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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나눔

성공회 교우들은 세상의 종말에 대해 무엇을 믿나요?

by 분당교회 2018. 12. 16.

성공회 교우들은 세상의 종말에 대해 무엇을 믿나요?


우리는 세상의 종말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또한 종말은 성서의 중요한 주제 가운데 하나이기도 합니다. “마지막 때”에 대한 이러한 연구를 기술적 용어로는 종말론 eschatology 이라고 합니다. 신경에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다시 돌아오실 것이라는 기대가 담겨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성공회 신자들은 진리를 발견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기꺼이 배우고자 라는 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성공회 신자들은 다양한 사람들과의 대화에 열려 있습니다. 먼저 이 문제에 대한 과학자들의 견해를 살펴봅시다. 과학적 관점에서 우주의 끝은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찾아옵니다. 모든 과학적 시나리오는 전체 우주의 종말이 수백억 년 이후에 올 것이라 예상합니다. 좀 더 주목해야 할 것은 태양입니다. 약 40억년 후 태양의 핵에서 나오는 수소는 고갈될 것이고 점차 태양은 사라질 것입니다. 우리가 지구를 떠나기가 어렵다면 인류는 종말을 맞이할 것입니다. 



우주에 대한 이러한 상은 유명한 소설 『레프트 비하인드』 Left Behind 시리즈의 저자들이 묘사한 모습과는 매울 다릅니다. 이 시리즈는 (참으로 다시 태어난 사람들이 다가올 종말을 피하기 위해 사라지는) 휴거, 적그리스도의 출현, 아마게돈에서 정점을 이룰 최후의 전투를 그리고 있습니다. 시리즈의 작가인 팀 라헤이Tim LaHaye와 제리 B. 젠킨스Jerry B. Jenkins는 도처에 종말의 표징들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들의 관점에서 휴거는 지금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대부분의 성공회 신학자들은 『레프트 비하인드』와 같이 종말이 당장이라도 일어날 것이라고 보는 입장, 비관적인 과학적 전망 양극단 모두와 거리를 두려 합니다. 


『레프트 비하인드』 이야기가 가진 문제는 그것이 성서에서는 찾을 수 없는 세대주의 dispensationalism라는 구조를 도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세대주의는 19세기 존 넬슨 더비 John Nelson Darby 가 주장한 것으로 인간 역사를 일곱 단계로 나누며, 예수의 재림을 두 단계로 나누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서에서는 이에 관한 어떤 윤곽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과학 서술이 가진 문제점은 하느님이 창조를 주도하고 계신다는 그리스도교의 확신을 무시한다는 것입니다. 빅뱅을 통해 생명이 나타나게 하셨듯이, 하느님은 종말의 때에 자연의 힘을 통해 사랑이 승리하고 하느님 나라가 도래하도록 역사하실 것입니다.  


진화론을 보면 알 수 있듯, 오늘날 세계의 기원에 대한 이해는 많이 바뀌었습니다. 성공회는 이 세계가 기원전 4004년에 시작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137억 년 전에 시작했다는 과학적 합의에 동의합니다. 우리는 세상이 내일, 내년, 혹은 그 다음에 종말할지 끊임없이 몰두하기보다는, 과학에 근거하여 세상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성공회 신자들은 언제 세상의 종말이 올지 날짜와 시간을 예언하려고 시도하기보다는 세상의 종말에 성서가 약속하는 하느님의 통치에 우리가 가까워지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 지에 대하여 관심을 기울입니다.


[생각해봅시다] 그리스도교 전통에서는 세상의 종말이 어떤 면에서는 ‘이미’ 이루어졌다고, 동시에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이 말은 어떤 뜻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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