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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설교

먼저 구해야 할 것

by 분당교회 2013. 10. 29.


먼저 구해야 할 것

(대한성공회 분당교회 10월 27일 추수감사절 연중 30주일 설교 말씀)


오늘은 우리 교회의 추수감사절입니다. 특별히 오늘은 주교님께서 우리 교회를 방문하시고 견진성사를 베푸시니 더욱 뜻 깊은 감사의 축제가 열리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추수감사절은 미국으로 이주해 갔던 청교도들이 모진 고생 끝에 정착해서 첫 수확을 얻은 것에 감사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추수감사절의 전통이 한국 기독교에 전파되어 이제는 모든 교회에서 추수감사절을 지내게 되었습니다.


항상 기뻐하며 감사하고 하느님을 찬양하는 것은 인간만이 가지는 특별한 영적 행위입니다. 인간의 행복과 평화는 이 감사와 찬양에서 비롯됩니다. 따라서 특별히 농사를 짓고 안 짓고를 떠나서 우리에게 땀 흘려 일하고 결실을 맺는 축복을 허락하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이 축제는 인류의 보편적이고 근본적인 영적인 축제입니다.


어떤 사람은 도무지 사는 게 힘들어서 감사할 이유가 없다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패와 고난이 겹치고 눈물과 외로움에 빠진 사람들이 감사하기는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그런 분들을 결코 외면하지 않으시고 십자가의 고난을 함께 지고 계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또한 고통과 좌절의 눈물을 닦아주실 분도 결국은 그리스도뿐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플리머스에서의 최초의 추수감사절 By Jennie A. Brownscombe (1914))


예수께서는 우리 삶에서 먼저 구해야 할 것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것은 먹을 것과 입을 것 때문에 걱정과 근심에 빠져있을 것이 아니라 먼저 하느님 나라와 그 의를 구하는 것입니다. 하늘을 나는 새들도 들에 피는 들꽃들도 먹을 것과 입을 것을 걱정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하느님께서 다 채워주시고 마련해주십니다. 하물며 당신의 사랑하는 백성들에게 베풀지 않으실 리가 없습니다. 목표와 수단이 바뀌면 안 됩니다. 목표는 분명 하느님의 나라이고 나머지는 수단입니다. 먼저 하느님 나라와 그 의로움을 구하면 이 모든 것들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라 했습니다. 그래서 내일 어떻게 될 것인가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오늘 하느님 나라를 구하는 사람들이 내일 종말이 와도 두려워 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오늘 맞이하는 추수감사절은 우리 교회에서는 매우 특별한 추수감사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분당교회가 성장 발전을 위해 새로운 비전과 희망을 세워가는 시기에 맞이하는 축제이기 때문입니다. 이곳 분당 지역에 교회를 허락하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또한 우리를 불러 모아주시어 선교의 사역을 맡기신 것에 감사와 찬양을 드립니다.


우리 교회가 먼저 구해야 할 것은 하느님 나라와 그 의로움입니다. 현재 우리가 머물고 있는 공간과 시설은 다른 교회와 비교했을 때 매우 열악하고 부족합니다. 그러나 이 안에서 최선을 다해 하느님의 나라를 구한다면 하느님께서 모든 것을 마련해 주실 줄 믿습니다. 우리는 먼저 재정과 시설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변화되어서 하느님의 일꾼으로 선교의 사역을 감당할 것인가를 위해서 기도해야 합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먹고 마시는 일이 아니라 성령을 통해서 누리는 정의와 평화와 기쁨’이라고 사도 바울은 역설합니다. 하느님 나라는 결코 개인이 배불리 먹고 사회적 지위를 누리는 것이 아닙니다. 개인의 만족과 평안과 성취를 두고 하느님 나라라고 할 수 없는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그래서 공동체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하느님의 역사입니다. 하느님께서 이 땅에 그의 나라를 이루시기 위해서 만드신 공동체가 바로 교회입니다. 우리가 교회에 헌신하고 참여할 때 그의 나라가 점점 다가와 지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이 늘그막에 얻은 아들 이사악을 제물로 바치러 가는 길에 아들이 묻습니다. ‘아버지! 불씨도 있고 장작도 있는데, 번제물로 드릴 어린 양은 어디 있습니까?’ 아브라함은 ‘번제물로 드릴 어린 양은 하느님께서 손수 마련하신단다.’라고 대답합니다. 우리의 믿음이 있고 정성이 있으면 모든 것은 하느님께서 손수 마련해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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