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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설교

회개하는 사람의 복

by 푸드라이터 2013. 3. 8.

회개하는 사람의 복

(2013년 3월 3일 사순 3주일 설교 말씀)


   인류 최초의 죄는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 열매를 따 먹은 사건이라고 합니다. 이를 두고서 교회에서는 하느님처럼 되고자 하는 인간의 ‘교만’이라는 원죄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그 죄와 더불어서 인간에게는 고질적인 죄가 하나 더 있습니다. 그것은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는 죄입니다. 아담과 하와는 하느님이 추궁하셨을 때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아담은 하와가 처음 나타났을 때 ‘드디어 나타났구나! 내 뼈에서 나온 뼈요, 내 살에서 나온 살이로구나!’라고 탄성을 질렀지만 정작 하느님으로부터 추궁을 받자 그 책임을 하와에게 전가합니다. 그리고 하와는 다시 뱀에게 핑계를 댑니다. 하느님한테 용서를 구하지도 않았습니다. 죄를 추궁받기 전에, 그리고 추궁을 받고서도 좀처럼 자신의 잘못을 반성할 줄 모르는 것이야말로 교만의 생살이 아닌가 싶습니다.


미켈란젤로 '원죄' (시스티나 예배당)


   예수님 시대에 갈릴래아 사람들은 불순한 사람들로 인식되었습니다. 그래서 빌라도 총독은 그들이 제사를 드릴때 학살해서 그 흘린 피가 제물에 물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예루살렘 사람들은 그들이 갈릴래아 사람들이니까 당연히 죄가 있고 그 죗값을 받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실로암 탑이 무너졌는데 그 밑에 열여덟명의 사람들이 깔려 죽었습니다. 역시 다른 사람들은 그들이 죄가 있어서 죽은 것이라 생각 했습니다. 하필이면 그 때 그 밑에 있었던 것은 하느님이 그들을 심판하려고 하셨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당시에 지배적인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현세적인 인과응보를 믿었기 때문에 가난하다거나 병이 들었다거나 비명횡사하는 불행을 겪는 것을 죄의 대가로 생각했습니다. 역시 부자이고 건강하고 사고 당하지 않은 자기는 의인이기 때문이라는 교만이 충만합니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회개하지 않는 죄에 대해서 엄중히 경고하십니다. ‘너희도 회개 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망할 것이다...’ 포도원 주인이 열매 없는 무화과나무를 베 어버리려 했지만 일꾼은 한 해만 더 기다려 보도록 간곡히 간청합니다. 포도원 주인은 그 동안 열매없는 나무에게 심판하기를 작정하였지만 다시 한번 참고 기다려줍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회개할 기회를 주시고 그 시간을 참고 기다려 주십니다.


   어느 날 사제에게 두 사람의 신자가 와서 고해성사를 합니다. 한 여인은 눈물로 고 백하면서 ‘나는 죄인입니다. 나는 큰 죄를 범하였습니다.’라고 고백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 여인은 ‘내가 죄인인 것은압니다. 그러나 별로 큰 죄를 지은것도 없고 그렇다고 죄인 아닌 것도 아닙니다. 크게 기억할 만한 것은 없으나 고해성사 하라고 하니까 이렇게 왔습니다.’ 그 말을 들은 사제는 두 여인에게 말했습니다. 먼저 여인에게는 큰 돌을, 그리고 나중 여인에게는 작은 돌을 많이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그들이 돌을 가져 왔을 때 사제는 그 돌들을 다시 원래 있던 자리에 가져다 두라고 명하셨습니다. 큰 돌을 가져온 신자는 그 돌을 곧 제자리에 가져다 두었습니다. 그러나 여기저기서 작은돌을 주어온 나중 여인은 낭패였습니다. ‘내가 어디에서 주워 왔는지 다 기억하지 못합니다.’ 이 말을 들은 사제는 ‘그것 보시오. 당신이 주어온 이 돌들을 어디서 주어 온지 기억하지 못하는 것처럼 당신 죄도 많은 거요.’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하느님 앞에서 의롭다고 인정받는 것이야말로 가장 값진 축복입니다. 죄에 절여있으면서 건강한들, 재물을 축적한들 하느님나라에서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죄를 용서 받는 것이 근본적인 축복이고 영원한 기쁨입니다.


   우리가 하느님 앞으로 한 걸음 다가서면 하느님께서는 열 걸음 다가오십니다. 회개하는 사람만이 그 축복을 받을 것입니다.


장기용 요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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