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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설교

2009년 3월 1일 (사순1주일) 강론초 (마르 1:9-15 세례받으심, 유혹이기심, 복음선포)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2. 25.



2009년 3월 1일 사순 1주일 성서말씀
 
창세 9:8-17

8 하느님께서 노아와 그의 아들들에게 또 말씀하셨다.
9 "이제 나는 너희와 너희 후손과 계약을 세운다. 10 배 밖으로 나와, 너와 함께 있는 새와 집짐승과 들짐승과 그 밖에 땅에 있는 모든 짐승과도 나는 계약을 세운다. 11 나는 너희와 계약을 세워 다시는 홍수로 모든 동물을 없애버리지 않을 것이요, 다시는 홍수로 땅을 멸하지 않으리라."
12 하느님께서 또 말씀하셨다. "너뿐 아니라 너와 함께 지내며 숨쉬는 모든 짐승과 나 사이에 대대로 세우는 계약의 표는 이것이다. 13 내가 구름 사이에 무지개를 둘 터이니, 이것이 나와 땅 사이에 세워진 계약의 표가 될 것이다. 14 내가 구름으로 땅을 덮을 때, 구름 사이에 무지개가 나타나면, 15 나는 너뿐 아니라 숨쉬는 모든 짐승과 나 사이에 세워진 내 계약을 기억하고 다시는 물이 홍수가 되어 모든 동물을 쓸어버리지 못하게 하리라. 16 무지개가 구름 사이에 나타나면, 나는 그것을 보고 하느님과 땅에 살고 있는 모든 동물 사이에 세워진 영원한 계약을 기억할 것이다."
17 하느님께서는 노아에게 "이것이 땅 위에 있는 모든 짐승과 나 사이에 세워진 계약의 표이다." 하고 다시 다짐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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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25:1-10

1 주여, 내 영혼이 당신을 우러러 |뵈오|며 ∥ 나의 하느님, 당신만을 |믿습|니-|다.
2 그러므로 부끄러운 꼴 당하지 않게 |하시|고 ∥ 원수들이 으스대지 못|하게|하소|서.
3 당신만을 믿고 바라면 망신을 당하지 |않으|나, ∥ 당신을 함부로 배신하는 자 수치를 |당하|리이|다.
4 주여, 당신의 길을 가리켜 |주시|고 ∥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가|르쳐|주소|서.
5 당신만이 나를 구해 주실 하느님이시오니: 당신의 진리 따라 나를 인도하시고 가르|치소|서. ∥ 날마다 당신의 도움만을 |기다|립니|다.
6 주여, 당신의 |자비|와 ∥ 한결같으신 옛 사랑을 |기억|하시|고
7 젊어서 저지른 나의 잘못과 죄를 잊어 |주소|서. ∥ 주여, 어지신 분이여, 자비하신 마음으로 나를 |생각|하소|서.
8 주여, 당신은 바르고 어지|시기|에 ∥ 죄인들에게 길을 |가르|치시|고
9 겸손한 자 옳은 길로 인도|하시|며 ∥ 그들에게 당신의 길을 가|르치|십니|다.
10 당신의 계약과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는 ∥ 당신의 모든 길이 사랑이며 |진리|입니|다.
○ 영광이 |성부|와 ∥ 성|자와|성령|께   처음과 같이 |지금|도 ∥ 그리고 영|원히,|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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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베드 3:18-22

18 그리스도께서도 여러분의 죄 때문에 죽으셨습니다. 죄 없으신 분이 죄인을 위해서 죽으신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단 한 번 죽으심으로써 여러분의 죄를 용서해 주시고 하느님께로 인도해 주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몸으로는 죽으셨지만 영적으로는 다시 사셨습니다. 19 이리하여 그리스도께서는 갇혀 있는 영혼들에게도 가셔서 기쁜 소식을 선포하셨습니다. 20 그들은 옛날에 노아가 방주를 만들었을 때 하느님께서 오래 참고 기다리셨지만 끝내 순종하지 않던 자들입니다. 그 방주에 들어가 물에 빠지지 않고 구원을 받은 사람은 겨우 여덟 사람뿐이었습니다. 21 그것은 오늘날 여러분에게 구원을 가져다 주는 세례를 미리 보여준 것입니다. 세례는 몸에서 더러운 때를 벗기는 것이 아니라 깨끗한 양심으로 살겠다고 하느님께 서약을 하는 것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로써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22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늘에 올라가셔서 하느님의 오른편에 계시며 천사들과 세력과 능력의 천신들을 당신에게 복종시키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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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 1:9-15

9 그 무렵에 예수께서는 갈릴래아 나자렛에서 요르단 강으로 요한을 찾아와 세례를 받으셨다. 10 그리고 물에서 올라오실 때 하늘이 갈라지며 성령이 비둘기 모양으로 당신에게 내려오시는 것을 보셨다. 11 그 때 하늘에서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12 그 뒤에 곧 성령이 예수를 광야로 내보내셨다. 13 예수께서는 사십 일 동안 그 곳에 계시면서 사탄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그 동안 예수께서는 들짐승들과 함께 지내셨는데 천사들이 그분의 시중을 들었다.
14 요한이 잡힌 뒤에 예수께서 갈릴래아에 오셔서 하느님의 복음을 전파하시며 15 "때가 다 되어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왔다. 회개하고 이 복음을 믿어라."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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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기도> -성공회기도서

생명의 하느님, 홍수로써 이 세상 죄악을 씻어내셨듯이 세례로써 우리에게 새로운 생명을 주시나이다. 구하오니, 세례를 통하여 거듭난 우리가 마귀와 세속과 정욕을 이기며 성령의 능력 안에 살아가게 하소서.  이는 성부와 성령과 함께 한 분 하느님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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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앙을 순수하게 지키는 사순절기 (마르 1:9-15)

어느 덧 삼월, 서서히 봄기운이 느껴집니다. 우리 마음에도 봄과 함께 생명의 기운, 성령의 은총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우리가 사순절을 지키는 것은 신앙의 훈련입니다.
이스라엘은 일찌기 이집트를 떠나 40년 동안 광야를 떠돌며 하느님의 이끄심을 경험하며 하느님의 백성이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세례를 통하여 하느님의 아들임을 자각하며 광야에서 40일간 시험을 이겨냅니다.
이를 본받아 우리도 신자로서 부활의 기쁨을 누리기 전에 주님의 시험과 고난을 기억하며 극기 절제하고 기도하고 착한 일 하기를 힘쓰는 것입니다. 

하지만 혹시라도 오해가 있을까 보아 분명히 해두고 싶습니다.
사순절기 동안 극기하고 절제하고 기도해서 우리가 신앙적으로  “더 훌륭한 인간”이 되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절기를 잘 지켜서 칭찬을 받고 상을 얻으려는 것도 아닙니다.
사순절기를 지키는 것은 우리의 신앙을 신앙 그 자체로 순수하게 하려는 노력입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주님의 세례와 주님의 광야시험과 하느님나라 선포를 전하는 것입니다.

세례는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임을 깨닫고 확인하는 일입니다. 세례를 받으며 우리는 모두 “너는 내 사랑하는 자녀”라는 하느님의 음성을 마음으로 듣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새로운 존재임을 깨닫고 기쁨과 힘을 얻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신앙생활에 대해 여전히 착각과 유혹에 빠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달라진 우리의 믿음과 신분이 우리의 욕망과 문제들을 채우고 해결하는 수단인 것처럼 생각하기 쉬운 것입니다.
“네가 신자라면 경제적인 문제를 신앙의 힘으로 해결해야해! 네가 신자라면 김수환 추기경님처럼 세상의 존경도 받아야지! 네가 신자로서 세상의 인정을 받으려면 인생의 성공자, 세상의 지배자가 되어야지!” 이런 속삭임이 바로 유혹하는 자의 목소리입니다.

신앙생활은 하느님을 통하여 나의 꿈, 내 인생의 목적을 이루는 일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나를 통해 이루시는 하느님나라에 순종하고 참여하는 일입니다.
얼핏 비슷하지만 엄청나게 다른 이 차이를 분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비유하자면 우리는 손오공이 아니라 삼장법사입니다. 능력은 뜻을 위해 필요한 것입니다.

우리는 소박하게 주님의 말씀을 따라,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하루하루 성장하고 성숙하는 믿음과 인격으로 살아갑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권력과 제도가 아니라 하느님과 우리의 인격적 관계가 본질입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우리 밖의 저 세상이 아닙니다.

사순절기 동안 우리는 오로지 말씀과 성사의 은총에 의지하는 연약한 인간으로 지낼 뿐 그 밖의 어떤 것도 의지하거나 자랑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점점 더 자신을 낮추고 비우고 우직해집니다.
우리 안에 이루어질 하느님 나라, 부활의 영광과 기쁨을 누리기 위해서입니다. (2009.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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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례, 광야 시험, 하느님나라 (마르 1:9-15)

봄비 속에 세상은 연두빛 생명의 발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마음에도 봄과 함께 생명의 기운, 성령의 은총이 가득하길 기도합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공생애를 준비하신 이야기입니다. 세례를 받으시고 광야에서 유혹을 이겨내시고 하느님나라의 선포를 시작하신 대목입니다. 오늘이 사순 1주일이므로 성경은 우리에게 세례의 의미와 사순절기를 지내는 우리의 마음가짐을 연결지어 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세례를 통해서 신앙생활을 시작하는 것, 해마다 사순절기를 지키는 것, 그리고 힘써 전도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한 종교적인 행사가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의 행복을 위한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실천입니다.


세례의 기쁨은 “너는 내 사랑하는 자녀”라는 하느님의 음성을 듣는 일입니다. 그것은 우리의 삶과 죽음의 의미 자체를 바꾸어 놓습니다.


사순절기는 그 세례 때의 다짐을 새롭게 하며, 예수님이 광야에서 받으신 유혹의 의미를 깊이 되새기며 극기(절제), 기도, 자선을 노력하는 것입니다. 세례 때에 우리는 “마귀와 세속과 정욕을 끊고, 신앙고백의 내용을 믿고, 사랑의 계명을 실천하기로” 약속한 바 있습니다. 예수님도 세례를 받으시고 성령에 이끌려 광야에서 시험을 겪으십니다. 그것은 내 힘으로, 나 중심으로 “안전(=경제적인 안정, 부)”을 구하고, “인정받기(=명예, 평판)”를 구하고, “세상을 내맘대로(=권력, 매력)” 부리기를 원하는 인간본성에 대한 유혹입니다. 예수님은 유혹을 “말씀”과 “단순한 신뢰”와 “하느님만을 바라는” 믿음으로 이기셨습니다. 예수님이 들으신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란 말에 그 비결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우리의 회개와 믿음과 실천도 우리 자신의 것이 아닙니다. 우리를 부르시는 주님의 음성, “너는 내 사랑하는 자요, 내 마음에 드는 자녀이다”는 말씀을 우리 안에 간직할 수 있어야 우리 신앙생활은 가능합니다.

경제적인 문제와 육신의 병과 연약함으로 고통스러울 때 우리는 우리를 진정 살리는 힘이 돈의 위력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말씀)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느님의 뜻은 이미 “우리를 사랑하는 자녀”라 부르셨거든 우리를 망하고 죽게 하실 리 없습니다.
남에게 오해를 받고 욕과 비난을 듣고 인정을 받지 못해 괴로울 때 우리는 하느님께서 이미 “너는 내 마음에 드는 자”라고 하신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느님이 알아주시는데!” 하고 당당하고 태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로 하느님의 일을 해야 합니다. 인생은 허망하고 무료할 수 없고, 오직 소명으로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세례와 사순절은 행복의 절대조건입니다. (2006.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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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혹을 이기고 하느님의 나라로

극기와 절제, 기도와 자선의 절기인 사순절이 시작되었습니다.

신앙생활이란 하느님을 하느님으로 알아 모시는 동시에, 우리들  의 본분을 깨닫고 합당하게 살아가는 일입니다.
재의 수요일은 그 신앙생활의 출발을 상징합니다. 우리는 흙에서 와서 흙으로 돌아갈 피조물입니다. 하느님만이 우리의 영을 하느님의 호흡(성령)으로 채우셔서 우리를 하느님과 교제하며 살아가는 생명이 되게 하십니다.

우리에게 구원이란 바로 창조주이신 하느님과 피조물인 우리들과의 화해요, 올바른 관계의 회복이요, 하느님의 다스림에 우리가 순복하는 일입니다. 이 구원은 바로 예수님의 삶과 죽음과 부활로  우리에게 이루어졌음을 우리는 믿습니다. 이러한 신앙에의 결단은 우리가 하느님을 알지 못하는 세상 속에서 세상의 권세와 부대끼는 현실을 살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깊습니다.

신앙생활은 세상과의 구분, 세속과의 차별로 나타납니다. 세례를 통해 교회 공동체에 입문하는 것은 마치 세상의 비웃음을 들으며 노아의 방주에 들어가는 것과 같습니다. 세상에서 내세우고 통하던 우리의 자랑거리는 이제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우리에게 남은 것은 하느님의 뜻을 분별하는 능력과 하느님의 진리와 사랑을 의지하는 믿음뿐입니다.
 

사순절에 우리는 바로 이 믿음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사순절은 하느님의 절대적인 사랑 앞에 우리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시간이요 과정입니다. 우리들의 노력이 가상하고 우리들의 의지가 굳셈을 자랑하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연약함과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우리와 함께 해주시는 성령님의 사랑과 능력을 의지하려는 것입니다.

이 사순절기에 성령께서는 때로 탄식으로 우리를 위해 기도해주시고 때에 맞게 우리에게 능력과 지혜와 용기를 주실 것입니다.
“때가 다되어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왔다. 회개하고 이 복음을 믿어라!” 예수님께서 선포하신대로 하느님의 나라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여 고난과 섬김의 십자가를 통한 부활의 영광으로 활짝 열릴 때, 사순절기를 통하여 유혹을 이기고 연단된 믿음으로 우리는 그 기쁨의 나라에 참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03.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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