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말씀/설교

믿음!

by 분당교회 2018. 2. 26.

2018년 2월 25일


믿음!


성공회의 특징 중의 하나는 교회력으로 예배드리는 교회라는 것입니다. 교회력에 따라 예배를 드리기 때문에 매일, 매주일 읽게 되는 성경본문이 정해져 있습니다. 그리고 교회력에 맞는 기도문들이 있습니다. 그 모든 것들이 기도서에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성공회 신자는 성서 다음으로 기도서를 가장 소중하게 여깁니다. 성서와 함께 기도서를 가까이 하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3월부터는 새로 발간된 기도서로 예배를 드립니다. 


앞서 저는 감사성찬예배의 말씀의 전례를 시작하면서 사순 2주일의 본기도를 드렸습니다. 본기도란 신자공동체가 하느님께 드리는 예배의 지향을 담고 있는 것입니다. 


사순 2주일 본기도를 다시 한 번 읽어드립니다. “전능하신 하느님, 예수그리스도의 수난하심으로써 영원한 생명의 길을 열어 주셨나이다. 비오니, 우리가 신실한 믿음으로 주께서 보여주신 그 십자가의 길을 따르게 하소서.”


성찬의 전례로 들어가면 재의수요일부터 사순 3주일까지 사용하게 되는 평화의 인사 초대문, 봉헌기도, 성찬기도 감사서문 특송, 영성체 후 기도, 축복문 등을 읽습니다. 감사성찬례 중에 제가 읽을 때 기도하는 마음으로 들으시면서 우리에게 체화되어야 하는 신앙의 내용이 무엇인지를 잘 새기시기를 바랍니다.


특별히 이 시간에는 성찬례 마지막 부분에서 함께 드리게 되는 ‘영성체 후 기도’의 내용을 오늘 성경 말씀과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주보에 나와 있는데 함께 읽어보겠습니다. “전능하신 하느님, 주께서는 성자 예수를 우리를 위한 희생제물과 경건한 삶의 모범으로 이 땅에 보내셨나이다. 비오니, 우리가 주님의 한량없는 은혜를 감사히 받게 하시고, 주님의 거룩한 삶의 발자취를 인내로써 따르게 하소서.” 


이 기도문에는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신 목적이 나와 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위한 희생제물로 오셨다.” “예수님은 경건한 삶의 모범으로 오셨다.” 이 두 가지입니다. ‘희생제물’이란 대신 죽는 것입니다. 죄로 인해서 죽을 우리를 대신해서 예수님이 죽으셨다는 것입니다. ‘경건한 삶의 모범’이란, 모든 인생들이 따라야 하는 분이 예수님이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사람을 대표하고 사람을 대신하여 십자가에서 죽으신 희생 제물이었습니다. 사람이 창조주 하느님을 무시하고 불순종한 죄의 대가는 하느님과 분리되는 단절입니다. 이것을 성경은 영적인 죽음이라고 합니다. 죽음으로 죄의 대가를 치르는 것이 하느님의 정의입니다. 


우리 사람이 하느님과 화해하는 구원을 받기 위해서는 우리를 대신하여 죄의 대가인 죽음을 죽어야 희생제물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은 스스로 인간으로 오시어 자신을 십자가에 희생제물로 바치심으로 죄 값을 치르셨습니다. 그 분이 예수님이십니다. 하느님은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 우리 인간의 모든 죄를 용서하셨습니다.


이것은 사람을 구원하기 위한 하느님의 뜻이었습니다. 언제나 하느님 아버지의 뜻에 순종하신 예수님은 십자가의 죽음으로 완전한 순종의 모범을 보이셨습니다. 순종으로 하느님의 뜻이 이 땅에 이루어졌습니다. 우리 인간이 따라야 할 경건의 모범은 바로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위한 희생제물이 되고 경건한 삶의 모범이 되시고자 십자가를 향해 가신 것입니다. 마르 8:31, “그 때에 비로소 예수께서는 사람의 아들이 반드시 많은 고난을 받고 원로들과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버림을 받아 그들의 손에 죽었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시게 될 것임을 제자들에게 가르쳐주셨다.”

  

성체 후 기도문에는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으로 사람들이 받는 구원의 내용이 나옵니다. “주님의 한량없는 은혜를 감사히 받는 것, 그리고 주님의 거룩한 삶의 발자취를 따르는 것”입니다.


‘주님의 한량없는 은혜’란 예수님의 거룩한 희생으로 인간의 모든 죄를 용서하시고 누구든지 예수님을 믿는 사람은 하느님의 자녀로 받아주시는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알고 그 사랑에 응답하며 하느님과 친밀한 교제의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예배하고 기도하는 삶을 삽니다.


사람이 하느님을 알아가고 사랑하게 되면 자신이 살아가는 이유, 삶의 목표를 갖게 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한 삶의 발자취를 따르는 것’말입니다. 


지난주일 설교에서 ‘거룩’이란 하느님의 사랑으로 공의와 정의를 행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으로 공의와 정의가 이루어지는 곳을 하느님의 나라라고 했습니다. 


예수님은 바로 그 나라가 이 땅에 이루어지도록 기도 가운데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셨습니다. 이것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따라가야 하는 예수님의 삶의 발자취입니다. 


성체 후 기도문에 나오는 하느님이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심으로 행하신 일이 내 삶에 이루어지기 위해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믿음’입니다. 


예수님이 희생제물이라는 것과 경건한 삶의 모범이라는 것을 믿을 때, 그 아들을 십자가에 내어주신 아버지의 사랑을 알게 되고 하느님의 나라를 비전으로 품고 살아가는 하느님의 자녀가 됩니다. 그래서 오늘 본기도에서 “우리가 신실한 믿음으로 주께서 보여주신 그 십자가의 길을 따르게 하소서”라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오늘 1독서와 2독서는 우리에게 필요한 믿음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 줍니다. 하느님은 99세가 되어서도 아들이 없는 아브람에게 새로운 하느님의 백성을 일으키시고 그들을 통해 하느님의 나라를 이루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사도 바울로는 아브라함의 이야기를 통해서 믿음을 설명해 줍니다. 로마서 4:17-18, “17 성서에 "내가 너를 만민의 조상으로 삼았다." 하지 않았습니까? 그는 죽은 자를 살리시고 없는 것을 있게 만드시는 하느님을 믿었던 것입니다. 18 아브라함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믿어서 마침내 "네 자손은 저렇게 번성하리라." 하신 말씀대로 "만민의 조상"이 되었습니다.” 


로마서 4장 19절에서 아브라함은 자신이나 아내 사라가 이미 나이가 들어 아기를 바랄 수 없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는 믿음을 가지고 희망을 잃지 않았다고 합니다. 20절에서 아브라함은 끝내 하느님의 약속을 믿고 의심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더욱 굳게 믿으며 하느님을 찬양했다고 합니다. 21절에서 아브라함은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것을 능히 이루어주시리라고 확신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22절에서 하느님은 아브라함의 믿음을 보시고 올바른 사람으로 인정해 주셨다고 합니다. 하느님과의 관계가 회복되었다는 말입니다. 아브라함이 하느님만을 사랑하며 의지하며 하느님 나라를 이루는 민족을 이루는 비전을 품고 살게 되었다는 말입니다. 


아브라함을 예를 들어 믿음을 설명한 사도 바울로는 하느님을 믿는 사람에게는 누구든지 하느님의 약속이 유효하다고 말합니다. 로마서 4:16,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는 사람의 믿음을 보시고 그를 상속자로 삼으십니다. 이렇게 하느님께서는 은총을 베푸시며 율법을 지키는 사람들에게만 아니라 아브라함의 믿음을 따르는 사람들에게까지, 곧 아브라함의 모든 후손들에게 그 약속을 보장해 주십니다. 아브라함은 우리 모두의 조상입니다.” 


성경이 가르치는 믿음은 지성이면 감천이 아닙니다. 내가 믿고 싶은 것을 강화시키는 것도 아닙니다. 성경의 믿음은 하느님이 약속하신 것을, 내 생각이나 경험에 맞지 않아도 신뢰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이 하시겠다는 일, 하느님이 이미 이루신 일을 인격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베드로는 예수님이 행하시고자 하는 일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예수님을 따라 다녔지만, 여전히 자신의 생각과 욕망이 앞선 자기가 주인된 삶의 태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느님이 예수님을 통해서 이루시고자 하시는 구원사역을 가로 막는 사탄의 하수인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마르코 8:34,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 ‘자기를 버리라‘는 말씀은 자기혐오자나 금용주의자가 되라는 말이 아닙니다. 예수님만을 주인, 주님으로 인정하라는 말입니다. 이것이 믿음입니다. 


그래서 교회와 선교를 위한 기도가, 믿음으로 사는 신앙의 모범이 중요합니다. 교회 모든 지체들이 예수님을 주님으로 고백하고 하느님을 사랑하는 백성이 되도록, 예배에 참석하는 모든 이들 안에 믿음이 발생하도록 중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도의 자리로 나와 함께 기도하는 여러분이 되기를 바랍니다. 


사순 2주일인 오늘 예수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하느님만을 신뢰하고 하느님만을 사랑하라!” 여러분 모두 이 믿음으로, 하느님의 사랑 안에 풍성히 거하며 그분의 말씀에 순종하여 이 땅에 하느님의 뜻을 이루어 가는 예수님의 제자가 되시기를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말씀드렸습니다.

'말씀/설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들에게 희망을!  (0) 2018.03.18
교회가 성전이다  (0) 2018.03.04
사순절 동안 신앙의 본질을 회복하라!!  (0) 2018.02.19
야훼 라파!  (0) 2018.02.12
먼저 나 자신을 전도하라!  (0) 2018.02.05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