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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설교

예수승천일

by 분당교회 2017. 5. 29.

2107년 5월 28일 예수승천일 설교말씀

성공회 분당교회 김장환 엘리야 신부

루가복음 24:44-53


예수승천일



1. 지난 목요일 예수승천일부터 다음 주일 성령강림주일까지 10일간 특별 새벽기도회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저스틴 웰비 켄터배리 대주교가 “주님 나라 임하소서!”라는 주제로 특별기도 주간을 선포하여 세계 성공회의 많은 교회가 이 기간 동안 기도하고 있습니다. 세계성공회의 신자들과 함께 하느님 나라가 이 땅에 임하도록 기도하고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2. 특별기도회 동안 교회와 세상을 위해서 기도하면서, 특별히 지체들을 돌아보면 중보기도를 드리고 있습니다. 아직 중보기도제목을 제출하지 않으신 교우들은 오늘이라도 작성해 제출해 주시면, 이 한 주간 집중적으로 중보하겠습니다. 기도제목을 정리한 문건은 카톡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아침마다 성당에 나오지 못하시더라도 가정에서 함께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3.  중보기도는 교회를 이끌어가는 영적인 구심점이고 신자들의 삶에 핵심이 되는 위대한 행동입니다. 본훼퍼는 중보기도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리스도인 공동체는 지체들 상호간에 중보기도 덕분에 유지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 공동체는 무너져 버립니다. 내가 중보기도해 주는 형제. 자매가 내게 온갖 어려움을 가져다줄지라도 나는 그를 심판하거나 미워할 수 없습니다. 대면조차 하기 싫은 그의 얼굴이 중보기도 중에 그를 위해 그리스도께서 죽으신 형제. 자매의 얼굴, 은혜 받은 죄인의 얼굴로 변합니다. 이것이 바로 중보기도를 시작하는 그리스도인이 발견하게 되는 가장 큰 축복입니다. 중보기도에는 극복될 수 없는 혐오감이나 개인적인 긴장, 또는 불화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중보기도는 개인과 공동체가 날마다 들어가야 하는 정화의 욕실입니다.” 


4. 오늘 2독서를 보면, 사도 바울로가 에페소 교우들을 위해서 드린 중보기도의 내용이 나옵니다. 17절부터 19절까지의 말씀입니다. 여러분이 교회 지체들을 돌아보며 중보하실 때 이 기도문을 사용하시면 좋습니다. 본문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함께 읽어보겠습니다.

“17 나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하느님, 영광스러운 아버지께서 여러분에게 영적인 지혜와 통찰력을 내려주셔서 하느님을 참으로 알게 하시고 18 또 여러분의 마음의 눈을 밝혀주셔서 하느님의 백성이 된 여러분이 무엇을 바랄 것인지 또 성도들과 함께 여러분이 물려받을 축복이 얼마나 놀랍고 큰 것인지를 알게 하여주시기 바랍니다. 19 그리고 우리 믿는 사람들 속에서 강한 힘으로 활동하시는 하느님의 능력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여러분에게 알게 하여주시기를 빕니다.”


5. 서두에서 말씀드린 대로 예수승천일은 지난 목요일 5월 25일인데, 평일인 관계로 신자들의 예배 참석이 어려워 주일로 옮겨 지키고 있습니다. 그만큼  중요한 날이라는 것이죠. 오늘은 예수 승천이 갖는 신앙적인 의미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6. 사실 부활과 승천은 별개의 두 사건이 아닌 연속적인 것입니다. 이렇게 부활과 승천을 분리해서 기억하는 것은 과거의 우주관에서 비롯된 일입니다. 예수님 당대에는 우주가 세 층으로 되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느님이 계시는 하늘, 우리가 사는 세상, 그리고 죽은 이들이 가는 땅속 죽음의 나라 이렇게 세 층으로 된 우주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우주관을 가졌기에 사도신경을 보면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땅 속 죽음의 세계에 내려가셨다가 사흘 만에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시고 하늘에 올라 전능하신 하느님 성부 오른편에 앉으셨다.”고 말합니다.


7. 흥미로운 것은 복음서들 중에 예수님의 승천에 관한 기록은 마르코복음과 루가복음에만 기록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예수님이 부활하시고 얼마 있지 않아 승천하셨다고 기록합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가 제1독서로 들은 사도행전은 예수님이 부활하셔서 40일 동안 제자들을 가르치다가 승천하셨다고 보도합니다(3절). 이렇게 예수님이 승천하신 시간이 정확하지 않습니다. 


8. 장소도 그렇습니다. 사도행전의 저자가 바로 루가복음을 집필한 루가입니다. 루가복음이 전편이고 사도행전이 후편이지요. 그런데 오늘 루가복음 24장을 보면, 부활하신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지상명령인 선교를 명하시고 제자들을 베다니아로 데리고 가신 후 그곳, 베다니아에서 승천하셨다고 기록되어있습니다. 50절입니다. 그런데 사도행전에는 예수님이 부활하신 후 40일 동안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부활과 하느님의 나라를 가르치시고 나서는 예루살렘에서 승천하셨다고 기록했습니다. 4절입니다.


9. 같은 저자가 같은 사실에 대해 이렇게 다른 기록을 남겼습니다. 무슨 말입니까? 승천의 일시와 장소가 어떤가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입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예수님의 승천이 갖고 있는 신앙적인 의미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성경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성경은 문자적으로 읽기보다 본문이 전하고자 하는 바 ‘그 의미’, 메시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이제 승천의 의미를 생각해 봅시다. 주보에 미국성공회에서 나온 성공회 100문 100답 책의 내용 중에 승천에 관한 부분을 실어놓았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0. 승천이란 예수님이 창공이라는 공간으로 올라가셨다는 것이 아닙니다. 승천이란 더 이상 제자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 아버지의 세계로 돌아가셨다는 의미입니다. 승천은 부활의 사건의 종결로서, 예수님이 본래 자신의 영광을 회복하신 승귀(昇貴), 즉위(卽位)입니다. 창조주로, 구원자로, 이제 마지막 심판자라는 본래의 자리로 복귀한 사건입니다. 이에 초대교회 신자들은 사도신경을 통해서 “하늘에 올라 전능하신 하느님 오른편에 앉아계시며,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다시 오시리라”고 고백했습니다. 


11. 오늘은 예수님의 승천을 믿는 신앙의 의미를 5가지로 간단하게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하나하나 그 의미를 새기시면서 여러분이 고백하는 예수님에 대한 신앙을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첫째, 승천신앙은 예수가 나의 왕이라는 믿음의 고백입니다. 초대교회 당 왕은 오직 로마 황제 였습니다. 그는 절대 권력이었습니다. 그에게 절하지 않는 자들은 죽음이었습니다. 하지만 초대교회 신자들은 예수 외에 그 어떤 왕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예수님만을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나의 왕”이라고 고백하며 살았습니다. 


12. 오늘 에페소서는 부활하신 승천하신 예수님에 대해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1:20-21, 20 하느님께서는 그 능력을 떨치시어 그리스도를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려내시고 하늘 나라에 불러 올리셔서 당신의 오른편에 앉히시고 21 권세와 세력과 능력과 주권의 여러 천신들을 지배하게 하시고 또 현세와 내세의 모든 권력자들 위에 올려놓으셨습니다. 

- 예수님만이 왕이시라는 말입니다. 여러분에게는 진정 누가 왕이신지요?


13. 둘째, 예수님이 왕이라는 고백은 내가 하느님 나라 백성이라는 고백입니다. 하느님의 나라란 하느님이 왕으로 통치하시는 나라입니다. 이것은 어떤 영토적인 개념이 아닙니다. 하느님을 왕으로 고백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그곳에 이루어지는 상태적인 개념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하느님의 나라가 언제 오겠냐는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14. 루가 17:20-21, "하느님 나라가 오는 것을 눈으로 볼 수는 없다. 또 '보아라, 여기 있다.' 혹은 '저기 있다.'고 말할 수도 없다. 하느님 나라는 바로 너희 가운데 있다." - 우리 공동체 가운데 하느님의 나라가 임합니다.

사도 바울로는 하느님 나라를 이렇게 말합니다. 

로마서 14:17, “하느님의 나라는 먹고 마시는 일이 아니라 성령을 통해서 누리는 정의와 평화와 기쁨입니다.” - 이런 은총을 누리기를 기도합니다.


15. 예수님은 제자들이 하느님의 나라의 백성이 되게 하고자, 승천하시기 전 40일 동안 주력하신 일이 하느님 나라를 가르치시는 일이었습니다. 1독서 사도행전 1장 3절입니다. “예수께서는 돌아가신 뒤에 다시 살아나셔서 사십 일 동안 사도들에게 자주 나타나시어 여러 가지 확실한 증거로써 당신이 여전히 살아 계시다는 것을 보여주시며 하느님 나라에 관한 말씀을 들려주셨다.”


16. 그 결과, 초대교회 신자들은 정치적으로는 로마의 식민지 백성이었고 혈통적으로는 유대인이었지만, 자신들이 바로 하느님 나라 백성임을 정확하게 인식하며 그 나라를 누리고 살아갔습니다. 

- 여러분은 자기 자신이 하느님 나라의 백성이라고 생각하시나요?


17. 셋째, 승천신앙은 하느님 나라가 완성될 주님의 재림을 기다리는 신앙입니다. 예수님을 왕으로 고백하고 하느님의 나라 백성으로 오직 주님의 뜻과 마음으로 이 땅을 살아간다는 것은 바로 박해와 조롱이 뒤따르는 십자가의 길입니다. 그럼에도 그 믿음의 삶을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승천하신 주님이 다시 오시어 하느님의 나라가 이 땅에 이루어질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 여러분은 예수님의 재림을 믿고 그분의 재림으로 완성될 하느님의 나라를 기다리시는지요?


18. 넷째, 승천신앙은 예수님이 그 백성의 중보자임을 믿는 신앙입니다. 승천하시어 하느님의 오른편에 앉으신 예수님이 하시는 일은 무엇일까요? 히브리서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8장 1절입니다. “위에서 말한 요점을 말하면 우리는 하늘에서 전능하신 이의 옥좌 오른편에 앉아 계시는 대사제를 모시고 있다는 것입니다.”  7장 25절을 보면, 그분이 보좌 우편에서 하시는 일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예수께서는 항상 살아 계셔서 그들을 위하여 중재자의 일을 하시니 당신으로 말미암아 하느님께 나아오는 사람들을 언제나 구원해 주실 수 있으십니다.”


19. 두 주 전에 믿음이란 걱정거리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주님을 바라볼 수 있는 근거가 승천하시어 하느님 보좌 우편에 계신 주님이십니다. 주님은 지금도 살아계셔서 하느님의 보좌 우편에서 우리를 위해서 중재자, 즉 중보자로 일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예수를 바라봅니다. 사랑의 주님을 바라봅니다.”


20. 다섯째, 승천하신 예수님은 신자들이 바로 이 믿음으로 증인의 삶을 살아가도록 성령을 보내주셨습니다. 루가에 따르면 승천하신 예수님의 마지막 당부가 위로부터 오는 능력을 받으라는 것입니다(루가 24:49). 그것이 무엇입니까? 루가복음의 후편 사도행전 1장 8절에 보면 성령님을 말합니다. 성령의 오심은 신자들이 사도신경으로 고백한 승천신앙을 올곧게 살아가도록 능력을 주시고자 오신 하느님입니다. 


21. 성령으로 충만하면 오직 예수님만을 왕으로 고백하는 용기를 갖습니다. 하느님의 나라 백성이라는 긍지를 갖습니다. 하느님의 백성답게 세상의 왕 맘몬을 따르지 않고 왕이신 예수님을 따르는 진리의 삶을 살아가기 시작합니다. 하느님의 나라가 이 땅에 임하기를 갈망하며 다시 오실 예수님을 기다리며 선교적인 삶을 살아갑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일지라도 주님을 바라봄으로 용기를 얻어 주님 다시 오시는 그 날까지 능히 세상을 이겨갑니다.  이렇게 성령으로 충만한 삶은 내가 예수님의 사람임을 보여주는 증인의 삶을 살게 합니다. 


22. 성령님은 이미 예수님을 믿는 여러분 안에 계시고 우리 공동체 가운데 함께 하십니다. 다만 우리가 승천 신앙에 담긴 신앙의 의미를 바로 알고 초대교회 믿음의 선배들처럼 살아가기를 결단할 때, 그 삶을 살아가도록 힘주시고 도와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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