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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설교

하늘처럼 계시는 예수님

by 분당교회 2015. 5. 23.

하늘처럼 계시는 예수님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송이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네가 본 건, 먹구름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네가 본 건, 지붕 덮은 쇠 항아리,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닦아라, 사람들아. 네 마음 속 구름

찢어라, 사람들아, 네 머리 덮은 쇠 항아리.

아침저녁, 네 마음 속 구름을 닦아내고

티 없이 맑은 영원의 하늘

볼 수 있는 사람은 

외경을 알리라.

아침저녁, 네 머리 위 쇠 항아릴 찢고 

티 없이 맑은 구원(久遠)의 하늘

마실 수 있는 사람은

연민을 알리라.

차마 삼가서 발걸음도 조심

마음 모아리며,

서럽게, 아, 엄숙한 세상을 

서럽게 눈물 흘려 살아가리라.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자락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신동엽, 1969>

시인 신동엽은 비본질적인 우상과 지배자들의 이데올로기를 가짜 하늘, 먹구름으로 보았습니다. 그래서 그것들에 사로잡혀 사는 사람들은 하늘을 보지 못한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마음속의 구름을 닦고 머리를 덮어서 철통같이 누르고 있는 쇠 항아리를 찢어야 티 없이 맑은 하늘을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맑은 하늘을 볼 수 있는 사람은 외경을 알고, 티 없이 맑은 하늘을 마실 수 있는 사람은 연민을 안다고 했습니다. 인간의 존엄과 자비심이 하늘과 인간의 통로입니다.

예수께서 승천하셨습니다. 루가는 제자들이 보는 앞에서 구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는 모습을 성서에 표현했습니다. 이를 두고 로켓처럼 우주 공간 어디론가 날아가셨다고 이해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승천의 의미는 예수께서 늘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것과 예수께서 주님이시라는 확신입니다. 또한 부활 승천은 땅이 하늘로 올라가는 사건입니다. 즉, 이 땅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하늘나라로 가는 통로를 예수께서 여신 것입니다. 다시 말해 모든 사람들에게 하늘나라의 희망의 사다리를 놓아주신 것입니다.

우리는 마음속의 하늘에서 예수님을 만납니다. 세상의 우상에 집착하는 마음에는 먹구름이 끼어있는 것이며 탐욕과 지배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쇠 항아리를 머리에 뒤집어쓰는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하늘처럼 계십니다. 아무리 먹구름이 하늘을 뒤덮어도 우리의 머리 위에는 하늘이 여전히 있듯이 예수께서는 늘 함께 계십니다. 우리가 땅만 바라보면서 한숨 쉬고, 아옹다옹 다투고 비탄에 빠져 있다 해도 여전히 하늘은 늘 든든하게 우리를 지켜주듯이 예수께서는 하늘처럼 계십니다. 정의와 양심이 훼손되고 타락한다 하더라도 늘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은 빛나듯이 예수께서 우리를 정화시키시러 오십니다.하늘의 문은 우리에게 활짝 열려 있습니다. 주님께서 우리가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대한성공회 분당교회 5월 17일 부활 7주, 승천후주일 장기용 요한 신부 설교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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