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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설교

2007년 11월 18일 (연중 32주일) 강론초 (루가 21:5-19)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11. 18.


루가 21:5-19

5 사람들이 아름다운 돌과 예물로 화려하게 꾸며진 성전을 보며 감탄하고 있었다. 그 때에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6 "지금 너희가 성전을 바라보고 있지만 저 돌들이 어느 하나도 자리에 그대로 얹혀 있지 못하고 다 무너지고 말 날이 올 것이다."

7 그들이 "선생님, 그런 일이 언제 일어나겠습니까? 그리고 그런 일이 일어날 즈음해서 어떤 징조가 나타나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8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앞으로 많은 사람이 내 이름을 내세우며 나타나서 '내가 바로 그리스도다!' 혹은 '때가 왔다!' 하고 떠들더라도 속지 않도록 조심하고 그들을 따라가지 마라. 9 또 전쟁과 반란의 소문을 듣더라도 두려워하지 마라. 그런 일이 반드시 먼저 일어나고 말 것이다. 그렇다고 끝날이 곧 오는 것은 아니다."

10 예수께서는 계속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한 민족이 일어나 딴 민족을 치고 한 나라가 일어나 딴 나라를 칠 것이며 11 곳곳에 무서운 지진이 일어나고 또 기근과 전염병도 휩쓸 것이며 하늘에서는 무서운 일들과 굉장한 징조들이 나타날 것이다.

12 그러나 이 모든 일이 일어나기 전에 너희는 잡혀서 박해를 당하고 회당에 끌려 가 마침내 감옥에 갇히게 될 것이며 나 때문에 임금들과 총독들 앞에 서게 될 것이다.

13 그 때야말로 너희가 나의 복음을 증언할 때이다. 14 이 말을 명심하여라. 그 때 어떻게 항변할까 하고 미리 걱정하지 마라. 15 너희의 적수들이 아무도 맞서거나 반박할 수 없는 언변과 지혜를 내가 주겠다.

16 너희의 부모와 형제와 친척과 친구들까지도 너희를 잡아 넘겨서 더러는 죽이기까지 할 것이다. 17 그리고 너희는 나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겠지만 18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19 그리고 참고 견디면 생명을 얻을 것이다."

종말신앙 (終末信仰) (루가 21:5-19 )

우리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삽니다. 과거는 이미 지나갔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고, 현재는 찰나의 순간에 불과한데... 하느님은 어디서 우리를 만나주시는 것일까요? <종말론>이란 바로 이 질문을 깊게 생각해보자는 것인데 두 가지 내용이 대강을 이룹니다.

첫째는, 인간이 이룩한 과거는 반드시 끝장이 날 것이고 유일한 미래는 오로지 하느님께서 열어주신다는 믿음입니다.

둘째는, 우리는 그 미래를 저 멀리 언젠가 일어날 일로서가 아니라 바로 오늘 우리 삶의 현실에 일어나는 일로 앞당겨 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두 내용이 우리의 “희망(소망)”을 이룹니다.

인간이 쌓아올린 업적들, 그 업적에 의지하여 안전한 미래를 보장받으려는 우리의 의도는 시간의 도도한 흐름 앞에 결국은 산산조각 나고 좌절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진실 앞에서도 우리들은 그 일이 언제, 어떻게 일어날 것인가를 사실정보차원에서 알아내면 그 파국을 피할 수 있을 것처럼 어리석은 오해를 합니다. 그래서 그것을 알아내는 일에 열중하고, 그것을 알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몰려가 매달리기 쉽습니다. 그러나 속지 마십시오. 절대로 그런 정보는 있을 수 없습니다. 살아계신 하느님을 믿는 것이 아니라면, 그리스도(구세주)도, 종말의 때도 고작 인간의 상상력이 지어낸 것에 불과하게 됩니다.

오늘 우리의 현실과 미래는 참으로 위태롭습니다. 21세기임에도 우리는 성경의 표현처럼 여전히 전쟁의 위험 속에 살고, 자연재해의 위험에 삽니다. 굶어죽는 이들, 질병으로 죽어가는 이들이 무수히 많고 우리도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사정없이 세상의 논리와 세상의 힘에 휘둘립니다. 우리는 그 속에서 복음을 증언해야 합니다. 이 위험한 현실, 두려운 미래 앞에서 우리의 믿음이 우리 삶에 무슨 소용이 있는지를 드러내야 하는 것입니다.

위험이 두려워, 불확실한 삶이 두려워, 움추리고 살면 안됩니다. 주님은 약속합니다. 우리의 모든 두려움과 걱정을 주님께 맡기면 주님께서 능력과 지혜를 허락하시겠다고요. 그 믿음 안에서 우리는 위험을 기꺼이 받아들이며 인생의 모험을 해나갈 수 있게 됩니다.

믿음을 가지고 맞부딪치면 우리의 위험은 주님의 은총을 체험하는 기회가 됩니다. 우리가 믿음으로 선택한 하느님의 미래만이 우리의 생명을 보장합니다.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의지함으로써 우리는 오늘 하루를 “두려움 없이 간절히” 살아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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