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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설교

2007년 9월 9일(연중 23주일) 설교 (루가14:25-33 예수의 제자가 되려면)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9. 9.


우리 가운데 맑고 깨끗한 믿음을 !
(루가 14:25-33)

언제부터인가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이 그다지 명예롭지 않게 되었습니다. 수십 년간 교회와 신자들이 보여준 삶의 모습이, 그리스도인들이 도대체 무슨 가치를 따라 사는 사람들인지를 헷갈리게 만든 때문입니다. 신앙인들이 독선적인 믿음을 무기로 삼아, 모든 상식을 초월하여, 자기와 교회집단의 욕심을 채우려는 인간들로 보여진다면 얼마나 참담한 불행입니까? 두렵고 두려운 일입니다.

본래 그리스도인은 예수님의 제자로서 ‘하느님나라’를 향해 살아가는 이들입니다. 그리스도인의 믿음은 교리적 독선과 아집이 아니라, 십자가 지는 삶의 선택이요 순종입니다. 상식을 무시하는 몰상식한 이들이 아니라, 고정관념과 이기주의를 초월하는 지혜로운 이들입니다. 교회는 욕심을 채우려고 결탁한 이익집단이 아니라, 세상을 향한 하느님의 자비의 도구가 되기로 모인 공동체입니다.

신앙은 무조건적 열심이 전부가 아닙니다. 지혜와 식별이 필요합니다. 오늘 복음말씀을 주님을 따르기 위해서 부모, 처자, 형제자매, 자기자신을 열심히^^ 미워하라는 뜻으로 읽으면 오해입니다. 엉뚱하게 미움 받을 짓만 골라서 하면서 내 의로운 믿음이 박해를 받고 있노라 감격하는 것은 착각입니다. 오늘 주님 말씀의 “미워하라”는 뜻은 “집착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많은 이들이 애욕과 애착을 사랑과 혼동합니다. 진정한 사랑에는 나의 애욕이 아닌, 상대의 자유가 중요합니다. 나의 집착이 아닌, 너와 내가 함께 따를 진리가 중요합니다. 그래야 저열한 패거리 의식이 아니라 참된 우정과 사랑을 얻습니다. 오늘 필레몬서에서 바울로 사도는 애욕과 애착을 넘어 필레몬과 오네시모가 참된 자유인이며 참된 형제로 살아가기를 권면합니다.

신앙인이 되는 일은 감정적인 도취로 되지 않습니다. 교회는 체면치레로 가입하는 사교클럽이 아닙니다. 생명과 죽음, 행복과 불행이 모두 나의 엄중한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는 ‘자유’로운 결단으로 생명과 행복을 택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어둡고 약해서 진리의 빛과 은총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성령께서 오로지 들뜬 감정에만이 아니라, 차분한 정신에도 말씀하시는 걸 믿으시기 바랍니다. 성령 안에서 자문하십시오. 나는 무엇을 아끼고 무엇을 원하는가? 나는 하느님께 무엇을 댓가로 무엇을 바라는가?

우리는 자유를 바치며 사랑을 청합니다. 우리 안에, 애욕과 애착이 아닌, 진리를 통해 욕심이 비워진 맑고 깨끗한 사랑이 넘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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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9월 9일 연중 23주일 성서말씀

신명 30:15-20

15 보아라. 나는 오늘 생명과 죽음, 행복과 불행을 너희 앞에 내놓는다.

16 내가 오늘 내리는 너희 하느님 야훼의 명령을 순종하며 너희 하느님 야훼를 사랑하고 그가 지시하신 길을 걸으며 그의 계명과 규정과 법령을 지키면 너희는 복되게 살며 번성할 것이다. 너희가 들어가 차지하려는 땅에서 너희 하느님 야훼께서 내리시는 복을 누릴 것이다.

17 그러나 너희 마음이 변하여 순종하지 아니하면, 하느님께 추방당하여 다른 신들 앞에 엎드려 그것들을 섬기게 될 것이다.

18 오늘 나는 너희에게 일러둔다. 그리되면 너희는 반드시 망하리라. 너희가 이제 요르단 강을 건너가 차지하려는 땅에서 오래 살지 못할 것이다.

19 나는 오늘 하늘과 땅을 증인으로 세우고 너희 앞에 생명과 죽음, 복과 저주를 내놓는다. 너희나 너희 후손이 잘살려거든 생명을 택하여라.

20 그것은 너희 하느님 야훼를 사랑하는 것이요 그의 말씀을 듣고 그에게만 충성을 다하는 것이다. 그것이 야훼께서 너희 선조,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에게 주겠다고 맹세하신 땅에 자리잡고 오래 잘사는 길이다."

필레 1:1-21

1 그리스도 예수를 위해서 갇혀 있는 나 바울로와 교우 디모테오가 친애하는 우리 동료 필레몬과  2 그대의 집에 모이는 교회 여러분과 우리 자매 압피아와 우리 전우 아르킵보에게 이 편지를 씁니다.
3 하느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여러분에게 은총과 평화를 내려주시기를 빕니다.
4 나는 기도할 때마다 그대를 생각하면서 언제나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5 그대가 주 예수를 굳건히 믿고 또 모든 성도들을 사랑한다는 말을 내가 듣고 있기 때문입니다. 6 믿음을 통한 우리의 교제가 힘이 되어서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얻는 우리의 축복이 얼마나 큰지 알게 되기를 나는 빕니다. 7 나는 친애하는 그대가 성도들에게 사랑을 베풀어 그들의 마음에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는 말을 듣고 큰 기쁨과 위안을 받았습니다.

8 나 바울로는 그리스도 예수의 사신이며 그분을 위해서 일하다가 지금 갇혀 있는 몸으로서 그대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아무 거리낌없이 명령할 수도 있습니다. 9 그러나 서로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그대에게 간곡히 부탁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10 내가 갇혀 있는 동안에 얻은 내 믿음의 아들 오네시모의 일로 그대에게 이렇게 간청하는 것입니다. 11 그가 전에는 그대에게 쓸모없는 사람이었지만 이제는 그대에게와 또 나에게 쓸모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12 나는 그를 그대에게 돌려보냅니다. 그것은 내 심장을 떼어 보내는 셈입니다. 13 내가 복음을 위하여 일하다가 갇혀 있는 터이니 그를 내 곁에 두어 그대를 대신해서 내 시중을 들게 하려고도 나는 생각해 보았습니다. 14 그러나 그대의 승낙이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대가 선을 행하는 것이 마지못해서가 아니라 자진해서 하는 것이 되어야 하겠기 때문입니다. 15 그가 잠시 동안 그대에게서 떨어져 있었던 것은 아마 그를 영원히 그대의 사람으로 만드시려는 하느님의 섭리인지도 모릅니다.

16 그러나 이제부터 그는 종으로서가 아니라 종 이상으로 곧 사랑하는 교우로서 그대와 같이 있게 될 것입니다. 그는 내가 특별히 사랑하는 교우입니다. 그렇다면 인간적으로 보든지 주님을 믿는 신앙의 견지에서 보든지 그대에게야 그가 얼마나 더 귀중하게 생각되겠습니까?

17 그대가 나를 동지로 여긴다면 나를 맞는 것처럼 그를 맞아주시오. 18 그가 그대에게 잘못한 일이 있거나 빚진 것이 있으면 그 책임을 나에게 지우시오. 19 "나 바울로가 그것을 다 갚겠다."고 이렇게 친필로 보증하는 바입니다. 그대가 지금만큼 된 것도 나의 덕인 것이 사실이지만 나는 그대에게서 그 값을 요구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20 나는 주님을 믿는 사람으로서 사랑하는 형제인 그대에게 신세를 지려고 합니다. 그대는 그리스도를 믿는 교우로서 나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시오. 21 나는 그대가 나에게 순종할 것을 확신하고 이 글을 씁니다. 내가 말하는 이상의 일까지도 그대는 해주리라고 나는 믿습니다.

루가 14:25-33

25 예수께서 동행하던 군중을 향하여 돌아서서 말씀하셨다.

26 "누구든지 나에게 올 때 자기 부모나 처자나 형제 자매나 심지어 자기 자신마저 미워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27 그리고 누구든지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오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28 "너희 가운데 누가 망대를 지으려 한다면 그는 먼저 앉아서 그것을 완성하는 데 드는 비용을 따져 과연 그만한 돈이 자기에게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지 않겠느냐? 29 기초를 놓고도 힘이 모자라 완성하지 못한다면 보는 사람마다 30 '저 사람은 집짓기를 시작해 놓고 끝내지를 못하는구나!' 하고 비웃을 것이다.

31 또 어떤 임금이 다른 임금과 싸우러 나갈 때 이만 명을 거느리고 오는 적을 만 명으로 당해 낼 수 있을지 먼저 앉아서 생각해 보지 않겠느냐? 32 만일 당해 낼 수 없다면 적이 아직 멀리 있을 때에 사신을 보내어 화평을 청할 것이다.

33 너희 가운데 누구든지 나의 제자가 되려면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모두 버려야 한다."

<본기도> -성공회기도서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느님, 교회를 세우시어 이 세상의 파수꾼으로 삼으셨나이다. 비옵나니, 성령의 지혜를 주시어 우리가 시대의 징조를 분별하고, 예언의 말씀을 담대히 선포하여 사명을 다하게 하소서. 이는 성부와 성령과 함께 한 분 하느님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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