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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설교

교회 일꾼의 자격 - 신자다움!

by 분당교회 2018. 9. 4.

2018년 9월 2일 설교문

김장환 엘리야 신부 


교회 일꾼의 자격 - 신자다움!


어느덧 9월입니다. 어제 초하루 예배를 드리며 시작한 9월에는 교회에 중요한 일정들이 많습니다. 어제 오늘 교회학교 가족 캠프가 어린이 8명, 교사 부모 9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 중에 있습니다. 오늘 예배 후에는 어머니회 총회가 있구요. 9일, 16일에는 새로운 교회위원을 선출하는 투표가 진행되고, 9월 30일에는 신자회장을 선출하는 신자총회가 있습니다. 


교회위원회는 어머니회장과 아버지회장은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하고 사제가 지명하는 사제회장 1분과 선출직 위원 5명 등 8명으로 구성됩니다. 서울교구 법규 80조에 보면, 선거권자는 ‘성체를 영하는 자격을 가진 자로서 교적부에 등록된 18세 이상의 교우’입니다. 피선거권자는 ‘견진을 받은 자로서 이 헌장과 법규에서 정한 신자의 의무를 준수하고 도덕적으로 타의 모범이 되는 교우’입니다. “신자의 의무에 관한 법규”는 “대한성공회 법규 6장”에 나와 있습니다. 



제가 개신교에서 성공회로 왔을 때, 전례의 아름다움에 매력을 느꼈고 교회위원회라는 치리구조가 신선했습니다. 그리고 성공회에서 25년 이상 목회를 하면서 교회의 활력과 성장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요인이 교회위원들이라는 것을 절감합니다. 물론 은사와 주님이 주시는 마음에 순종하여 교회학교 교사, 성가대를 비롯한 여러 영역에서 섬기는 교우들이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이것 위에 사제와 교회위원이 한 마음이 되어 기도와 섬김에 헌신할 때, 교회다움을 회복하면서 선교가 활성화되고 교회가 성장합니다. 


지난 두 주간 교회위원회의 역할이 어떤 것인지를 주보에 게재했는데 읽어보셨는지요?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법규 제 12장, 75조를 보면 이렇게 교회위원회의 기능이 나와 있습니다. “1 교회의 성장과 선교에 관한 계획 수립 및 시행. 2 교회 기본재산의 유지관리에 관한 계획 수립 및 시행. 3 교회 회계의 예결산을 포함한 모든 재정 계획 수립과 집행 및 통제. 4 교무금, 성직자 퇴직기금 등 의무금과 제할당금을 적기에 납부토록 조치. 5 교구의회에 파송할 대의원 선출. 6 교회 안에서 발생한 교리 및 법규 위반과 도덕에 어긋나는 일을 시정하고 교회의 질서 유지에 필요한 조치 및 이행. 7 교구장의 지시사항 및 관할사제의 사목사항에 대한 시행방안 협의 결정. 8 교회 운영에 필요한 업무처리규정 및 교회위원 선거 규정의 제정 및 시행. 9 기타 교회 운영과 선교에 관한 주요사항 의결.”


얼마나 중요한 섬김의 자리입니까? 지난 한 주 기도하는 가운데 진정한 교회일꾼의 자격이란 신자다움에 있고, 오늘 본문들이 그것을 말해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교회의 일꾼의 자격 – 신자다움!”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나누겠습니다.


신자다움의 첫째는 ‘예배자’입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참된 예배를 드리지 않는 이스라엘 백성으로 인해 슬퍼하시는 하느님의 마음이 보입니다. 마르 7:6-7, “6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이렇게 대답하셨다. "이사야가 무어라고 예언했느냐?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여도 마음은 나에게서 멀리 떠나 있구나. 7 그들은 나를 헛되이 예배하며 사람의 계명을 하느님의 것인 양 가르친다.' 했는데 이것은 바로 너희와 같은 위선자를 두고 한 말이다.” 



이사야는 마음으로는 자신들의 욕망을 충족시켜줄 우상을 섬기면서도, 절기와 성일에 성전에 나와 형식적으로 예배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이렇게 안타까워하시는 하느님의 마음을 전하며 회개를 촉구했습니다. 


예수님이 이 말씀을 인용하게 된 상황도 이사야 때와 유사합니다. 참된 예배가 무너진 것입니다. 당시 바리사이파로 대표되는 유대인들 안식일법과 정결법을 잘 지키는 것이 하느님께 충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613가지나 되는 규정들을 만들면서, 그 법을 잘 지키는 자신들은 의인이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죄인이라 정죄하며  차별의 사회를 만들어 버렸습니다. 이런 이스라엘을 향해 예수님은 “헛되이 예배하는 것”이라고 “계명을 어기며 사람들의 전통을 고집하는 것”이라고 비판하셨습니다. 


하느님의 계명이 무엇입니까?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는 황금률입니다. 그리고 “서로 사랑하라”는 새 계명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 예배로 표현되고, 예배드리는 자는 이웃을 환대하고 섬기는 사랑의 삶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주님이 기뻐하시는 예배입니다. 


교회의 일꾼은 이렇게 예배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피선거권자의 자격으로 제시되는 신자의 의무에 관한 법규(대한성공회 법규 6장 55조)를 보면, “신자는 주일과 모든 의무적 축일의 감사성찬예배에 참석해야 한다.”고 합니다. 예배자로 살아가는 것이 신자다움이고 교회위원은 예배자의 모범이 되는 사람들입니다.


신자다움의 두 번째 기준은 삶의 기준이 성서 말씀이라는 것입니다.

오늘 1독서 신명기와 2독서 야고보서의 말씀 그대로입니다. 구약에서 이스라엘은 하느님 나라의 원형이었습니다. 하느님의 나라란 하느님이 통치하시는 영역과 상태입니다. 이스라엘이 하느님만을 예배하고 그 분의 말씀에 순종할 때, 하느님의 공평과 정의가 이루어지는 샬롬의 왕국이 됩니다. 이것이 하느님 나라입니다. 이럴 때 절대왕권의 국가노예제사회인 고대근동국가 백성들이 하느님께 돌아오게 되는 선교가 이루어집니다. 이것이 이스라엘을 세우신 하느님의 비전입니다. 


이 비전은 신약의 교회에 그대로 적용됩니다. 교회는 새로운 이스라엘입니다. 이 시대와 사회 속에서 하느님의 통치가 가능한 곳은 교회 밖에 없습니다. 하느님의 백성들이 말씀에 순종할 때 하느님의 통치가 이루어지는 하느님의 나라를 경험합니다. 


교회 안에는 영적으로 어린 사람들이 많습니다. 영적으로 어린 사람들은 예수님을 믿고 구원받았지만, 하느님의 말씀보다는 세속의 가치관에 따라 살아갑니다. 교회를 수십 년 다녀도 영적으로는 어린 아이일 수 있습니다. 공부를 많이 한 석박사도, 높은 지위의 사람도 영적으로 어린 아이일 수 있습니다. 


“신자의 의무에 관한 법규”를 말하는 대한성공회 법규 6장 제 54 조에서 (신앙생활) “신자는 그리스도의 말씀대로 자기생활을 닦고, 복음전도에 힘쓰며 세속사회에 하느님의 정의를 구현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제시합니다. 


복음전도, 세속 사회에서 하느님의 정의를 구현하는 신자의 삶을 위해서는 반드시 ‘그리스도의 말씀대로 자기 생활을 닦아야’ 합니다. 생명의 말씀으로 생각과 마음이 새로워져서 하느님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하느님의 마음으로 생각하며 성령님의 인도하심 가운데 주님의 뜻을 분별하고 따르는 사람이 교회의 일꾼이 될 수 있는 신자다운 사람입니다. 



신자다움의 세 번째는 신앙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오늘 시편을 보십시오. 1절에서 ‘하느님의 장막에 살 자, 하느님의 거룩한 산에 머무를 자 누구냐’고 묻습니다. 누가 진짜 하느님의 백성이냐 신자다운 사람이냐는 질문입니다. 시편 기자는 그런 사람의 자격이 그가 사용하는 말에 있다고 합니다. 2절, “마음으로부터 진실을 말하고”, 

3절, “남을 모함하지 않으며,”


두 주 후에 읽게 되는데 야고보서 3장을 보면, 언어가 얼마나 중요한 지 강조합니다. 야고보 3:2, “2 우리는 모두 실수하는 일이 많습니다. 말에 실수가 없는 사람은 온몸을 잘 다스릴 수 있는 완전한 사람입니다. 10 같은 입에서 찬양도 나오고 저주도 나옵니다. 내 형제 여러분, 이래서는 안되겠습니다.”


사도 야고보만이 아니라, 사도 바울로도 두 주 전에 읽은 에페소서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5:3-4, “3 음행이나 온갖 추행이나 탐욕에 찬 말은 입에 담지도 마십시오. 그래야 성도로서 부끄럽지 않을 것입니다. 4 추잡한 말과 어리석은 이야기나 점잖지 못한 농담 따위도 하지 마십시오. 성도들에게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성도들에게 어울리는 것은 하느님께 대한 감사의 말입니다.” 


그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는 그가 얼마나 신자다운 사람인지를 나타내는 삶의 기준 중에 하나입니다. 언어에 관해 잠언에 나오는 말씀들을 읽어드리겠습니다.

  10:32, 착한 사람 입술은 반가운 말을 뿌리지만 나쁜 사람의 입은 거짓말만 내뱉는다.

  12:18, 함부로 뱉는 말은 비수가 되지만 슬기로운 사람의 혀는 남의 아픔을 낫게 한다. 

  12:25, 마음에 걱정이 있으면 기를 펴지 못하나 다정한 말 한마디로 그를 기쁘게 할 수 있다. 


신자다움의 네 번째 기준은 청지기신앙입니다.

오늘 시편에서 “하느님의 장막에 거할 자, 하느님의 산에 머물 자”5절, “돈놀이하지 않으며, 뇌물을 받고 무죄한 자를 해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돈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돈 싫어하는 사람이 있겠냐고 반문하고 싶으실 겁니다. 그렇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만큼 위력적이고 사랑받는 실체는 없습니다. 누구나 돈이 필요하고 돈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돈을 어떻게 사용하느냐 돈 사용의 우선순위가 신자다움의 중요한 기준입니다. 


피선거권자 자격으로 제안되는 신자의 의무의 법규인 대한성공회 법규 제 57 조를 보면, “신자는 십일조 헌금을 의무적으로 생활화하여야 한다.”고 재정 사용의 기준으로 제시합니다. 


오늘 서신은 이렇게 말합니다. 야고보 1:27, “하느님 아버지 앞에 떳떳하고 순수한 신앙 생활을 하는 사람은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고아들과 과부들을 돌보아 주며 자기 자신을 지켜 세속에 물들지 않게 하는 사람입니다.” 



주님이 허락하신 재물로 하느님 나라와 교회를 위해서 봉헌하고, 가난한 이웃 사회적인 약자들을 돌보는 사람이 청지기입니다. 


예배자!

말씀이 삶의 기준인 자!

감사의 언어 칭찬하는 언어 격려하는 언어를 사용하는 자!

그리고 청지기로 살아가는 자가 예수님을 믿는 사람, 

신자입니다.


여러분 모두 이 자격을 구비하시기 바랍니다. 

하여 전 신자가 교회위원같이 섬기는 교회가 되어 누가 교회위원이 되든지 

성공회분당교회가 이 땅에 하느님 나라를 일구어가는 

영광스러운 주님의 교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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