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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설교

2007년 8월 29일(수) 강론초고 (세례자 요한의 참수)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9. 4.
세례자 요한의 참수


어떤 사람을 원하려면 그의 살아있는 “온 몸”을 원해야지
달랑 “머리”만 원하면 안된다.^^
어떤 이의 부분만을 요구하는 것은 그를 해체하여 죽이라는 것과 같을 지 모른다.

이 본문에 관한 어느 분의 묵상에서 “세례자 요한의 참수는 바로 신앙이란 우리의 머리(=자기생각)을 잘라 버리는 것”이라는 말씀을 들은 적이 있다. (참으로 기발하고 의미심장한 말씀으로 탄복했으나, 역시 내가 묵상한 것이 아니어서 내겐 약간 억지스러운 느낌도 든다.)

예언자는 자기 생각, 자기 신념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어쩔 수 없이 말하는 것이다.
죽을 줄 알면서도... 말이다.
나는 아직 그런 경지는 모른다.

옳은 일, 바른 말 하기를 제대로 하면 "반드시" 죽임을 당한다.
내가 대부분의 세상 일에 적당히 비겁한 태도를 취하는 까닭이다.

하지만 비겁하게 처신한다고 오래오래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어차피 사람은 죽게 되어 있다.
어쩌면 이 점은 고마운 일이다.

생각하면 사실 목이 잘리는 것이 두려운 것은 아니다.
“죽은 후에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모르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도 나 자신의 죽음을 생각하면 가슴이 서늘하다.
“지금 살아있는 나는 누구인가?” 이 대답을 모르기 때문이다.

하느님의 사랑이 머리와 가슴과 뱃속에 가득하면
머리가 잘려도 의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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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8월 29일 성 세례 요한의 참수 성서말씀

예레 1:4-10
4 내가 받은 야훼의 말씀은 이러하였다.
5 "내가 너를 점지해 주기 전에 나는 너를 뽑아 세웠다. 네가 세상에 떨어지기 전에 나는 너를 만방에 내 말을 전할 나의 예언자로 삼았다."
6 "아! 야훼 나의 주님, 보십시오. 저는 아이라서 말을 잘 못합니다." 하고 내가 아뢰었더니,
7 야훼께서는 나에게 이렇게 이르셨다. "아이라는 소리를 하지 마라. 내가 너를 누구에게 보내든지 너는 가야 하고, 무슨 말을 시키든지 하여야 한다. 8 사람을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늘 옆에 있어 위험할 때면 건져주리라. 이는 내 말이라, 어김이 없다."
9 그러시고 야훼께서는 손을 내밀어 나의 입에 대시며 이르셨다 "나는 이렇게 나의 말을 너의 입에 담아준다. 10 보아라! 나는 오늘 세계 만방을 너의 손에 맡긴다. 뽑기도 하고 무너뜨리기도 하고 멸하기도 하고 헐어버리기도 하고, 세우기도 하고 심기도 하여라."

히브 11:32-12:2
32 내가 무슨 말을 더 하겠습니까? 기드온, 바락, 삼손, 옙타, 다윗, 사무엘, 그리고 예언자들의 이야기를 일일이 다 하자면 시간이 모자랄 것입니다.
33 그들은 믿음을 가지고 여러 나라를 정복하였고 정의를 실천하였고 약속해 주신 것을 받았고 사자의 입을 막았으며
34 맹렬한 불을 껐고 칼날을 피하였고 약했지만 강해졌고 전쟁에서 용맹을 떨쳤고 외국 군대를 물리쳤습니다.
35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서 돌아오는 식구들을 만난 여자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서 더 나은 생명을 누리려고 석방도 거부하고 고문을 달게 받았습니다.
36 또 어떤 이들은 조롱을 받고 채찍으로 얻어맞고 심지어는 결박을 당하여 감옥에 갇히기까지 하였습니다.
37 또 돌에 맞아 죽고 톱질을 당하고 칼에 맞아 죽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양과 염소의 가죽을 몸에 두르고 돌아다녔으며 가난과 고난과 학대를 겪기도 했습니다.
38 이런 사람들에게는 이 세상이 살 만한 곳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광야와 산과 동굴과 땅굴로 헤매며 다녔습니다.
39 이 사람들은 모두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하느님의 인정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약속된 것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40 하느님께서 우리를 위해서 더 좋은 것을 마련해 두셨기 때문에 그들은 우리를 제쳐놓고는 결코 완성에 이르지는 못하게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1 이렇게 많은 증인들이 구름처럼 우리를 둘러싸고 있으니 우리도 온갖 무거운 짐과 우리를 얽어매는 죄를 벗어버리고 우리가 달려야 할 길을 꾸준히 달려갑시다.
2 그리고 우리의 믿음의 근원이시며 완성자이신 예수만을 바라봅시다. 그분은 장차 누릴 기쁨을 생각하며 부끄러움도 상관하지 않고 십자가의 고통을 견디어내시고 지금은 하느님의 옥좌 오른편에 앉아 계십니다.

마태 14:1-12
1 그 무렵에 갈릴래아의 영주 헤로데 왕이 예수의 소문을 듣고 2 신하들에게 "그 사람이 바로 세례자 요한이다. 죽은 요한이 다시 살아난 것이 틀림없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런 능력이 어디서 솟아나겠느냐?" 하고 말하였다.
3 일찍이 헤로데는 자기 동생 필립보의 아내 헤로디아의 일로 요한을 잡아 결박하여 감옥에 가둔 일이 있었는데 4 그것은 요한이 헤로데에게 그 여자를 데리고 사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라고 거듭거듭 간하였기 때문이었다. 5 그래서 헤로데는 요한을 죽이려고 했으나 요한을 예언자로 여기고 있는 민중이 두려워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6 그 무렵에 마침 헤로데의 생일이 돌아와서 잔치가 벌어졌는데 헤로디아의 딸이 잔치 손님들 앞에서 춤을 추어 헤로데를 매우 기쁘게 해주었다. 7 그래서 헤로데는 소녀에게 무엇이든지 청하는 대로 주겠다고 맹세하며 약속하였다. 8 그러자 소녀는 제 어미가 시키는 대로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쟁반에 담아서 이리 가져다 주십시오." 하고 청하였다.
9 왕은 마음이 몹시 괴로웠지만 이미 맹세한 바도 있고 또 손님들이 보는 앞이어서 소녀의 청대로 해주라는 명령을 내리고 10 사람을 보내어 감옥에 있는 요한의 목을 베어 오게 하였다.
11 그리고 그 머리를 쟁반에 담아다가 소녀에게 건네자 소녀는 그것을 제 어미에게 갖다 주었다. 12 그 뒤 요한의 제자들이 와서 그 시체를 거두어다가 묻고 예수께 가서 알렸다.

<본기도> -성공회기도서
주 하느님, 세례 요한의 탄생과 죽음을 통하여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오실 길을 예비케 하셨나이다. 구하오니, 세례자 요한이 진리와 정의를 위하여 참수됨과 같이 우리도 항상 진리와 정의를 위하여 기꺼이 헌신하게 하소서. 이는 성부와 성령과 함께 한 분 하느님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나이다. 아멘.

<구리성당 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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