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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설교

삼위일체주일

by 분당교회 2017. 6. 13.

2107년 6월 11일 삼위일체주일 설교말씀

성공회 분당교회 김장환 엘리야 신부

마태복음 28:16-20


삼위일체주일 


1.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말씀드립니다. 지금 제가 설교를 시작하면서 누구의 이름으로 말씀드린다고 했나요? 그리고 어떤 행동을 했나요? 십자성호를 하며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기도했습니다. 아마 성공회 예배에 참여하신지 얼마 안 되는 교우 분들이 가장 어색한 부분이 이 십자성호를 긋는 행위일 것 같아요. 또 어떤 분들은 십자성호를 긋는 것을 보면서 성공회를 천주교의 작은 집으로 여기시는 분들도 계시기도 합니다. 성공회는 종교개혁을 한 Reformed Church 개신교입니다. 그럼에도 성공회는 초대교회부터 내려오는 아름다운 신앙 전통을 계승하면서 그 전통에 담긴 신앙적인 의미를 살려내려고 합니다. 그 좋은 예가 십자성호입니다. 


2. 십자성호는 인류 구원을 위해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그리스도를 기억하며, 내가 예수님에 의해 구원받은 그리스도인임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자기희생적인 사랑을 상징하는 십자가 모양으로 머리와 가슴과 양 어깨에 그으며 기도합니다. 머리를 짚는 것은 모든 생각을 다한다는 것이고, 가슴을 짚는 것은 모든 마음을 다한다는 것이고, 양 어깨를 짚는 것은 모든 힘을 다하여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며, 이를 위해서 자기를 버리고 십자가를 지고 따르겠다는 믿음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3. 저 같은 경우에는 일상생활 가운데 십자성호를 많이 하게 됩니다. 차 운전을 할 때나 식사 때 십자성호를 합니다. 또 개인 기도를 할 때도 십자성호를 하는데, 시작하기 전에 십자 성호를 긋는 것은 기도에 필요한 자세를 갖추게 하며 기도를 드리고 나서 십자성호를 긋는 것은 하느님이 베푸신 은총 안에 머물기 위함입니다. 


4. 예배 중에도 십자성호를 하는 때가 많죠? 죄의 고백 중 사제의 사죄선언 시, 기원송가 영광송을 마칠 때, 복음을 읽을 때, 설교 전 후에, 신앙고백을 마칠 때, 성찬기도 중에 종을 칠 때, 즉 성체 거양과 보혈 거양 시에, 하느님의 어린양 끝 부분에, 영성체 전에, 영성체 후 기도 끝에, 사제의 축복기도 강복 부분 등입니다. 


5. 가장 대표적인 십자성호는 복음 성경을 읽을 때 하는 것입니다. 엄지손가락으로 ‘주께(이마)’ ‘영광을(입술)’ ‘드립니다(가슴)’에 작은 십자가를 그리면서 하는 십자성호인데, 이는 복음 말씀을 머리로 받아들이며 입으로 고백하며 마음에 새겨 실천하겠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6. 십자 성호를 하면서 함께 드리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라고 하는 기도를 ‘성호경’이라고 합니다. “성부와” 할 때는 “아! 나를 만들어주신 바로 그분이구나!” 고백을, “성자와” 할 때는 “바로 나를 구원하시는 분이야!”라는 고백을, “성령의”라고 할 때는 성령님이 “나를 이끌어 가시고, 인도하시는 분! 내 삶을 섭리하시는 분이시구나!”라는 고백을 드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멘”하는 것은 “그렇게 될 줄로 믿습니다.”라는 뜻으로 절대 동의를 의미하는 것이지요. 


7. 성호경은 성경에 기록되어 있는 말씀과 초대교회의 세례 신앙 기도문에 기원을 두고 있는 가장 짧은 기도문이며, 모든 일을 내가 하는 것이 아닌 거룩하신 하느님의 이름인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주님과 함께 한다는 믿음의 고백입니다. 


8. 성호경에 대한 말씀을 드린 이유는 오늘이 삼위일체주일이기 때문입니다. 삼위일체란 성부와 성자와 성령님이 각기 인격이신 하느님인데, 본질로 하나라는 하느님의 진리입니다. 기독교 신앙의 여러 신비 중 아마 가장 큰 신비가 삼위일체 교리일 것입니다. 


9. 이 믿음은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 그리스도인들에 의해서 형성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을 경험한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을 향해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리고 예수님 자신도 자신을 하느님의 아들 하느님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요한복음 10장에서 “나를 보았으면 하느님을 본 것이다. 나와 하느님은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10. 예수님은 완전한 인간으로 오신 하느님이십니다. 예수님은 참 사람이시며 참 하느님이십니다. 예수님은 사람으로서 우리의 모든 연약함을 아시고 하느님으로서 우리를 도우실 수 있는 구원자이십니다. 히브리서 4장을 보면, 예수님의 인성과 신성 등 양성을 잘 표현해 주는 말씀이 있습니다. 15절, 16절 말씀입니다. 

  “15 우리의 사제는 연약한 우리의 사정을 몰라주시는 분이 아니라 우리와 마찬가지로 모든 일에 유혹을 받으신 분입니다. 그러나 죄는 짓지 않으셨습니다. 16 그러므로 용기를 내어 하느님의 은총의 옥좌로 가까이 나아갑시다. 그러면 우리는 하느님의 자비와 은총을 받아서 필요한 때에 도움을 받게 될 것입니다.” 

- 15절, 모든 일에 유혹을 받으신 완전한 사람으로서의 예수님, 그런데 죄 없으신 분으로 하느님이신 예수님!


11. 그래서 예수님은 여러분의 모든 형편과 처지, 슬픔과 고통을 다 아시고 능히 여러분을 구원하실 수 있는 전능하신 하느님이십니다. ‘용기를 내어’, 믿음으로 ‘하느님 은총의 옥좌로 가까이’ - 하느님 은총의 옥좌 = 시은좌(施恩座) - 주님 앞에 나올 때 하느님의 때에 구원의 은총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구원자이신 예수님을 찬양합니다. 할렐루야!


12. 그런데 예수님이 죽으시기 전 최후의 만찬에서 제자들에게 이런 말씀을 들려 주셨습니다. 지난 몇 주 동안 들은 복음 말씀입니다.

요한 14:16, 내가 아버지께 구하면 다른 협조자를 보내 주셔서 너희와 영원히 함께 계시도록 하실 것이다

요한 16:7, 그러나 사실은 내가 떠나가는 것이 너희에게는 더 유익하다. 내가 떠나가지 않으면 그 협조자가 너희에게 오시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가면 그분을 보내겠다. 

- 다른 협조자, another Christ. 예수님과 똑 같은 또 다른 그리스도! 그 분이 누구십니까? 성령님을 말합니다. 


13. 초대교회 신자들은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을 통해서 예수님이 말씀하신 또 다른 협조자 성령님을 경험했습니다. 성령님이 영원히 나와 함께 하시는 하느님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약속대로 성령님은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과 언제나 함께 하십니다. 나와 함께 하시는 성령님을 믿고 의지하며 살아갈 때 성령님은 진리이신 예수님을 더 깊이 알게 하시고 그 분을 닮아가는 삶으로 축복하십니다.


14 그런데 삼위일체는 초대교회가 만들어낸 교리가 아닙니다. 원래 하느님은 세 분이 하나로 존재하시는데, 구약시대 하느님의 백성인 이스라엘은 깨달아 알지 못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십자가와 부활을 경험하고 성령으로 충만해지면서 성경 안에 계시된 하느님의 존재를 정리한 교리입니다. 이는 마치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돌고 있었음에도 알지 못해 태양이 지구를 돈다고 생각했던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15. 삼위일체 하느님은 이미 창세기부터 나타납니다. 오늘 1독서를 봅시다.

1:1-3, 1 한 처음에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지어 내셨다. 2 땅은 아직 모양을 갖추지 않고 아무 것도 생기지 않았는데, 어둠이 깊은 물 위에 뒤덮여 있었고 그 물 위에 하느님의 기운이 휘돌고 있었다. 3 하느님께서 "빛이 생겨라!" 하시자 빛이 생겨났다.

 - ‘하느님의 기운’ : 성령, ‘빛이 생겨라’는 말씀 : 예수님


16. 이 창조의 사건에 등장하는 예수님을 요한은 이렇게 기록했습니다. 

요한 1:1, 한 처음, 천지가 창조되기 전부터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고 하느님과 똑같은 분이셨다. 


요한 1:14, 말씀이 사람이 되셔서 우리와 함께 계셨는데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 그것은 외아들이 아버지에게서 받은 영광이었다. 그분에게는 은총과 진리가 충만하였다.


17. 또한 하느님은 사람을 만드실 때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창세 1:28, “우리 모양을 닮은 사람을 만들자.” 

하느님이 자신을 나타내는 지시대명사를 복수형으로 사용하신 겁니다. 성경이 믿는 하느님은 유일신이라고 하는데, 그러면 단수를 사용해야 하는데 성경은 복수 지시대명사를 사용합니다. 성부 성자 성령 세 분의 인격을 복수로 표현한 것입니다. 


18. 오늘 복음과 서신성경에도 삼위 하느님이 등장합니다. 

마태 28:19,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내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그들에게 세례를 베풀고 


고후 13:13,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하느님의 사랑과 성령께서 이루어주시는 친교를 여러분 모두가 누리시기를 빕니다.

  

19. 그러면 세 분 하느님이 어떻게 한 분 하느님으로 존재하게 될까요? 요한 17장을 보면 예수님과 하느님과의 관계를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21-22, “21 아버지, 이 사람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과 같이 이 사람들도 우리들 안에 있게 하여 주십시오. 그러면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다는 것을 세상이 믿게 될 것입니다. 22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영광을 나도 그들에게 주었습니다. 그것은 아버지와 내가 하나인 것처럼 이 사람들도 하나가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20. 아들 안에 아버지가 있으며, 아버지 안에 아들이 있음으로 하나가 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완전한 사랑의 관계를 말합니다. 완전한 사랑으로 온전한 일치를 이루는 관계가 바로 삼위하느님의 일체의 비결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하느님은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요한일서 4:8,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하느님을 알지 못합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21. 우리가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바로 성부 성자 성령 삼위 하느님의 사랑의 관계 속으로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요한 17:21, “이 사람들도 우리들 안에 있게 하여 주십시오.” 

- 하느님을 믿음으로 사랑을 경험하고 배워하는 삶을 시작하는 것이 신앙의 여정입니다. 사랑이신 하느님이 우리에게 제시하시는 길은 오직 하나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22. 성부의 사랑은 우리의 구원을 위해서 아들을 보내주신 사랑입니다.

요한 3:16, “하느님은 이 세상을 극진히 사랑하셔서 외아들을 보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든지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여주셨다.”


성자의 사랑은 우리를 위해서 희생하신 사랑입니다.

요한 13:33-34, “34 나는 너희에게 새 계명을 주겠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35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세상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23. 그리고 예수님은 인생이 살아갈 가장 존귀하고 아름다운 삶으로 초대하십니다. 

마태 22:37-40, 37 예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님이신 너희 하느님을 사랑하라.' 38 이것이 가장 크고 첫째가는 계명이고, 39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 는 둘째 계명도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40 이 두 계명이 모든 율법과 예언서의 골자이다.“


24. 성령님은 그 사랑을 우리에게 부어주심으로 하느님이 보여주신 사랑으로 살아가도록 도와주십니다.

로마 5:5, 우리가 받은 성령께서 우리의 마음 속에 하느님의 사랑을 부어 주셨기 때문입니다.


25. 삼위일체 하느님을 묵상하면, 하느님이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를 알게 됩니다. 창조주가 스스로 피조물이 되고 죽임을 당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사랑하겠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하느님과 화해하게 하시려고 전능하신 하느님이 피조물이 되어 우리에게 오셨습니다. 우리를 위해서 십자가에서 죽으셨습니다. 부활승천하신 후에는 우리와 영원히 함께 하시고자 성령으로 오셨습니다. 


26. 오늘 이 예배를 드릴 때, 하느님의 사랑을 깨달아 알기를 축복합니다. 여러분 안에 계시는 성령의 도우심으로 온전한 사랑으로 완전한 하나를 이루시는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의 하느님이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와 하나되기를 원하신다는 하느님의 마음을 알게 되기를 축복합니다. 하여 그 사랑으로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함으로 서로 사랑하는 공동체, 우리 분당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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