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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설교

2007년 9월 10일(월) 강론초고 (하느님의 심오한 진리인 그리스도)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9. 20.

하느님의 심오한 진리인 그리스도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것은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는다”는 것입니다.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정보를 머리로 아는 것이 아니라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진실을 경험하고 살고 전하는 것입니다.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말의 의미는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 그 분의 인격과 사역을 통해서 사람들은 우리를 구원하시는 하느님의 사랑과 뜻과 행동을 경험하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그 풍부한 경험과 고백의 내용을 살피지 않으면 그저 “X 는 Y 이다” 라는 명제의 틀만 남게 되고 제멋대로 X 와 Y 의 자리에 아무 내용이나 들이대는 잘못을 범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신자는 어째서 예수가 그리스도인가를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주관적인 고백으로 내게 예수가 그리스도인 까닭을 전할 수 있어야 하죠.
객관적인 증언으로 인류에게 예수가 그리스도인 이유를 살필 수 있어야 합니다.

바울로 사도는 그리스도를 하느님의 심오한 진리라고 표현합니다.

어째서 심오한 진리인가요?

바울로 사도는 예수님의 삶과 죽음과 부활을 통하여 하느님의 뜻과 사랑이 유대인들의 선민의식, 성전과 율법중심의 한계를 넘어서 온 세상으로 새롭게 전해졌음을 깨달았던 것입니다. 성전제사와 율법준수를 통해 유대인들에게만 하느님의 구원이 있다고 믿어왔던 독선적, 배타적인 구원관이 실은 전혀 하느님의 뜻이 아님을 알게 되었죠.
이방인을 포함한 모든 이들이 하느님과의 올바른 관계 속으로 부름을 받는 새시대가 열렸음을 바울로는 확신하며 이방인 선교에 헌신하였습니다. 그 결과 그리스도교가 유대교의 분파로 남지 않고 보편적인 세계적인 종교로 성장하여 지금 우리에게 까지 전해지게 되었음을 감사하게 됩니다.

바울로 사도가 선교를 하면서 경험한 온갖 고난은 이 새로운 진실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유대인들의 공격과 이방인들의 몰이해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바울로는 기꺼이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위하여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내 몸으로 채우고 있습니다” 하고 고백합니다.

“모든 사람이 그리스도를 믿고 성숙한 인간으로 하느님 앞에 서도록” 하는 것, 이 일이 바울로가 이해한 “하느님과의 올바른 관계(하느님의 의)”의 내용이었고, 복음서가 전하는 ‘하느님 나라’에 관한 바울로의 해석이었습니다.

구원은 남다른 정보를 독점하여 얻는 자격이 아닙니다.
남과 경쟁하거나 남을 배제하여 나의 선함과 의로움을 내세워 보상받고 보장받는 댓가나 처우가 아닙니다.

구원은 하느님 앞에서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숙한 인간으로 살아가는 일입니다.

오늘  복음서에서 예수님은 안식일 규정에 목숨을 거는 율법학자와 바리사이파 사람들 앞에서 오른손이 오그라든 이를 고쳐주십니다.
병고를 하느님의 징벌로 보았던 유대인의 인식을 깨고 하느님은 우리의 병고를 불쌍히 여기시고 낫게 하시는 분임을 보여주십니다. 동시에 유대민족 정체성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안식일 준수규정에 새롭게 도전하십니다. 안식일이 무엇을 하라는 규정이냐? 착한 일, 남을 살리는 일을 하는 것이 안식일의 정신이 아니냐? 도대체 왜 안식일을 지키는 것인지 그 본래의 정신을 되새기고 있는가를 물으십니다.
 예수님의 고난은 이런 실천 때문에 받으시게 된 일이어서, 바울로는 자신의 선교사역을 통하여 바로 이 예수님의 남은 고난을 자신이 받는 것이라고 이해했던 것이지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일, 곧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믿는 일은
그리스도를 통하여 살아계신 하느님과 참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일입니다. 바울로 사도의 표현을 빌면 그리스도가 우리 안에서 활동하시도록 하는 일입니다.

우리의 아집과 독선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자유와 진리와 사랑의 영이 우리 안에서 힘차게 활동하시도록 내 맡기는 일입니다.

이 일이 가능하려면, 즉 신앙의 삶이 이루어지려면,

지식과 정보를 얻으려는 마음으로 성서의 말씀을 대하지 말고
지혜와 삶의 지침을 구하는 마음으로 말씀을 묵상하고 되새겨야 합니다.

내 뜻대로, 내 맘 편한 대로 이것저것 하느님께 구하고 지시하는 기도가 아니라
만사를 통해 우리와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하시는 하느님의 뜻에 귀 기울여 따르고,
하느님의 행하심을 정직하게 받아들이는 기도를 배워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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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9월 10일 감사성찬례 성서말씀

골로 1:24-2:3

24 그래서 나는 여러분을 위하여 기꺼이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는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위하여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내 몸으로 채우고 있습니다.

25 나는 하느님께서 맡기신 사명을 따라 여러분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남김없이 전하기 위해서 교회의 일꾼이 되었습니다.

26 이 심오한 진리는 과거의 모든 세대, 모든 사람에게 감추어져 있던 것인데 이제는 하느님의 성도들에게 분명히 드러났습니다.

27 하느님께서는 이방인들에게 드러내신 이 심오한 진리가 얼마나 풍성하고 영광스러운 것인가를 성도들에게 알리려 하신 것입니다. 이 심오한 진리는 곧 이방인 여러분이 그리스도를 믿게 되었다는 사실과 또 영광을 차지하게 되리라는 희망입니다.

28 우리는 바로 이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그리스도를 믿고 성숙한 인간으로 하느님 앞에 서도록 하려고, 우리는 지혜를 다하여 모든 사람을 경고하며 가르칩니다.

29 나는 이를 위해서 내 안에서 강하게 활동하시는 그리스도께 힘입어 애써 노력하고 있습니다. 1 여러분과 라오디게이아에 있는 교우들은 물론 내 얼굴을 직접 보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서도 내가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2 그것은 그들이 마음에 힘을 얻고 사랑으로 결합되어 풍부하고도 완전한 이해력을 가지고 하느님의 심오한 진리인 그리스도를 깨닫게 하려는 것입니다. 3 그런데 이 진리 속에는 지혜와 지식의 온갖 보화가 감추어져 있습니다.

루가 6:6-11

6 또 다른 안식일에 예수께서 회당에 들어가 가르치고 계셨는데 거기에 마침 오른손이 오그라든 사람이 있었다. 7 한편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예수께서 안식일에 병을 고쳐주시기만 하면 그를 고발하려고 지켜보고 있었다.

8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들의 속셈을 아시고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게 "일어나 가운데로 나와 서라." 하셨다. 그가 일어나 가운데로 나서자

9 예수께서 그들에게 "너희에게 한 가지 물어보겠다. 율법에 어떻게 하라고 하였느냐? 안식일에 착한 일을 하라고 하였느냐? 악한 일을 하라고 하였느냐? 사람을 살리라고 하였느냐? 죽이라고 하였느냐?"

10 이렇게 물으시며 그들을 모두 둘러보시고 나서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게 "손을 펴라." 하셨다. 그가 손을 펴자 그 손이 이전처럼 성하게 되었다.

11 그들은 잔뜩 화가 나서 예수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고 서로 의논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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