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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설교

나는 지난 한 해 어느 만큼 자라났는지?

by 분당교회 2021. 12. 26.

무척 춥네요. 이 추위에도 주님께 예배드리러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영상예배 드리시는 교우들께도 주님의 평화를 전합니다. 

 

어제 성탄절예배에는 모처럼 많은 교우들이 오시고 활기차서 좋았습니다. 다시 한 번 어제 세례를 받은 조수화 에스더 학생과 신자영접식을 가지신 최윤정 엘리사벳 교우님, 축하드리며 함께 기뻐합니다. 서로 사랑하며 함께 하느님의 나라를 일구어 가는 성공회 가족으로 생활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오늘은 저녁에 4/4분기 노숙인 무료급식이 있어서 지금 11시와 오후 2시 두 번 예배를 드립니다. 1시 예배에는 우리교회 전속 뮤지션 김해리 페이스 교우의 성탄 축하 연주가 있습니다. 

 

어려운 시기지만, 그래도 성탄의 기쁨을 나눕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이 추운 겨울, 삶의 고통으로 힘들어하는 모든 이들에게 생명 주시고자 오신 예수님의 사랑이 이 땅에 충만하게 임하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많은 교우들이 노숙이 무료급식을 위해 후원도 하시고 여러 봉사에 참여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어린 시절이 나오는 유일한 기록입니다. 소년 예수가 육신의 부모되신 요셉과 마리아와 함께 과월절 예배를 드리러 예루살렘에 올라갔습니다. 예배를 다 마치고 나자렛으로 돌아오는데 그만 예수가 일행에 없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요셉과 마리아는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사흘 만에 성전에 있는 예수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소년 예수는 성전에서 학자들과 한 자리에 앉아 토론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들을 찾은 마리아가 “얘야, 왜 이렇게 우리를 애태우느냐? 너를 찾느라고 아버지와 내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모른다" 고 말하니 소년 예수는 "왜, 나를 찾으셨읍니까? 나는 내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할 줄을 모르셨읍니까?"라고 대답합니다. 

이 때 예수님의 나이가 12살이었다고 합니다. 초등학교 5-6학년 정도죠. 그런데 어린이인 예수가 시골뜨기여서 도시 예루살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구경하다가 길을 잃어버려 부모와 헤어지게 된 것이 아닙니다. 성전에서 학자들과 나란히 앉아 성경을 논하다 보니 그리 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지능과 대답하는 품에 사람들이 경탄했다고 합니다. 

 

그 때 예수는 “나는 내 아버지 집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예수가 비록 어린 나이였지만, ‘하느님이 자신의 아버지이고 자신은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자의식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자기 정체성을 지니고 있으니 성전을 아버지의 집이라고 합니다. 그곳에서 학자들과 앉아 아버지의 말씀을 토론하게 된 것입니다. 

 

‘예수는 원래 성자 하느님이니까 그럴 수 있다’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아닙니다. 예수는 완전한 인간으로 오신 분입니다. 마리아의 태를 빌려 이 땅에 오셔야 했습니다. 똥도 싸고 엄마 품에서 젖을 먹어야 했습니다. 그런 예수가 성장하여 성전에서 율법학자들과 토론을 하고 고향으로 돌아와서는 부모님께 순종하며 살았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루가는 이런 예수님의 청소년기를 한 구절로 정리하여 소개합니다. 루가 2:52, 예수는 몸과 지혜가 날로 자라면서 하느님과 사람의 총애를 더욱 많이 받게 되었다.

오늘 1독서의 사무엘도 예수님처럼 건강하게 자나났다고 소개합니다. 사무엘상 2:26, “한편 어린 사무엘은 야훼와 사람들에게 귀염을 받으며 무럭무럭 자랐다.”

 

한 해의 마지막 주일에 이렇게 건강하게 성장한 하느님의 사람들을 보게 하는 이유를 생각해 봅니다. 사무엘이나 예수님의 성장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이렇게 건강하게 성장해야 함을 도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 2021년 마지막 주일에 어떻게 하면 우리도 예수님처럼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을지 살펴보면서, 우리 각자나 교회공동체는 지난 한 해 동안 얼마큼 자라났는지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1. 예수님처럼 균형있게 자라나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몸과 지혜가 자라났다”고 합니다. 자신과의 관계에서 자라났음을 말합니다.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는 것은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자라났음을 말합니다. “사람들의 총애를 받았다”는 말은 공동체와 세상과의 관계에서 자라났음을 말해 줍니다.

 

예수님은 자신과의 관계에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성장하셨습니다. 일찍이 아버지 요셉을 잃었고 로마제국의 식민지 백성으로 노동하며 살아갔지만, 그 고통과 슬픔이 많은 환경 가운데도 인격적으로 성장해 갔음을 알게 해 줍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성숙해가면서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으셨습니다. 복음서를 보면, 예수님은 죄인과 병자들을 환대하는 삶을 살아가셨고 또 꾸짖음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가차 없이 비판하시는 건강한 사회적 관계를 가지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하느님의 총애를 받으셨다는데, 신실하신 하느님은 한결같은 사랑으로 늘 함께 하시니 이는 예수님께서 하느님과 친밀한 교제의 삶을 사는 것에 우선순위가 있으셨음을 말해줍니다. 

 

루가복음을 보면, “늘 하시던 대로 기도하셨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에게 기도는 어려서부터 몸에 밴 거룩한 습관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이렇게 예수님은 자신과의 관계에서, 사회적 관계에서, 그리고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균형있게 성장하셨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지요? 지난 한 해 나를 더 이해하고 존중하며 주님의 사랑 안에서 자존감이 깊어지셨는지요? 교회 공동체, 가족 공동체, 사회적 관계가 존중과 배려 가운데 깊어 지셨는지요? 

 

이 모든 관계의 근본이 되는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코로나로 주일 공동체 예배가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도와 예배가 여러분의 삶에 우선순위가 되는 한 해 였는지요?

 

사도 바울로는 권면합니다. 에페 5:1, “여러분은 하느님의 사랑을 받은 자녀답게 하느님을 닮으십시오.” 그리고 또 히브리서기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6:3, “하느님께서 허락하시는 대로 우리는 성숙한 지경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예수님처럼 자신과의 관계에서 사회적 관계에서 그리고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균형있게 성장해 가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2. 예수님은 성가정이라는 공동체가 있어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성가정이라 함은 부모가 신앙적으로 모본이 되기에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을 말합니다. 성서를 통해 보게 되는 마리아와 요셉의 면모가 이렇습니다. 

 

대림절 동안 많이 묵상했듯이, 마리아는 처녀이면서도 하느님의 뜻 가운데 자신의 삶을 온전히 하느님께 드렸습니다. 루가 1:38, 이 말을 들은 마리아는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갔다.

 

요셉도 그렇습니다. 마태 1:19,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법대로 사는 사람이었고 또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낼 생각도 없었으므로 남모르게 파혼하기로 마음먹었다. / 마태 1:24-25, 24 잠에서 깨어난 요셉은 주의 천사가 일러 준 대로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 들였다. 25 그러나 아들을 낳을 때까지 동침하지 않고 지내다가 마리아가 아들을 낳자 그 아기를 예수라고 불렀다. 

 

‘법대로 산 요셉’이라는 표현에서 법이란 하느님의 말씀을 말합니다. 요셉은 천사를 통해서 전해지는 하느님의 말씀에 순종했습니다. 

 

이렇게 하느님 앞에 순종하는 믿음의 부모가 있는 가정이 성가정이고 바로 그들이 예수님을 양육한 것입니다. 

 

요셉과 마리아는 과월절마다 아이들을 데리고 나자렛에서 열흘이나 두 주 거리가 되는 먼 예루살렘으로 예배드리러 올라갔습니다. 시간, 경비, 수고 등 엄청난 대가를 지불하면서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 하느님을 예배하러 올라가는 요셉과 마리아의 모범을 보게 됩니다. 

 

절기를 지키는 열심이라면, 일상의 삶에서도 요셉과 마리아는 아이들을 데리고 회당에 나가 늘 예배하는 모범을 보였을 것입니다. 자녀들과 함께 하느님을 예배하는 부모의 모범이 성가정의 기초가 되는 것이지요.

 

예배와 말씀은 뗄 수 없는 것입니다. 이렇게 예배를 중심에 두고 살아간 부모는, 당연히 아이들을 하느님의 말씀으로 양육했을 것입니다. 소년 예수가 학자들과 함께 토론했다고 합니다. 예수님이 사람들이 감복할 정도로 말씀에 대한 지식과 지혜를 가질 수 있는 것은 말씀으로 양육되어진 결과인 것이죠.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부모가 있는 가정, 그들 아래서 성경을 암송하고 말씀가운데 자라나는 자녀가 있는 가정이 성가정인 것입니다. 물론 싱글 맘이나 조손가정도 이렇게 하느님의 말씀과 예배가 중심이라면 성가정입니다. 

 

이번 대림절에 주일 가정예배를 드리시고 인증샷을 보내 달라고 요청했는데, 한 가정도 보내 주시지 않았습니다. 가정예배를 드리신 가정이 하나도 없으신 것이 아니라, 굳이 드러내고 싶지 않아서라고 보내 주시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대림절 매일예배를 드리며 부러웠던 가정이 있습니다.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오전 6시30분에 드렸는데 어느 가정은 가족이 모두 새벽예배에 참석하셨습니다. 자녀들이 다 청년들인데 그 시간에 일어나 기도회에 참석하는 걸 보고 부럽기도 하고 성가정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성공회 분당교회 모든 가정이 이렇게 예배와 말씀으로 하나되어 영적으로 성장하는 성가정이 되기를 바랍니다. 

 

3. 이 원리는 교회 공동체에도 그대로 적용이 됩니다. 

자녀들의 성장에 절대적인 요소가 성가정이듯이 신자들이 영적으로 성장하는데 있어서도 교회 공동체가 절대적입니다. 오늘 서신 골로사이 말씀은 이런 공동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씀입니다. 

 

몇 구절을 읽어봅니다. 13 서로 도와주고 피차에 불평할 일이 있더라도 서로 용서해 주십시오. 주님께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해야 합니다. 16 여러분은 모든 지혜를 다하여 서로 가르치고 충고하십시오. 

 

한 가정 안에는 부모가 있고 자녀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자녀들은 유아 어린이 청년이 있습니다. 이렇듯이 요한일서에 보면 신자의 영적 성장에 3단계가 있습니다. 사랑의 돌봄과 양육이 필요한 영적 아이 단계, 자기 정체성을 가지고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영적인 청년 단계, 생명을 낳고 양육하며 공동체를 세워가는 영적인 부모 단계가 있습니다. 여러분 각자는 어느 수준에 계신지요? 

 

성공회분당교회가 귀한 영혼들을 사랑으로 보듬는 공동체, 모든 신자들이 영적으로 성장하는 성가정과 같은 교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를 위해서 새해에는 영적 아비들이 많이 세워져 더 많은 영혼들을 양육하며 더불어함께 성장해가는 주님의 교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지난주일 오후에는 교회위원들이 사목계획 수립을 위한 워크숍을 가졌스니다. 주보 2면에 워크숍의 내용이 정리되어 실려 있습니다. 꼭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내용 중에 2021년 지난 한 해 코로나로 어려운 상황이라지만, 서로가 돕고 격려하는 성령의 코이노니아가 많이 부족했다는 반성과 함께 2022년에는 서로 짝(Pair)을 이루어 서로 챙겨 주며 성도간의 교제가 이루어지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골로사이 16절의 말씀을 이루어가겠다는 섬김이들의 결단에 감사드립니다. 

 

교우 여러분 모두, 예수님을 닮아가는 신자로 꾸준하게 성장하기를 축복합니다. 이를 위해 주님이신 예수님의 모범을 따가, 성령의 도우심을 받아 자신과의 관계, 사회적 관계,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균형있게 성장하기 위해 헌신하시기를 바랍니다. 

 

특별히 여러분의 가정과 성공회분당교회가 성장과 성숙의 요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어린 시절 기록이 여러분 모두의 기록이 되기를 바랍니다. “성공회 분당교회 신자들은 믿음이 날로 깊어지면서 하느님과 사람의 총애를 더욱 많이 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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