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낮은 자리’에 앉아서 체득하는 겸손 (루가 14:1,7-14)
높은 자리, 한 자리를 바라는 것은 동서고금 모든 인간에게 공통적인 욕망입니다.
예수님의 열두 제자들이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른 이유도
결국은 장차 예수님이 왕이 되실 때 한 자리를 얻으려는 마음이 없지 않았다고
성경은 정직하게 보도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서의 장면에서 ‘윗자리‘를 서로 차지하려고 드는 유대인들의 모습은
'체면'을 중시하는 한국인들과 통하는 면이 있습니다.
스스로 동의하기 이전에 이미 밖에서 강요되는 타율적인 통제의 힘이 강력하면,
사람은 스스로 자기 내면을 살피고 정화, 성숙시키기 보다는,
밖으로 보여지는 것들을 통해서
자기 신원(身元)과 사회 속의 안전(安全)을 확인하려 들게 마련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아마도 ‘율법’의 각종 규정들이 하드디스크 돌듯 하는 머리를 가지고,
예수님을 지켜보았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서로 자리를 다투는 그들을 보시며 말씀합니다.
“잔치에 초대받거든 윗자리에 가서 앉지 말고 오히려 맨 끝 자리에 가서 앉아라.”
이 말씀을 겸손하고 지혜로운 처세에 관한 주님의 교훈으로 기억할 수 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인간들이 서로에게 가장 바라는 덕목은 아마도 ‘겸손’일 것입니다.
스스로를 낮추는 사람을 누가 싫어하겠습니까?
그런데 정작 문제는 어떻게 우리가 스스로를 낮출 수 있는가, 늘 겸손할 수 있는가 입니다.
겸손은 참으로 묘한 덕목이어서 결코 추구될 수 없고, 완성될 수 없고, 내세울 수도 없습니다.
가령 오늘 주님의 말씀을 ‘나중에 높여질 것을 기대하며 잠시 낮은 자리를 참아내라’는 뜻 정도로
이해하면 좀 싱거운 일이 되지 않겠습니까?
‘겸손’은 속 보이는 위선이나 재빠른 계산이나 어리석은 자기 비하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오늘 주님께서 하신 “맨 끝자리, 가장 낮은 자리에 가서 앉으라”는 말씀을
깊이 묵상하고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겸손은 높은 자리를 차지한 상태에서 새삼 마음을 비우려 들거나 겸손해보이려고 제스추어를 취하는 게 아닙니다.
겸손은 그곳에서 가장 낮은 자리를 택하여 정말로 앉는 일입니다.
낮은 자리에 앉으면 자연스럽게 세상이 달리 보이게 됩니다.
동시에 세상이 나를 어찌 보는가도 알게 됩니다.
높고 낮음이란 것은 나 자신의 존재와는 별개로 세상이 구분한 ‘자리’의 문제임을 깨닫게 됩니다.
살아계신 하느님 앞에서 무슨 높고 낮음이 있단 말입니까?
낮은 자리에 앉아보아야 주님의 다음 말씀 “너희는 되갚을 수 없는 이를 위해 잔치를 베풀라”는 말씀을 가슴에 새길 수 있게 됩니다.
낮은 자리에 앉아있으면 세상의 실상과 하느님의 마음을 깨닫게 됩니다.
‘낮은 자리’에 실제로 앉지 않고는 참된 겸손을 배우지 못하리라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낮은 자리에 앉아, “나는 누구인가”를 깨닫는 것이 겸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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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9월 2일 연중 22주일 성서말씀
집회 10:12-18*
12 오만은 주님을 저버리는 데서 시작되고 사람의 마음이 창조주에게서 멀어질 때 생긴다.
13 오만은 죄의 시작이므로 오만에 사로잡힌 자는 악취를 낸다. 그러므로 주님께서는 이런 자들에게 엄청난 벌을 내리시며 그를 멸망시키신다.
14 주님께서는 군주들을 그 권좌에서 몰아내시고 그 자리에 온유한 사람들을 앉히신다.
15 주님께서는 오만한 민족을 뿌리째 뽑아내시고 그 자리에 겸손한 사람들을 심으신다.
16 주님께서는 그 민족들의 영토를 뒤엎으시고 그들을 송두리째 멸망시키신다.
17 주님께서는 그 중 몇 민족들을 멸망시키시고 이 땅에서 그들에 대한 기억마저 지워버리신다.
18 오만은 인간을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요, 격렬한 분노 또한 인간이 지닐 바가 아니다.
히브 13:1-8, 15-16
1 형제들을 꾸준히 사랑하십시오. 2 나그네 대접을 소홀히 하지 마십시오. 나그네를 대접하다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천사를 대접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3 감옥에 갇혀 있는 사람들이 있으면 여러분도 함께 갇혀 있는 심정으로 그들을 기억하십시오. 학대받는 사람들이 있으면 여러분도 같은 학대를 받고 있는 심정으로 그들을 기억하십시오.
4 누구든지 결혼을 존중하고 잠자리를 더럽히지 마십시오. 음란한 자와 간음하는 자는 하느님의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
5 돈을 위해서 살지 말고 지금 가지고 있는 것으로 만족하십시오. 주님께서는 "1)나는 결코 너를 떠나지도 않겠고 버리지도 않겠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신명 31:6.
6 그래서 우리는 확신을 가지고 이렇게 말합니다. "주께서 내 편을 들어 도와주시니 내가 무엇을 두려워하랴! 누가 감히 나에게 손을 대랴!"
7 하느님의 말씀을 여러분에게 일러준 지도자들을 기억하십시오. 그들이 어떻게 살다가 죽었는지를 살펴보고 그들의 믿음을 본받으십시오.
8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나 오늘이나 또 영원히 변하지 않으시는 분입니다.
15 그러므로 우리는 예수의 이름으로 언제나 하느님께 찬미의 제사를 드립시다. 하느님의 이름을 우리의 입으로 찬양합시다.
16 좋은 일을 하고 서로 사귀고 돕는 일을 게을리하지 마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이런 것을 제물로서 기쁘게 받아주십니다.
루가 14:1, 7-14
1 어느 안식일에 예수께서 바리사이파의 한 지도자 집에 들어가 음식을 잡수시게 되었는데 사람들이 예수를 지켜보고 있었다.
7 그리고 예수께서는 손님들이 저마다 윗자리를 차지하려는 것을 보시고 그들에게 비유 하나를 들어 말씀하셨다.
8 "누가 혼인 잔치에 초대하거든 윗자리에 가서 앉지 마라. 혹시 너보다 더 높은 사람이 또 초대를 받았을 경우 9 너와 그 사람을 초대한 주인이 와서 너에게 '이분에게 자리를 내어드리게.' 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무안하게도 맨 끝자리로 내려 앉아야 할 것이다.
10 너는 초대를 받거든 오히려 맨 끝자리에 가서 앉아라. 그러면 너를 초대한 사람이 와서 '여보게, 저 윗자리로 올라 앉게' 하고 말할 것이다. 그러면 다른 모든 손님들의 눈에 너는 영예롭게 보일 것이다.
11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사람은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사람은 높아질 것이다."
12 예수께서 당신을 초대한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점심이나 저녁을 차려놓고 사람들을 초대할 때에 친구나 형제나 친척이나 잘사는 이웃 사람들을 부르지 마라. 그렇게 하면 너도 그들의 초대를 받아서 네가 베풀어준 것을 도로 받게 될 것이다. 13 그러므로 너는 잔치를 베풀 때에 오히려 가난한 사람, 불구자, 절름발이, 소경 같은 사람들을 불러라. 14 그러면 너는 행복하다. 그들은 갚지 못할 터이지만 의인들이 부활할 때에 하느님께서 대신 갚아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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