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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설교

2008년 12월 14일 (대림 3주일) 강론초 (요한 1:6-8, 19-28 세례자요한의 증언)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12. 10.



2008년 12월 14일 대림 3주일 성서말씀

이사 61:1-4, 8-11

1 주 야훼의 영을 내려주시며 야훼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주시고 나를 보내시며 이르셨다. "억눌린 자들에게 복음을 전하여라. 찢긴 마음을 싸매 주고, 포로들에게 해방을 알려라. 옥에 갇힌 자들에게 자유를 선포하여라. 2 야훼께서 우리를 반겨주실 해, 우리 하느님께서 원수갚으실 날이 이르렀다고 선포하여라. 슬퍼하는 모든 사람을 위로하여라.
3 시온에서 슬퍼하는 사람에게 희망을 주어라. 재를 뒤집어썼던 사람에게 빛나는 관을 씌워주어라. 상복을 입었던 몸에 기쁨의 기름을 발라주어라. 침울한 마음에서 찬양이 울려 퍼지게 하여라. 그들을 이름하여 '정의의 느티나무 숲'이라 하여라. 야훼가 자기의 자랑거리로 손수 심은 것, 8 나 야훼는 공평을 좋아하고 약탈과 부정을 싫어한다. 나는 그들에게 고생한 대가를 어김없이 갚아주며 영원한 계약을 그들과 맺으리라. 9 그들의 후손은 만방에 알려지고 자식들은 뭇 백성 가운데서 이름을 날리리라. 그들을 보는 자마다 야훼께 복받은 종족임을 알게 되리라."

10 야훼를 생각하면 나의 마음은 기쁘다. 나의 하느님 생각만 하면 가슴이 뛴다. 그는 구원의 빛나는 옷을 나에게 입혀주셨고 정의가 펄럭이는 겉옷을 둘러주셨다. 신랑처럼 빛나는 관을 씌워주셨고 신부처럼 패물을 달아주셨다. 11 땅에서 새싹이 돋아나듯 동산에 뿌린 씨가 움트듯 주 야훼께서는 만백성이 보는 앞에서 정의가 서고 찬양이 넘쳐흐르게 하신다.  

시편 126

1 주께서 시온의 포로들을 풀어 주|시던|날, ∥ 꿈이든가 |생시|든-|가!
2 그 날 우리의 입에서는 함박 같은 웃음 |터지|고 ∥ 흥겨운 노랫가락 입술에 |흘렀|도-|다.
○ 그 날 이교 백성 가운데서 들려오는 |말소|리, ∥ 놀라워라, 주께서 저 사람들에게 |하신|일-|들!
3 주께서 우리에게 놀라운 일 하|셨으|니 ∥ 우리는 얼마나 |기뻤|던-|가.
4 주여, 저 네겝 강바닥에 물길 돌아|오듯|이 ∥ 우리의 포로들을 다시 |데려|오소|서.
5 눈물을 흘리며 씨뿌|리는|자, ∥ 기뻐하며 거두어 |들이|리-|라.
6 씨를 담아 들고 울며 나|가는|자, ∥ 곡식단을 안고서 노랫소리 흥겹게 |들어|오리|라.
○ 영광이 |성부|와 ∥ 성|자와|성령|께 처음과 같이 |지금|도 ∥ 그리고 영|원히,|아-|멘

  1데살 5:16-24

16 항상 기뻐하십시오. 17 늘 기도하십시오. 18 어떤 처지에서든지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를 통해서 여러분에게 보여주신 하느님의 뜻입니다.
19 성령의 불을 끄지 말고 20 성령의 감동을 받아 전하는 말을 멸시하지 마십시오.
21 모든 것을 시험해 보고 좋은 것을 꼭 붙드십시오.
22 그리고 악한 일은 어떤 종류이든지 멀리하십시오.
23 평화의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온전히 거룩한 사람으로 만들어주시기를 빕니다. 또 여러분의 심령과 영혼과 육체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시는 날까지 완전하고 흠없게 지켜주시기를 빕니다. 24 여러분을 불러주신 분은 진실하셔서 이 일을 다 이루어주실 것입니다. 

요한 1:6-8, 19-28

6 하느님께서 보내신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요한이었다. 7 그는 그 빛을 증언하러 왔다.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 증언을 듣고 믿게 하려고 온 것이다. 8 그는 빛이 아니라 다만 그 빛을 증언하러 왔을 따름이다.

19 유다인들이 예루살렘에서 대사제들과 레위 지파 사람들을 요한에게 보내어 그가 누구인지 알아보게 하였다. 이 때 요한은 이렇게 증언하였다.

20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오." 그는 조금도 숨기지 않고 분명히 말해 주었다.

21 그들이 "그러면 누구란 말이오? 엘리야요?" 하고 다시 묻자 요한은 또 아니라고 대답하였다. "그러면 우리가 기다리던 그 예언자요?" 그들이 다시 물었을 때 요한은 그도 아니라고 하였다.

22 "우리를 보낸 사람들에게 대답해 줄 말이 있어야 하겠으니 당신이 누군지 좀 알려주시오. 당신은 자신을 누구라고 생각하고 있소?" 이렇게 다그쳐 묻자 23 요한은 그제야 "나는 예언자 이사야의 말대로 '주님의 길을 곧게 하여라.' 하며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요." 하고 대답하였다. 24 그들은 바리사이파에서 보낸 사람들이었다.

25 그들은 또 요한에게 "당신이 그리스도도 아니요 엘리야도 아니요 그 예언자도 아니라면 어찌하여 세례를 베푸는 거요?" 하고 물었다. 26 요한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나는 다만 물로 세례를 베풀 따름이오. 그런데 당신들이 알지 못하는 사람 한 분이 당신들 가운데 서 계십니다. 27 이분은 내 뒤에 오시는 분이지만 나는 이분의 신발 끈을 풀어드릴 만한 자격조차 없는 몸이오."

28 이것은 요한이 세례를 베풀던 요르단 강 건너편 베다니아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본기도> -성공회기도서

나해

영원하신 하느님, 세례자 요한을 보내시어 성자 예수의 오심을 예비하게 하셨나이다. 비옵나니, 우리에게 지혜와 믿음을 주시어, 평화와 정의를 위하여 큰 영광과 권능으로 오시는 그리스도의 길을 예비하게 하소서. 이는 성부와 성령과 함께 한 분 하느님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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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의 기쁨, 구원의 기쁨 (요한1:6-8,19-28)

성탄절의 두 가지 이미지는 아기 예수님과 산타클로스입니다. 성탄절의 주인공은 산타가 아니라 예수님이시라는 건 당연한 사실이고 새삼 그 말씀을 드리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예수님과 우리와의 관계를 잘 살피지 않으면 결국 우리도 역시 우리에게 구원을 선물로 주는 산타 예수님을 환영하는 것이지 우리에게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르라고 당부하시는 십자가와 부활의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맞이하는 것은 아니게 됩니다.

성탄절의 참된 기쁨을 위해서 성경은 우리에게 세례자 요한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세례 요한의 준비로 인해 예수님은 만복선물(萬福膳物)세트를 전달하는 산타 예수가 아니라, 당신의 삶과 인격으로 이 땅의 어둠에 빛이 되는 분, 곧 이 세상에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고 이루시는 분이라는 것이 분명해지는 것입니다.

성탄의 이야기는 구원의 이야기입니다. 그 구원은 오늘 이사야서와 시편이 노래하듯 억눌린 자, 억울한 자, 상하고 갇히고 찢긴 자들에게 회복되는 하느님의 정의와 평화의 세상입니다.

세례자 요한은 삶과 구원의 문제로 고심하는 우리를 하느님 앞으로 이끌어 세웁니다. 그것이 우리 각자가 주인공이 되는 성탄과 구원 이야기의 시작입니다. 하느님과 우리 사이의 문제는 성전제도나 율법제도가 외면적으로 보장하는 용서와 축복의 시스템이 해결하지 못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마음을 깨닫고 하느님을 향한 우리의 마음을 확인하는 일입니다. 이 진정한 구원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곳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 안에서입니다. 아기로 이 땅에 태어나 온전한 사람으로 사시며 세상의 죄와 죽음의 권세 앞에 스스로 십자가를 지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을과 인생의 진리를 깨닫습니다. 사랑의 능력이 죽음의 권세를 이기는 부활의 능력임을 경험합니다. 하느님의 영, 예수 그리스도의 영이 우리 안에 살아계시는 일,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것, 임마누엘 예수님을 구세주로 모시는 고백이 우리의 구원입니다. 성탄은 무엇보다 바로 그 구원의 사건입니다.

요한이 자못 두려운 심판주로 느껴지도록 표현한 하느님을 예수님은 자비하신 사랑의 아버지로 알려 주십니다. 스스로 연약한 아기로 태어나 십자가에서 죽으시기까지 인간의 삶을 예수님은 하느님 아버지를 신뢰하며 하느님 나라를 위해 사셨고 마침내 죽음을 이기고 부활의 주님이 되셨습니다.
성탄의 기쁨은 우리의 믿음 안에서 하느님께서 시작하신 구원의 사건, 하느님 나라의 시작이 오늘도 우리 마음 안에서 예수님과 함께 새롭게 계속 이어져 우리와 세상을 구원하리라는 확신과 소망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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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님의 길을 예비한 세례 요한처럼 (요한1:6-8,19-28) 

예수님이 구세주로 이 땅에 오신 일은 꿈이나 환상이 아니라, 생생하고 엄연한 인간의 “역사”속에서 이루어진 일입니다.
역사 속에서 예수님의 앞길을 밝힌 이가 바로 세례요한입니다.
역사에는 단절이 없습니다. 역사는 수많은 사람들이 참다운 삶에 대한 고뇌와 노력을 이어가는 과정입니다.

오늘 우리는 “세례 요한”에 대한 요한복음의 말씀을 듣습니다.
복음은 세례요한이 “빛이 아니라 빛을 증언하러 온 것”이고, 그는 “그리스도”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길을 곧게 하기위해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였다고 표현합니다. 이 세례요한의 영성은 우리에게 깊은 감화를 줍니다.

사실 세례 요한은 자기가 예수의 스승이었다고 내세워도 될 정도의 큰 인물이었습니다. 세례요한은 당시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지지를 받았고 예수님께서도 세례 요한에게 큰 영향을 받으신 것이 틀림없는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사람의 몸에서 태어난 이 중에 세례요한보다 큰 인물은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세례 요한은 자기를 높이는 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는 다만 자기 뒤에 오시는 “나보다 훌륭한 이”, “나보다 더 큰 일을 하실 분”에게 관심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어떻습니까? 과연 세례요한처럼 겸손하고 진지하고 사욕이 없습니까?
하느님 앞에, 진리 앞에, 또 하느님이 쓰시는 다른 사람 앞에 기꺼이 우리 자신을 낮추고 비울 수 있습니까?

이 시대에 가정, 사회, 교회의 큰 문제의 하나는 바로 세대 간의 불신입니다.
선배들은 후배들을 신뢰하지 못하고, 후배들은 선배들을 존중하지 않습니다.
저마다 자기가 자기를 높이는데 열심이고, 짧은 자기 당대에 모든 칭찬을 받고 싶은 마음이 앞섭니다. 역사의 주인이신 하느님을 신뢰하며, 더 큰 역사의 흐름 가운데, 자기를 바로 세울 줄 모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 주님만을 높이는 마음으로 지혜롭고 겸허하고 충성스러운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자기의 역할에 충실하고 만족하는 세례요한의 겸손은 결코 어리석은 것이 아닙니다.

큰 항아리에 물을 부어 채울 때 처음 바닥에 물을 붓는 이도 있고 맨 나중에 넘치도록 물을 붓는 이도 있습니다. 맨 마지막에 부은 이의 영광이 드러나 보이지만 처음 부은 이의 바닥을 적시는 물이 없다면 항아리는 결코 가득 차지 못합니다.
이 몇 년간 우리는 큰 항아리인 이 분당교회를 착실하게 채워가고 있습니다.
크게 드러나 보이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주어진 역할에 순종하고 기뻐하며 최선을 다하는 것, 세례 요한에게서 우리가 배운 귀하고 아름다운 영성이고, 이 대림절에 되새길 참된 믿음입니다.(2005.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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