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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설교

나의 뿌리를 찾는 명절

by 푸드라이터 2013. 2. 9.

설명절 주일 설교 말씀

(2013년 2월 10일 주일)


이 세상에서 인간만이 특별한 날을 기억하고 기념합니다. 인간만이 생일날 케이크 에 촛불을 밝히고 가족이나 친한 사람들과 간단한 의식이라도 거행합니다. 아무도 이 특별한 날을 기억해주지도 않고 기념도 하지 못한다고 하면 삶의 의미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공허함에 빠지게 됩니다. 중학교 1학년 학생과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은 신체적으로나 문화적으로 큰 차이는 없습니다. 그러나 일단 중학교에 진학하고 나서는 절대 초등학생하고 같이 놀지않고 또 같은 대접을 받는 것을 싫어합니다.졸업식과 입학식이라는 의식을 거치면서 자신은 초등학생과는 다른 청소년이라는 자의식이 형성되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 많은 젊은남녀들이 무작정 상경해서 공장같은 곳에서 일하다가 눈이 맞아 결혼식을 하지 못하고 그냥 가정을 꾸려 살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들을 위해서 만들어진 노래가 양희은이 부른 ‘거치른 들판에 푸르른 솔잎처럼’(일명 상록수)입니다. 이들은 그래도 뭔가가 떳떳하지 못한 것 같고 허전해서 나중에 자식이 다큰상태에서라도 결혼식을 했습니다. 여러 사람들에게 결혼을 인정받고 또한 자신들 서로에 게 결혼과 사랑의 약속을 엄숙하게 확인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절기나 의식이란 이토록 우리가 살아가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과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사순절 직 전이 되면 카니발이라는 축제 행사가 해외토픽에 등장하는 것처럼 때가 되면 축제와 행사를 통해 공동체와 개인이 정체성과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됩니다.

설날이나 추석이 되면 민족의 대이동이 벌어지고 조상에 대한 추모와 온가족이 모여서 훈훈한 정을 나누는 풍경이 뉴스에 보도 됩니다. 설날에는 떡국을, 추석에는 송 편을 먹어야 명절을 제대로 지낸 것처럼 여겨집니다. 명절에 인사할 사람들 서로 인사 나누고 지나가는 것이 인간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게 명절은 가족 공동체의 한 지체라는 의식을 공고히 하고 자신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를 확인하게 합니다. 나아가서는 우리가 한국 사람이라는 공동체 의식을 갖게 하며 알게 모르게 동일 한 민족성을 형성하게 됩니다. 축제와 의례를 통해 과거와 만나고 현재의 나를 성찰 하게 됩니다.



이 모두가 삶과 죽음을 초월한 절대자 앞에서 우리 모두의 평안과 복락을 기원하는 종교적 본성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역사와 인생을 주관하는 조물주 앞에서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새희망과 다짐을 하는 것이 명절의 큰 의미 일 것입니다.

인간이면 누구나 자신의 뿌리를 확인해서 자신이 잠깐 세상에 왔다가 죽는 순간적 인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출생에 유구한 배경이 있음을 확인하고 싶어 합니다. 자기 존재의 근원을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영원성을 찾으려는 필요성 때문에 한국 사람들 이 그토록 조상 제사에 집착한다는 종교학자의 분석도 있습니다. 나아가서는 제사를 통해 후손들에게 기억됨으로서 영원히 존재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보편적인 욕구를 충족시킨다고 합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통해 영원한 생명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영화나 드라마 가 항상 해피 엔딩으로 끝날 것이라고 기대하고 봅니다. 만약 그렇지 않고 슬프거나 주인공이 실패하는 것으로 끝날 것이라면 시청률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예수께서 주 시는 생명의 양식을 먹는 우리들의 끝은 해피 엔딩입니다. 예수께서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항해를 하는 배 또는 비행기가 목적지 없이 떠돌아다닌다면 그 불안함 때문에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은 견딜 수가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기념하는 조상들께서도 예수님께서 외면하지 않으시고 하느님 품에 안기셨으리라 믿습니다.


장기용 (요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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