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오늘의 말씀>
요한 3:13-17
13 하늘에서 내려온 사람의 아들 외에는 아무도 하늘에 올라간 일이 없다.
14 구리뱀이 광야에서 모세의 손에 높이 들렸던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높이 들려야 한다.
15 그것은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려는 것이다.
16 하느님은 이 세상을 극진히 사랑하셔서 외아들을 보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든지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여주셨다.
17 하느님이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단죄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아들을 시켜 구원하시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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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말씀>
겉으로는 용서를 빌며 실수 많은 내 언행을 자책했지만 마음속에선 반항 또한 만만찮아서 공동체를 벗어나서 혼자만의 동굴에 갇혀 회피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고립무원의 처지에서 십자가를 바라보며 주님의 뜻은 무엇인지 헤아려 보았지만 그저 답답한 침묵한 흘렀습니다. 더구나 위로 차 걸려온 전화가 도리어 상처 난 곳에 소금을 뿌린 듯 사정없이 내 마음을 할퀴었습니다. 분노에 휩싸인 나는 몸을 부르르 떨며 요동치는 마음을 어쩔 줄 몰라 쩔쩔매다가 문득 뒤를 보았습니다.
거기에 주님의 말씀이 조용히 빛나고 있었습니다.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이 꽉 막힌 상황에서 주님이 어떻게 날 구원하겠다는 건지 도무지 알 수 없으나 야뽁 강가의 야곱처럼 그 말을 붙잡고 근래 드물게 간절한 마음이 되었습니다. 그런 후 나는 재차 용기를 내어 용서를 빌었습니다. 그리고 상대편의 화답을 통해 우리는 또 한 번 구원의 기쁨을 맛보았습니다.