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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설교

2009년 2월 22일 (공현후 마지막 주일/ 사순직전 주일) 강론초 (마르 9:2-9 예수님의 변모)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2. 21.


2009년 2월 22일 공현 후 마지막 주일(사순 직전 주일)


2열왕 2:1-12

1 야훼께서 엘리야를 회오리바람에 태워 하늘로 데려 가실 때가 되어 엘리야가 길갈을 떠나는데, 엘리사가 따라 나섰다. 그러자 2 엘리야가 엘리사에게 "자네는 여기 남아 있게. 나는 야훼의 분부대로 베델로 가야겠네" 하고 말하였다. 엘리사는 "결코 안 됩니다. 스승님께서 돌아가시기라도 한다면 모를까, 절대로 스승님과 헤어질 수는 없읍니다" 하고 말하였다. 두 사람은 함께 베델로 내려 갔다.

3 베델에 있던 예언자 수련생들이 마중 나왔다가 엘리사에게 물었다. "당신이 모시는 스승을 오늘 야훼께서 하늘로 데려 가려고 하시는데 알고 계십니까?" 그가 대답하였다. "나도 알고 있으니 좀 잠잠하시오." 4 엘리야가 또 엘리사에게 말하였다. "자네는 여기에 머물러 있게. 나는 야훼께서 분부하시는 대로 예리고로 가야겠네." 그러나 엘리사는 "결코 안 됩니다. 스승님께서 돌아가시기라도 한다면 모를까, 절대로 스승님과 헤어질 수는 없읍니다" 라고 말하고 함께 예리고로 내려 갔다.
5 예리고에 있던 예언자 수련생들이 엘리사에게 물었다. "당신이 모시는 스승을 오늘 야훼께서 하늘로 데려 가려고 하시는데, 알고 계십니까?" 그가 대답하였다. "나도 알고 있으니 좀 잠잠하시오." 6 엘리야가 또 엘리사에게 말하였다. "자네는 여기에 머물러 있게. 나는 야훼의 분부를 따라 요르단으로 가야겠네." 그러나 그가 대답하였다. "결코 안 됩니다. 스승님께서 돌아가시기라도 한다면 모를까, 절대로 스승님과 헤어질 수는 없읍니다."
그리하여 두 사람이 같이 길을 가는데, 7 예언자 수련생 오십 명이 뒤를 따라 가다가 두 사람이 요르단에 이르러 걸음을 멈추는 것을 멀찍이 서서 보고 있었다.
8 엘리야가 겉옷을 벗어 말아 가지고 그것으로 물을 치자 물이 좌우로 갈라졌다. 그리하여 두 사람은 마른 땅을 밟고 강을 건넜다. 9 강을 건너면서 엘리야가 엘리사에게 물었다. "야훼께서 이제 나를 데려 가실 터인데, 내가 자네를 두고 떠나기 전에 무엇을 해 주면 좋겠는가? 말해 보게." 엘리사가 청하였다. "스승님, 남기실 영검에서 두 몫을 물려주십시오." 이 말을 듣고 10 엘리야가 말하였다. "자네는 아주 어려운 청을 하는군. 내가 떠나는 것을 자네가 본다면 소원대로 되겠지만, 보지 못한다면 그렇게 안 될 것일세."
11 그들이 말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길을 가는데, 난데없이 불말이 불수레를 끌고 그들 사이로 나타나는 것이었다. 동시에 두 사람 사이는 떨어지면서 엘리야는 회오리바람 속에 휩싸여 하늘로 올라 갔다. 12 엘리사는 그 광경을 쳐다보면서 외쳤다. "나의 아버지, 나의 아버지! 이스라엘을 지키던 병거여, 기병이여…" 엘리야가 다시 보이지 않게 되자, 엘리사는 자기의 겉옷을 두 조각으로 찢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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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50:1-6

1 주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 해뜨는 데서 해지는 데까지 온 세상을 부르셨다.

2 더없이 아름다운 시온 산에서 ◯ 하느님께서 눈부시게 나타나셨으니
3 우리 하느님 행차하신다. 조용조용 오시지 않고 ◯ 삼키는 불길 앞세우고, 돌개바람 거느리고 오신다.
4 당신 백성을 심판하시려고 ◯ 위로 하늘을 부르시고, 또 땅을 부르시며 이르신다.
5 “나를 믿는 자들을 불러 모아라. ◯ 제물을 바치고 나와 계약 맺은 자들을 불러 모아라.”
6 하느님께서 재판관이시라. ◯ 하늘이 그의 공정하심을 알리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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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고린 4:3-6

3 우리가 전하는 복음이 가리워졌다면 그것은 멸망하는 자들에게나 가리워졌을 것입니다.

4 그들이 믿지 않는 것은 이 세상의 악신이 그들의 마음을 어둡게 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하느님의 형상이신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복음의 빛을 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5 우리가 선전하는 것은 우리 자신이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주님이시고 우리는 예수를 위해서 일하는 여러분의 종이라는 것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6 '어둠에서 빛이 비쳐 오너라' 고 말씀하신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마음 속에 당신의 빛을 비추어 주셔서 그리스도의 얼굴에 빛나는 하느님의 영광을 깨달을 수 있게 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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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 9:2-9

2 엿새 후에 예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만을 따로 데리시고 높은 산으로 올라 가셨다. 그 때 예수의 모습이 그들 앞에서 변하고 3 그 옷은 세상의 어떤 마전장이도 그보다 더 희게 할 수 없을 만큼 새하얗고 눈부시게 빛났다.

4 그런데 그 자리에는 엘리야가 모세와 함께 나타나서 예수와 이야기하고 있었다.
5 그 때 베드로가 나서서 "선생님, 저희가 여기서 지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여기에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선생님을 모시고 하나는 모세를, 하나는 엘리야를 모셨으면 합니다" 하고 예수께 말하였다. 6 베드로는 다른 제자들과 함께 겁에 질려서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몰라 엉겁결에 그렇게 말했던 것이다.
7 바로 그 때에 구름이 일며 그들을 덮더니 구름 속에서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잘 들어라" 하는 소리가 들려 왔다. 8 제자들은 곧 주위를 둘러 보았으나 예수와 자기들밖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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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에게 보내주시어 이 세상의 죄를 없애시고 우리를 올바른 길로 이끌어 주십니다. 이제 우리가 그리스도의 은혜를 마음 속 깊이 간직하고 그리스도의 희생을 이어받아 주님이 가신 발자취를 따라 살아가도록 이끌어 주소서. 이는 성부와 성령과 함께 한 분 하느님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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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금률(Golden Rule)을 지키는 사순절기  (마르 9:2-9)


나병환자에 이어  중풍병자를 고치신 주님의 이야기를 전하는 연중 7주일의 성경정과 대신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모사건을 전하는 사순직전주일, 곧 공현후 마지막주일의 성경본문으로 바꾸었습니다.
오는 수요일부터 시작되는 사순절기 동안에 우리가 “극기하고 절제하고 자선을 베푸는 일”의 의미를 깊이 살펴보기 위해서입니다.

예수님의 변모는 이른바 신비체험입니다. 이 놀라운 사건은 예수님의 신원에 관한 베드로의 신앙고백과 예수님의 첫 번째 수난예고에 뒤이어 일어납니다.

예수님께서 갑자기 산위에서 영광스럽게 빛나는 모습으로 변모하셨고 모세와 엘리야와 더불어 말씀을 나누셨다는 것입니다. 루가복음에 따르면 그 말씀의 내용인즉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서 이루시려고 하는 일, 곧 주님의 죽음에 대해서”라고 합니다. 베드로는 신비에 압도되어 엉겁결에 이곳에 초막 셋을 지어 머물자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곧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잘 들어라”는 하늘의 음성을 들으며 현실로 돌아옵니다. 아마도 세 명의 제자들은 예수님의 분부대로 이 사건을 “예수님께서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신 후에야!” 비로소 다른 이들에게 전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탄생과 공생애를 통하여 예수님께서 세상의 그리스도이심이 드러나는 복음서의 사건들을 교회력은 공현(公顯)의 사건으로 기념합니다.  이 공현 사건들의 절정이 바로 오늘의 영광스런 변모사건이고 이 사건은 동시에 놀라운 반전(反轉)이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 어떤 의미의 그리스도이신가가 알려지는 사건인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은 세상의 권력과 금력과 명예로 장식하는 차원의 영광이 아니라 십자가에서 거룩한 자기희생으로 절대적 사랑을 드러내시는 그런 차원의 영광이라는 것이죠.
 
모세는 율법을 대표하고, 엘리야는 예언자를 대표합니다. 이들과 대화하시는 예수님을 전하는 변모사건은 주님의 가르침과 사역이 율법과 예언을 포괄함을 상징합니다. 단순히 현상이 기이하고 특별해서가 아니라 그 의미와 상징이 하느님의 뜻과 능력을 드러내고 가리키기에 신비요 기적인 것입니다.

“너희는 남에게서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주어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다. (마태 7:12)” 이것이 이른바 “황금률 (Golden Rule)이라고 전해지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사순절기의 정신은 사실 바로 이 황금율의 정신입니다.
나를 강하게 하기 위해서, 몸과 정신이 굳건한 무슨 도인이 되기 위해 극기하고 절제하는 게 아닙니다. 모든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쳐 희생하신 그리스도의 그 사랑을 본받고 따르기 위해 작은 일부터 나를 낮추고 참고 나누는 훈련을 하는 것입니다. 
저와 여러분 모두 황금률을 잘 지키시는 사순절기로 축복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2009.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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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광과 수난, 은총과 수행

오늘 복음이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모사건을 전하는 것은 이제 곧 사순절기가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사순절기는 주님의 고난을 묵상하며 우리 신앙의 수행을 하는 기간입니다.
 

어떤 이들은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께서 우리를 위해 수난하신 그 은총을 우리는 다만 누리면 족할 뿐이고, 예수님의 영광은 다만 찬양하면 되는 것이지, 왜 인간적인 생각으로 예수님의 고난을 본받으려하고 왜 신앙생활에 수행이 필요하다고 이런저런 계율을 지키느냐”고 비판하기도 합니다. 일리가 없지 않으나 전적으로 옳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주님의 고난을 묵상하는 것은 ‘고난’자체가 의미가 있기 때문은 아닙니다. 주님께서 이미 드러내신 부활의 영광을 몰라서도 아닙니다.
참으로 중요한 것은 부활의 영광은 오직 십자가의 고난을 통해서 얻어진 것이고, 십자가의 고난은 부활의 빛을 통해 참된 의미를 드러낸다는 것을 확인하고 기억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신앙생활에 ‘믿음’을 고백하는 일과 아울러 그 믿음을 실제로 온전케 하고 그 믿음대로 살아가도록 하는 수행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신앙의 수행이 필요한 것은 금욕이나 절제를 통해서 우리 자신의 의지력을 시험하고 신비한 능력을 얻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분명 그리스도교는 수행을 통해 스스로를 온전히 할 수 있다고 믿는 자력구원의 종교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가 수행을 통해서 깨달아 얻는 것은 우리의 구원이 관념적으로 이루어지는 환상이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서 구체적으로 이루어져야할 현실의 일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참된 신앙수행의 본질은 외적이고 육체적인 경건의 모양이 아니라 도리어 주님의 은총에 얼마나 온전히 우리를 의탁하느냐 하는 영적인 경건함이라는 사실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오늘의 복음은 이러한 신앙의 진리를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주님의 영광은 곧 주님의 수난과 한 가지입니다. 수난을 빼고 영광만을 말하는 것은 큰 오해요 착각입니다. 우리가 신앙을 통한 영광을 누리려한다면 기꺼이 사랑을 실천할 때 겪게 되는 고난을 참을 수 있어야 합니다.
신앙은 영광스런 신비체험에 빠져있는 일이 아닙니다. 그 신비한 은총을 일상에서의 신앙수행의 힘으로 되돌려야 합니다.
수행으로 은총을 대신할 수는 없지만 수행 없이 은총만을 말하는 것은 그저 변화산위에 초막을 짓고 머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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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광의 주님, 주님의 영광

예수가 그리스도이시고 주님이시라는 우리 믿음의 고백은 결코 쉽고 간단하게 얻어진 것이 아님을 기억해야합니다. 

  예수를 따르면서도 좀체 예수님을 바로 알지 못하는 제자들의 아둔함에 비추어보면 “선생님은 그리스도 이십니다”라고 고백한 베드로의 통찰은 돋보입니다.  그러나 예수께서 당신의 고난과 죽음과 부활을 예고하시자 그럴 수는 없노라고 펄쩍 뛰던 베드로는 곧 “사탄아 물러가라.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라는 질책을 받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 그리고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는 죽기 전에 하느님나라가 권능을 떨치며 오는 것을 볼 사람들도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바로 엿새 후에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은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모를 체험합니다. 이렇게 보면 예수님의 영광스런 변용 체험은 제자들의 주님에 대한 인식과 고백의 절정을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주님은 바로 “하느님 나라”를 이 땅에 이루시는 하느님의 아들이셨습니다.
그런데 그 나라는 인간의 나라와는 달리 “군림”이 아니라 “섬김”의 나라였습니다.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이 주님과 동일시되는 그런 나라였습니다. 하느님의 한없는 자비, 절대적인 사랑이 완전히 실현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아가페 사랑만이 탐욕과 증오를 넘어 인간을 구원합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모세의 율법을 완성하고 엘리야의 예언을 실현시킵니다. 


  오늘도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을 바라보는 우리 믿음의 눈에는 십자가 고상너머로 부활하신 주님의 영광스러운 변모가 눈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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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순절기 첫날(재의 수요일)

재의 수요일은 사순절이 시작되는 첫날로서 이날부터 부활절까지의 평일 40일을 사순절(四旬節) 기간으로 지킵니다. 재의 수요일에는 전통적으로 한 끼를 금식하고 육식을 하지 않으며 재 축복예식에 참예합니다.

재 축복예식은 재의 수요일에 참회의 상징으로 재를 축성하고 그 재를 이마에 바르는 예식입니다. 사제가 교우들의 이마 위에 십자모양으로 재를 찍어 바르며 “인생아, 기억하라. 그대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가리라(창세 3:19)”는 권면의 말을 합니다. 재는 인생의 허무와 애통과 속죄를 상징하기에 이 말씀은 인생의 허무함을 기억하고 피조물로서의 자신의 존재를 바로 알아 영원하신 창조주를 섬기며 영원하고 참된 삶을 추구하라는 장엄한 선언이 됩니다.

이 재의 수요일로부터 우리는 죽을 운명에 처한 우리를 구원하시는 하느님의 선하신 뜻과 이를 위한 예수님의 고난을 묵상하고, 성세성사의 은총을 되새기며, 통회하는 마음으로 40일간 극기와 절제와 자선의 생활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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