습니다. 인간들끼리의 권력과 지혜와 질서에서 재미를 본 인간들은 하느님나라를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하느님나라를 전하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습니다.

십자가는 그 인간의 거절에 대하여 하느님께서 어떻게 응답하였는가를 보여줍니다. 정작 십자가에 달려야 하는 것은 패악한 인간이여야 할 터인데 도리어 죄 없으신 예수님은 묵묵히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십니다.

십자가는 인간의 죄악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의 사랑이 포기되거나 하느님나라가 철회되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진노하여 저주하는 대신 주님은 십자가에 죽으시며 참된 용서와 생명을 전해주십니다. 저주와 심판이 아니라 자기비허의 사랑으로 인간의 구원의 길에 함께 해주십니다. 

인간의 죄악과 하느님의 사랑이 교차하는 주님의 십자가는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우리의 구원이 그저 지옥영벌을 면하게 되는 일 이상임을 말해줍니다. 구원은 하느님의 은총과 우리의 믿음이 사랑의 일치를 이루어내는 일입니다.  

십자가는 우리의 죄와 고통과 죽음이 하느님 앞에서 하느님과 함께 겪어야 하는 일임을 깨닫게 합니다. 이제 부활은 우리의 기쁨과 행복과 생명이 오로지 하느님 안에서 가능한 일임을 깨닫게 합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의 몸으로 인간들의 형틀에 달려 죽으시고,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로서 다시금 그 예수님의 죽으심에 참여하려 합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십자가가 전부입니다.(2008년 3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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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통은 왜? - 십자가가 보여주는 세 가지 대답 

오늘은 성지(聖枝)주일이자 고난(苦難)주일입니다. 수난을 앞두신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들어가시는 길을 백성들은 종려가지를 흔들며 환영하고 왕 되신 예수를 찬양했습니다. 우리의 참된 왕이신 그리스도를 기쁘게 모시는 마음으로 우리도 성지(聖枝)를 받아들고 주님을 맞이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두렵습니다. 우리의 찬양 가운데에도 우리의 욕심과 오해가 섞여있을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호산나를 외치던 군중들은 바로 우리입니다. 오래지 않아 군중들은 돌변하여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성난 목소리로 외쳐댑니다.
우리는 무슨 동기로 주님을 환영했습니까? 이 땅에 하느님나라를 이루시려는 주님의 뜻을 깨달았기 때문입니까? 이 세상의 억압과 차별을 넘어서서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죄 많고 상처 많은 우리를 감싸 안아주시고, 하느님나라의 일꾼으로 삼아주시는 주님의 사랑에 감격했기 때문입니까?
아니면, 우리가 바라는 이런저런 소원을 “예수님은 전능하시므로 다 들어주시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환호하는 것일까요? 혹시라도 내 뜻대로 모든 일이 돌아가지 않게 되면 “저토록 무능하고 무심한 예수라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홀로 십자가에 달려있으라지” 하고 등을 돌리고 성당에 발길을 끊지는 않을까요?

우리 주님의 수난은 바로 이렇게 이중성을 가진 우리들로 인하여, 그렇게 어리석고 이기적인 우리들을 향하여, 그리고 바로 그렇게 하느님의 아들을 못박는 일에 앞장선 가증스런 우리 인간들을 위하여 이루어진 것입니다. 우리의 욕망과 생각을 잠시 접어두고 침묵 가운데 십자가를 바라보십시다. 십자가는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줍니까?

십자가에서 우리는 인간의 고통을 봅니다. “고통은 왜?” 라고 물음에 일차적인 답은 “우리 인간의 죄 때문에!” 입니다. 예수님의 수난을 되새기며 우리는 우리의 이기심과 죄악을 깨닫고 아파하고 뉘우쳐야 합니다.

십자가에서 우리는 예수님의 희생을 봅니다. 주님은 고통을 즐기시거나 죽음에 초연하신 분이 아니십니다. 예수님께서도 수난의 잔을 피하시고 싶으셨지만, 모든 사람을 살리시기 위하여, 성부의 뜻에 순종하여, 자신을 희생하신 것입니다. “고통은 왜?” 라고 물음에 좀 더 깊은 답은 “자기를 위한 연단이요, 남을 위한 희생으로서!” 입니다.

십자가에서 우리는 사랑의 승리를 봅니다. 십자가는 인간의 고통에 성자께서, 성자의 수난에 성부께서 함께 하시는 사랑입니다. “고통은 왜?” 라고 물음에 가장 깊은 답은 “알 수 없다. 그러나 우리의 고통 속에 하느님의 피 흘리는 사랑이 함께 하신다!”는 것입니다. (2005년 3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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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양에도 죄가 섞여있다 

오늘은 수난주일이자 성지주일로 지킵니다.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환영하며 백성들은 종려가지를 흔들며 왕 되신 예수를 찬양했습니다. 그러나 오래지 않아 예수님이 무력하게 독성죄로 몰리자 군중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성난 목소리로 외쳐댑니다. 주님의 수난은 그러한 인간들로 인하여, 그런 인간들을 향하여, 바로 그 인간들을 위하여 이루어진 것입니다.

우리가 비록 지금 입술로 주님을 찬양한다할지라도 그것은 절대적인 사랑의 표가 못됩니다. 우리의 찬양에도 죄가 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믿음에도 의심이 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여전히 자기중심적일 때는 찬양도 믿음도 다 이기적인 것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기껏 그런 존재에 불과합니다.

주님의 십자가는 그러므로 인간의 죄를 분명히 드러냅니다. 오늘도 우리는 끝없이 주님을 오해하고 박대하고 모욕하고 부인하고 못박습니다. 우리의 무지와 오만과 냉정한 마음으로 우리는 오늘도 해골산위에 십자가를 세웁니다.
그러나 동시에 바로 그 십자가는 엄청난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들의 그 두려운 죄를 친히 사람의 몸으로 받으셔서 배신과 고통과 모욕과 죽음의 쓴 잔을 드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를 영원히 저주하시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영원한 사랑으로 용서하시고 새로운 삶을 허락하시기로 하신 것입니다.

하느님 앞에서 우리의 모든 죄는 주님을 십자가에 매달고 찌르는 못과 창이 됩니다. 그러나 그 못과 창에 찔려 흐르는 주님의 피는 우리를 용서하고 생명을 주고 사랑과 평화 가운데 삶을 살게 합니다. (2002년 3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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