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말씀/설교

왕이신 그리스도 주일

by 분당교회 2020. 11. 22.

2020년 11월 22일 연중 34주일

설교 말씀

김장환 엘리야 신부

마태 25:31-46

 

성공회는 교회력을 따라 신앙생활을 합니다. 교회력은 1년 동안 예수님의 성탄과 부활, 두 중심으로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을 따라 가도록 안내합니다.  

 

교회력으로 대림1주일(다음 주일인 11월 29일)에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는데, 성탄 전 4주일 대림절기 동안 성육신하신 예수님의 성탄을 기념하고 하느님의 나라를 완성하러 다시 오실 예수님을 기다리는 믿음, 종말 신앙을 격려합니다.

 

예수님은 하늘 보좌를 버리고 연약한 아기로 오셨습니다. 아기 예수님이 처음 누우신 자리가 동물의 밥통인 구유였다는 것은 그의 삶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살리는 생명의 밥으로 오신 하느님이십니다!

 

예수님은 죄로 인해 하느님과 단절된 삶을 살아가는 우리를 하느님과 화해하도록  십자가에서 죽으셨습니다. 오늘 1독서에서 말하는, 잃어버린 양들을 위하여 죽으시기까지 착한 목자로 오신 분이 예수님이십니다. 사순절기 동안 우리는 예수님이 걸으신 십자가의 길을 따라가며 그분의 고난에 동참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죽임 당한 예수님을 다시 살리셨습니다. 부활은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이 맞다’고 하느님께서 인정하신 사건입니다. 

 

부활 승천하신 예수님은 그를 믿는 자들이 예수님처럼 살아갈 수 있도록 도우시는 하느님 성령을 보내주셨습니다.

 

삼위일체 주일 이후 연중주일 동안 그리스도인들은 성령님의 인도를 따라 예수님을 닮아가는 믿음을 훈련합니다. 

 

그리고 교회력의 마지막 주일인 오늘, 복음은 예수님이 심판주로 오시는 왕이심을 증거 합니다. 

 

이렇게 교회력을 따라 신앙의 여정을 걸어가다 보면, 어느덧 왕이신 예수님을 섬기는 하느님 나라의 백성이 됩니다. 

 

왕이라는 표현이 부정적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많은 경우 왕, 주인은 권력으로 억압하는 악한 이미지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사랑으로 섬기는 왕으로 자신을 소개합니다. 마태 20:25-27, 25 예수께서는 그들을 가까이 불러 놓고 "너희도 알다시피 세상에서는 통치자들이 백성을 강제로 지배하고 높은 사람들이 백성을 권력으로 내리누른다. 26 그러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 너희 사이에서 높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남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27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종이 되어야 한다.  

 

예수님은 자신이 섬기는 대상이 창조의 원형을 회복하여 행복한 존재로 살아가도록 사랑으로 다스리시는 왕입니다. 그 사랑으로 우리를 하느님의 자녀가 되도록 우리를 대신하여 십자가에서 죽으신 것입니다. 

 

이 사랑을 알 때 예수님을 믿고 주님으로 영접하게 됩니다. 자원하여 왕이신 예수님의 통치 아래 살아갑니다. 

 

왕이신 하느님의 통치가 내 삶에 온전히 이루어지는 시간이 예배입니다. (찬양)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이름 높여 드립니다. 주의 나라 찬양 속에 임하시니 능력의 주께 찬송하네. 전능하신 하느님 찬양 언제나 동일하신 주, 전능하신 하느님 찬양 영원히 다스리네.”

 

나를 구원하신 주님, 어떻게 사는 것이 참되고 복된 인생인지를 알게 해 주시고 그 삶을 살 수 있도록 성령님을 보내주신 예수님께, 사랑과 감사를 고백하고 찬양을 드리며 그분의 다스림 아래로 들어가는 시간이 예배입니다.  

 

그리스도인에게는 예배드리는 시간이 타협할 수 없는 가장 소중한 시간입니다. (찬양) “주께 와 엎드려 경배 드립니다. 주 계신 곳에 기쁨 가득 무엇과도 누구와도 바꿀 수 없네 예배드림이 기쁨 됩니다.” 이 찬양이 여러분의 고백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요한 4:23-24, “진실하게 예배하는 사람들이 영적으로 참되게 예배드릴 때가 올 터인데 바로 지금이 그 때이다. 아버지께서는 이렇게 예배하는 사람들을 찾고 계신다. 하느님은 영적인 분이시다. 그러므로 예배하는 사람들은 영적으로 참되게 하느님께 예배드려야 한다.”

 

코로나19 시대를 살아오면서 우리의 예배를 돌아보게 됩니다. 코로나로 인해 성당에 와서 예배를 드리는 일이 어려워 졌습니다. 

 

부득이하게 영상예배를 제공하지만, 혹 오히려 예배를 소홀하게 여기게 된 건 아닌지를 돌아봅니다. 성당 대면예배이든 영상예배이든, 영적으로 참되게 예배드리시는지요?

 

특별히 우리 성공회 감사성찬예배는 하느님을 향한 감사와 찬양의 제사일 뿐만 아니라, 하느님의 가족인 교회 공동체의 일치를 확인하는 시간입니다. 

 

우리가 공동체를 이루는 근거가 예배(전례)에 있습니다. “+ 우리는 이 빵을 떼어 주님의 성체를 나눕니다.  0 우리는 서로 다르나 한 빵을 나누며 한 몸을 이룹니다.”

 

코로바19 발생 후 지난 9개월 동안 전례를 통해 하느님께 예배드리는 것이 어려워지면서, 한 몸을 이루는 공동체성이 많이 희박해 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음 주일에 또래모임별 주일예배를 드립니다. 말씀의 전례 시간에 말씀을 중심으로 삶과 생각을 나누며 기도하는 시간을 갖은 후 성당에서 한 몸을 이루는 성찬의 전례를 드립니다. 

 

12월부터는 11시에 한 번만 예배드리며 전례를 통한 공동체성을 회복해 가려고 했는데.... 코로나19 감염이 대유행 확산 추세여서 쉽지 않을 것 같지만.... 다시 비대면예배로 돌아갈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코로나19 9개월을 살아오면서 확인한 것은 마스크가 최고의 백신이라는 것입니다. 손 씻기를 잘 하고 마스크만 잘 쓰고 있으면 감염의 위험이 거의 없습니다.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감사성찬예배를 통해 하느님을 경배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을 이루는 교회가 되며, 뉴 노멀 비대면 소그룹 활동으로 교회의 공동체성을 회복해 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렇게 전례를 통해 왕이신 그리스도를 전심으로 예배하는 교회는 서로 사랑하는 공동체로 세워지면서, 교회 밖 낯선 자들을 사랑으로 섬기는 나눔의 공동체가 됩니다. 

 

나눔은 반드시 타자에 대한 환대로 드러납니다. 하느님 나라 공동체인 교회는 반드시 낯선 자에 대한 환대를 통해 그 정체성을 드러냅니다. 

 

성서에서 하느님 나라 이야기는 나그네를 환대하며 하느님을 만난 아브라함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이집트에서 나그네로 살다가 출애굽한 이스라엘에게 하느님은 고아와 과부 나그네를 환대하는 백성이 되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서로를 가르는 장벽을 허물고 낯선 자들을 하나 되게 하셨습니다. 그래서 예수 공동체인 교회는 종이나 주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유대인이나 이방인이나 하나 되는 환대의 공동체였습니다. 우리가 알듯이 그 환대는 재물까지 공유하는 유무상통의 공동체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여기 있는 보잘 것 없는 자에게 한 것이 나에게 한 것이다.” 라고 주님께 칭찬 받으며 생명의 나라로 들어가는 구원을 누리는 사람들이 됩니다. 

 

이렇게 교회는 환대를 통해 세상을 하나 되게 하는 주님의 비전을 이루어 가는 선교의 공동체입니다. 에페 1:23,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며 만물을 완성하시는 분의 계획이 그 안에서 완전히 이루어집니다.”

 

왕이신 그리스도 주일, 여러분의 신앙 여정에서 예수님이 진정 왕이신 지를 점검해 보십시오. 온 맘으로 예배드리며 그 분의 다스림 아래 살아가는지? 하여 십자가의 사랑으로 나누고 섬기는 환대의 영성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아멘’으로 응답할 수 없다면, 다시 다음 주일 대림1주일부터 예수님이 걸어가신 여정을 걸어가 봅시다. 그러면 내년 “왕이신 그리스도의 주일”에는 진정한 고백으로 하느님께 예배드리는 하느님 나라의 백성이 될 것입니다.

 

 

'말씀/설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례의 은총으로 대림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  (0) 2020.12.06
깨어 있으라!  (0) 2020.11.30
깨어 있으라!  (0) 2020.11.17
무엇으로 감사할까?  (0) 2020.11.14
우리가 성인이다!  (0) 2020.11.02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