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말씀/설교

2009년 1월 4일 (성탄2주일) 강론초 (요한 1:1-18 말씀이 사람이 되시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1. 3.



2009년 1월 4일 성탄 2주일 성서말씀

예레 31:7-14

7 나 야훼가 말한다. 너희는 환성을 올려 야곱을 맞이하여라. '야훼께서 당신 백성을 구해 주셨네. 이스라엘의 남은 백성을 구해 주셨네.' 종주산 위에서 이렇게 소리 높여 찬양하여라. 8 보아라, 내가 북녘 땅에서 그들을 데려오리라. 땅 이 끝 저 끝에서 모아오리라. 소경, 절름발이, 아기 가진 여자, 아기 업은 여자도 섞여 큰 무리를 이루어 돌아오리라. 9 그들은 울면서 떠나간 길을, 위로받으며 돌아오리라. 넘어지는 사람 하나 없도록 탄탄대로로 해서 시냇물가로 인도하리라. 나는 이스라엘의 아비요, 에브라임은 나의 큰아들이다.

10 뭇 민족들아, 이 야훼의 말을 들어라. 멀리 바다를 끼고 사는 사람들에게 이 말을 전하여라. '이스라엘을 흩으신 이가 다시 모아들이시어, 목동이 양떼를 지키듯이 보살피신다.' 11 그렇다. 이 야훼가 야곱을 해방시켰다. 이스라엘보다 센 손아귀에서 그들을 구해 내었다. 12 이제 그들은 시온 언덕에 와서 환성을 올리리라. 이 야훼가 주는 선물을 받으러 밀려들리라. 밀곡식, 햇포도주, 올리브 기름에다 양새끼와 송아지까지 받으리라. 마음 또한 물 댄 동산같이 다시는 시들지 아니하리라. 13 그렇게 되면 처녀는 기뻐하며 춤추고 젊은이와 노인이 함께 즐거워하리라. 나는 그들의 슬픔을 기쁨으로 바꾸고 근심에 찼던 마음을 위로하여 즐겁게 하리라. 14 사제들은 잘 먹여 기름기가 돌게 하고 내 백성은 좋은 것을 먹여 배부르게 하리라. 이는 내 말이라, 어김이 없다.

 

시편 147:13-20(성공회기도서)

13 네 성문 빗장으로 잠그시고 * 성 안의 네 백성을 축복하시니,
14 네 강토 평화로 지켜 주시고 * 밀 곡식 그 진미로 너를 배불리신다.
15 당신 말씀을 땅에 보내시니 * 그 말씀 순식간에 퍼져 나간다.
16 양털 같은 흰눈 내리고 * 재와 같이 서리 쌓이며
17 우박이 덩어리로 쏟아질 제, * 그 추위를 어느 누가 감당할손가?
18 당신 말씀 보내시어 모두 녹게 하시고 * 바람 불게 하시어 물 흐르게 하신다.
19 당신 말씀을 야곱에게 알리시고 * 법령들을 이스라엘에게 주셨으니,
20 다른 민족은 이런 대우 받지 못하였고 * 당신 법령 아는 사람 아무도 없었다.  

에페 1:3-14

3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느님께 찬양을 드립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늘의 온갖 영적 축복을 우리에게 베풀어주셨습니다.
4 우리를 그리스도와 함께 살게 하시려고 천지 창조 이전에 이미 우리를 뽑아주시고 당신의 사랑으로 우리를 거룩하고 흠없는 자가 되게 하셔서 당신 앞에 설 수 있게 하셨습니다.
5 하느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를 당신의 자녀로 삼으시기로 미리 정하신 것입니다. 이것은 하느님께서 뜻하시고 기뻐하시는 일이었습니다.
6 사랑하시는 아드님을 통하여 우리에게 거저 주신 이 영광스러운 은총에 대하여 우리는 하느님을 찬양할 수밖에 없습니다.
7 우리는 그리스도의 죽음으로 말미암아 죄를 용서받고 죄에서 구출되었습니다. 이렇게 하느님께서는 풍성한 은총으로 8 우리에게 온갖 지혜와 총명을 넘치도록 주셔서 9 당신의 심오한 뜻을 알게 해주셨습니다. 이것은 그리스도를 시켜 이루시려고 하느님께서 미리 세워놓으셨던 계획대로 된 것으로서 10 때가 차면 이 계획이 이루어져서 하늘과 땅에 있는 모든 것이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고 하나가 될 것입니다.
11 모든 것을 뜻하신 대로 이루시는 하느님께서 당신의 계획을 따라 우리를 미리 정하시고 택하셔서 그리스도를 믿게 하셨습니다. 12 그러므로 맨 먼저 그리스도께 희망을 둔 우리는 하느님의 영광을 찬양할 수밖에 없습니다. 13 여러분도 그리스도를 통하여 여러분에게 구원을 가져다 주는 복음 곧 진리의 말씀을 듣고 믿어서 하느님의 백성이 되었습니다. 이것을 확인하는 표로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에게 약속하셨던 성령을 주셨습니다.
14 성령께서는 우리가 받을 상속을 보증해 주시고 하느님의 백성인 우리에게 완전한 자유를 누리게 하여주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느님의 영광을 찬양할 수밖에 없습니다. 

요한 1:1-18

1 한처음, 천지가 창조되기 전부터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고 하느님과 똑같은 분이셨다. 2 말씀은 한처음 천지가 창조되기 전부터 하느님과 함께 계셨다.
3 모든 것은 말씀을 통하여 생겨났고 이 말씀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 생겨난 모든 것이 4 그에게서 생명을 얻었으며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었다.
5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다. 그러나 어둠이 빛을 이겨본 적이 없다.
6 하느님께서 보내신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요한이었다. 7 그는 그 빛을 증언하러 왔다.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 증언을 듣고 믿게 하려고 온 것이다. 8 그는 빛이 아니라 다만 그 빛을 증언하러 왔을 따름이다.
9 말씀이 곧 참 빛이었다. 그 빛이 이 세상에 와서 모든 사람을 비추고 있었다.10 말씀이 세상에 계셨고 세상이 이 말씀을 통하여 생겨났는데도 세상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11 그분이 자기 나라에 오셨지만 백성들은 그분을 맞아주지 않았다. 12 그러나 그분을 맞아들이고 믿는 사람들에게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특권을 주셨다. 13 그들은 혈육으로나 육정으로나 사람의 욕망으로 난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난 것이다.
14 말씀이 사람이 되셔서 우리와 함께 계셨는데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 그것은 외아들이 아버지에게서 받은 영광이었다. 그분에게는 은총과 진리가 충만하였다. 15 요한은 그분을 증언하여 외치기를 "그분은 내 뒤에 오시지만 사실은 내가 나기 전부터 계셨기 때문에, 나보다 앞서신 분이라고 말한 것은 바로 이분을 두고 한 말이다." 하였다. 16 우리는 모두 그분에게서 넘치는 은총을 받고 또 받았다. 17 모세에게서는 율법을 받았지만 예수 그리스도에게서는 은총과 진리를 받았다.
18 일찍이 하느님을 본 사람은 없다. 그런데 아버지의 품 안에 계신 외아들로서 하느님과 똑같으신 그분이 하느님을 알려주셨다. 

<본기도> -성공회기도서

전능하신 하느님, 예수 그리스도의 참 빛으로 이 세상을 밝혀주셨나이다. 비옵나니, 우리가 이 빛 안에서 행하며 그 사랑 안에 거하게 하시어 충만한 기쁨을 누리게 하소서. 이는 성부와 성령과 함께 한 분 하느님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나이다. 아멘.  

===============================================================================================

<교구장 사목서신 요약>

                         “서로 함께, 새로운 미래를 향하여”

- 제가 여기 있습니다. 저를 보내소서 (이사 6:8) - 

희망찬 기축년(己丑年) 새해를 맞이하여 서울교구의 모든 성직자와 수도자, 그리고 교우 여러분 위에 하느님의 크신 은총과 축복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오늘날 걱정과 근심 한 복판에서 우리는 주님의 음성을 듣게 됩니다. “내 백성의 고통과 한숨소리가 하늘을 찌르는데 너 어디에 있느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늘의 교회를 통해서 희망과 위로, 격려와 지지를 받고, 구원의 기쁨을 경험할 수 있을까요? 마음 아프게도 교회가 세상을 위해서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오늘의 한국교회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시대는 우리교회에게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교회만이라도 세상의 가치를 뛰어넘어 하느님의 이름으로 자유와 해방을 선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새로운 나라의 시민으로 새로운 가치관으로 무장해야 합니다. 이 시대가 어떻게 변화되어 가는지, 이 시대의 징조와 징표가 무엇인지 눈여겨 보며 뱀처럼 슬기롭게 식별해 낼 줄 아는 지혜가 우리 안에 있어야 합니다. 언제나 교회보다 더욱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어떻게 복음의 진리를 선포하고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지를 성찰해야 합니다.

새해에는 모든 성직자들과 신자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마음을 모아 기도하는 가운데 서로의 경험과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더욱 더 겸손하게 서로의 이야기를 들을 뿐만 아니라 세상 사람들이 교회에게 말하는 소리도 겸허하게 경청할 줄 알아야 합니다.

새해 첫 주일 아침에 예언자 이사야를 부르셨던 하느님께서 오늘 저와 여러분에게 묻고 계십니다. 지금 위기에 처한 한국교회를 위해서, 대한성공회를 살리기 위해서 “내가 누구를 보낼 것인가?” 세상 삶에 지치고 허덕이는 사람들, 목자 잃은 양처럼 방황하는 이 땅의 가난하고 소외당한 사람들을 위해서 “어느 교회를 보낼 것인가?”,“누가 나를 대신해서 그 일을 할 것인가?”라고 묻고 계십니다.

사랑하는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교우 여러분! 하느님의 이 부름에 어떻게 응답하시겠습니까? 새해 첫 출발을 하는 우리 모두 주님의 부름에“아멘”으로 응답하며 나아갑시다. 선한 목자이신 주님을 믿고 담대하게 나아갑시다. 임마누엘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실 것입니다.

“주님, 제가 여기 있습니다. 저를 보내소서.” (2009. 1. 4)✠

=======================================================================

◇ 말씀이 사람이 되셔서 우리와 함께 계셨는데

일반적으로 개신교의 주된 신학적 관심은 “속죄”에 있다고 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기 위해 예수님을 보내시어 우리의 죄를 대신하는 대속의 십자가를 지게 하셨다는 이해입니다. 이것은 무척 중요한 믿음입니다. 주님의 은총은 무엇보다 대속의 십자가로 이해됩니다. 그래서 우리의 깊은 죄악에도 절망하지 않고 우리는 그 십자가의 공로를 의지하여 “영혼”의 구원을 확신하고 힘있게 살아갑니다. 이 대속의 진리를 굳게 의지하는 것이 “복음주의적인 신앙”입니다.

그런데 우리 성공회의 대체적인 분위기는 이 “속죄”에 대하여 다른 개신교만큼 강조를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크게 보면 다 같은 주님의 복음에 대한 이해이지만 성공회의 신학적 관심은 “성육신(聖肉身)”에 있다고 합니다.

오늘 요한복음은 “말씀이 사람이 되셔서 우리와 함께 계셨는데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 그것은 외아들이 아버지에게서 받은 영광이었다. 그분에게는 은총과 진리가 충만하였다.”고 전합니다. 이것은 예수님의 삶과 죽으심과 부활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깊어져 다다른 고백이요 증언입니다.

하느님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결코 인간들의 두려움과 욕망을 이렇게 저렇게 투사한 내용이 될 수 없습니다. 하느님에 대한 앎은 이제 더 이상 신비한 이적이나 환상을 통해 특별한 사람만이 독점하는 영적인 지식이 아닙니다.

일찍이 하느님을 본 사람이 없으되 하느님과 똑같으신 예수님을 통하여 우리는 하느님을 알게 됩니다. 우리 가운데 오신 주님을 통하여 우리는 이 세상을 향하신 하느님의 사랑을 알게 됩니다. 우리가 바라는 구원, 우리에게 필요한 구원은 세상을 부정하고 세상으로부터의 도피하여 피안의 세계로 가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 속에서 세상을 이기는 사랑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일들을 통하여 예수님의 영광을 보게 됩니다. 신적인 능력으로 군림하지 않고 도리어 섬기는 자로서, 완전한 인간으로서 기꺼이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을 통하여 우리는 세상을 이기는 믿음으로 치열한 삶의 현실을 살아가게 됩니다. 징벌을 두려워하는 동기가 아니라 사랑을 완성하는 동기로 신앙생활을 하게 됩니다. 죄를 용서받은 영혼으로 저 세상에 가는 것은 우리가 추구할 목표라기보다는 하느님께서 은총으로 주시는 결과입니다.

우리는 성령의 도움으로 예수님의 말씀과 예수님이 하신 일들을 생생히 기억합니다. 주님의 현존 속에 되살리는 기억은 과거의 일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실제 체험하는 일이 됩니다. 그 기억은 머리의 일이 아니라 우리 삶의 일입니다. 그 기억(기념)이 바로 말씀과 성사와 찬양과 기도로 이루어지는 우리의 예배입니다.

성공회의 전통을 따르는 우리에게 제일의 과제는 우리의 예배(예전)를 우리의 삶과 연결시켜는 일입니다. 예배가 삶에서 구현될 때 우리는 참으로 “말씀이 사람이 되셔서 우리와 함께 계셨는데... 그 분에게는 은총과 진리가 충만하였다” 고 증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03. 2. 23)*

=======================================================================
원본출처:
http://www.cathedral.or.kr/bible.htm?fid=bible&RefNumber=60 


말씀이 사람이 되신 까닭

그리스도교 교회의 특징은 그리스도 사건의 어느 면을 강조하느냐에 따라 구분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천주교와 대다수 개신교 교파들은 성 금요일, 즉 십자가에 초점을 둡니다. 동방정교회는 사탄과 죄를 이기고 부활하여 신성화된 그리스도를 중시합니다. 오순절교회처럼 성령강림일을 강조하는 교회들도 있습니다. 

이에 비하면 성공회는 말씀이 사람이 되신 사건, 즉 성육신에 초점을 둔 교회입니다. 강생의 신비에 초점을 두는 성탄절의 교회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성육신을 강조한다고 해서 성공회가 그리스도 사건의 다른 초점들은 무시하지는 않습니다. 그것은 다른 교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성탄 2주를 맞이하면서, 우리는 요한복음의 서문을 들었습니다. 이 본문의 핵심은 “말씀이 사람이 되셔서 우리와 함께 계셨는데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는 14절에 있습니다.  

말씀이 사람이 된 사건으로 인해 예수님 안에서 하느님이 새로운 방법으로 우리와 함께 하시게 됩니다. 이 신비를 우리는 니케아 신경을 통해 참 하느님에게서 나신 참 하느님이지만 인간을 위해 참 사람이 되셨다고 고백합니다. 

성공회가 성육신 사건을 중시한다는 것은 피조세계와 인간의 잠재적 선함을 전제한다는 뜻입니다. 결코 인간을 무가치한 것으로 보지 않고, 비록 지금은 죄악과 약함과 부족함이 있다고 해도, 그(녀)를 하느님이 창조하시어 함께 계시기 때문에 언제든지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믿습니다. 성육신 사상은 인간이 인간을 믿을 수 있도록 가르칩니다. 

성육신은 “하느님이 자신을 변화시키기 위해 인간의 살을 취한 것이면서, 동시에 인간 본성을 더 높은 질로 변화시키기 위한 것”(리차드 후커)입니다.
인간과 피조세계를 긍정하는 성육신 사상은 “모든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겠습니다”라는 세례언약문으로 표현됩니다. 이런 생각은 성찬식의 목적이 빵이 아니라 인간의 변화임을 알게 합니다. 

“처녀가 기뻐하며 춤추고 젊은이와 노인이 함께 즐거워”(예레 31:13)하며,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느님께 찬양을”(에페 1:3) 드리는 까닭은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와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심으로써, 우리 인간도 이 세상에서 긍정적인 존재가 되고, 그 분과 하나가 될 수 있는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한분 한분으로 하느님께서 성육신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인간 세계가 비록 힘들고 못마땅한 것이 있더라도, 그분과 함께 산다는 믿음으로 올 한해를 맞이합시다. (서울주교좌성당 주보에서 옮김 / 2009. 1. 4)======================================================================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